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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지상화-지하화 사회적 합의가 우선

부담할 수 있는 것 양보해 건설 앞당기는 게 이익

200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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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우리나라에 첫 도입된 철도는 경인선 구간으로써 제물포~노량진 구간을 달렸다. 이후 106년의 역사를 지나 우리철도는 작년에 시속 300km의 고속철도 시대를 열었으며, 올해 초에는 정부기관에서 공사로 재탄생하며 21세기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철도는 지상에서 달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1974년 서울지하철의 개통으로 지하에서 달리는 철도가 본격적으로 나타났으며 지상 위에 하늘에서 달리는 고가철도도 많이 생겼다.

지상(고가)철도 안산선(왼쪽), 지하 철도 분당선(오른쪽) 개통장면 ⓒ안산시, 철도청

그런데 이렇게 지하 철도가 일반화되자 철도의 지상화, 지하화를 두고 여러 곳에서 잡음이 난 것이 사실이다. 지상 철도와 지하 철도가 어떤 특성이 있기에 이러한 문제점이 생겨나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알아보자.

수도권 철도의 위상변화

최근 철도의 지하화 문제로 잡음과 민원이 발생한 곳은 상당히 많다. 경의선 복선전철(용산~문산)의 일산신도시, 서울시 구간, 분당선(오리~수원) 죽전역 구간, 수인선(수원~인천) 안산시, 인천시 구간, 경부고속철도 대전, 대구 도심 통과구간, 인천국제공항철도(서울역~김포공항~인천공항)의 고양시 구간 등등이다.

그런데 이들 구간은 대부분 90년대 후반에 들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곳이다. 그 전에는 지하화 문제가 없었을까?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철도와 도시발전사를 함께 생각해보아야 한다.

산업화시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견인했던 철도 특히 그 중에서도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수도권 전철은 도시발전의 기폭제가 되었다. 1974년 서울과 인천, 수원을 잇는 수도권 전철이 첫 개통되자, 소위 ‘경수인’권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였다.

사실 수도권 전철의 첫 개통 때만해도, 경인선과 경부선의 연선이 현재와 같이 많이 개발되지는 않았다. 전철역수는 현재의 절반 이하였으며, 전철을 타고 인천이나 수원을 가는 동안 전철 창 밖으로 벼가 자라는 논이나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염소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우선 전철이 들어오자 지역발전이 시작되고 철도 연선 주변이 빽빽하게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사람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전철이 있었기 때문에 지하화 민원이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산업화시대에 주역이던 철도는 고속도로의 발전과 마이카시대의 도래로 차츰 내리막을 걷게 된다. 1980~90년대 서울지하철은 급속하게 늘어났지만 수도권 전철은 분당선, 일산선, 과천-안산선 등 불과 몇 개 노선 밖에 생기지 않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렇게 지역발전을 먼저 선도하던 철도는 차츰 그 역할을 잃어가면서, 개발사업을 쫓아가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예를 들어 안산시의 경우 간척사업과 공단 조성사업에 의해 1980년 중후반부터 급속하게 발전되었으며 이에 정확히 맞추어 1988년에 안산선(현 4호선) 금정-안산 구간이 개통되었다. 즉 철도가 먼저 생겨 지역발전을 선도하던 것이 이제는 개발사업과 동시에 철도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90년대 들어 신도시 개발이 시작되자 상황은 더 나빠지게 된다. 일산신도시와 분당신도시의 입주에 맞추어 일산선과 분당선이 개통은 되었지만 일산선은 서울로 들어가는데 심한 굴곡을 갖는다는 점, 분당선은 서울 초입인 수서에서 끊어진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남았다.(분당선의 경우 현재 선릉까지는 연결되었으나 원래 목표인 왕십리 연결은 아직도 공사중)

이렇게 지역발전에 자꾸 뒤쳐지던 철도는 정부의 잘못된 준농림지 정책이 빚은 난개발을 맞으면서 드디어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즉 철도가 전혀 없는데도 무작정 아파트를 세우고 사람들을 입주시키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지역발전을 선도하던 철도에서, 지역발전과 발맞춘 철도로 후퇴하더니, 이제는 지역발전이 된 후에도 철도가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문제점을 깨닫고 지자체와 함께 수도권 내 주요 6개 광역전철을 건설 중에 있다. 그것이 바로, 분당선(오리~수원), 경의선(용산~문산), 중앙선(청량리~덕소), 경춘선(망우~금곡(운행은 춘천까지)), 수인선(수원~인천), 경원선(의정부~동안)이다.

문산과 서울을 잇는 경의선. 현재는 통근디젤동차가 달리고 있다. ⓒ철도공사

이들 철도들은 이미 시가지가 형성된 후 철도 노선이 새로 생기는 형태이며 특히 경원선, 경의선, 수인선 등은 열차빈도가 매우 낮은 기존 철도를 복선전철로 다시 만드는 형태이다. 이러다보니 비록 전철이 생기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막상 전철이 달리게 되면 각종 문제가 생길 것을 걱정하는 시민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지상화 對 지하화
지하화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논리는 이런 것이다. 1. 소음/진동이 생긴다. 2. 미관을 해친다. 3. 고가 아랫부분이 슬럼화 된다. 4. 지역이 분할된다.

반면 지상화를 주장하는 주민들과 철도사업자의 논리는 이렇다. 1. 지하화는 사업비가 많이든다/공기가 길다, 2. 추후 확장이 어렵다, 3. 기간철도의 경우 지하에 화물철도를 운행하기 어렵다. 4. 지하구간은 유사시 대피가 어렵다.

서로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 섣불리 택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만 최근에는 도로상의 극도의 교통 혼잡에 시달리는 나머지 지상이라도 빨리 개통되기를 바라는 주민들도 늘어나는 편이며 지하화 대신 지상화를 하면서 절약하는 비용으로 주변 환경개선에 투자를 요구하는 조건으로 지상화를 찬성하는 분위기가 많이 퍼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도시개발과 거의 동시에 지상화를 하였음에도 큰 문제가 없던 안산선(금정~안산)이 지상화-지하화 문제의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산선을 달리는 신형 전동차 ⓒ철도공사 안산승무사무소
안산선은 1988년 10월 25일에 금정~안산구간이 첫 개통되며 경부선 전철(수원행)의 지선처럼 운행되었던 철도이다. 기본적으로 안산시에서 안양이나 서울 등지로 나갈 때 사용되며 일부 안산시내 도시철도 성격도 띄는 노선이다.

안산선의 특징은 신설철도임에도 불구하고 전구간을 지상으로 건설한 것이다. 특히 산본이나 상록수 등 도심구간에서는 고가 형태로 건설함으로써, 지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였다.

이 같은 고가형태를 연속입체교차방식이라고 부르며 땅에서 달리는 일반적인 방식에 비해, 지역분단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지상으로 달릴 경우 철도건널목이나 지하차도, 고가차도에 의해서만 철도횡단이 가능하지만, 연속적인 고가형태일 경우, 보다 쉽게 통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가선로의 아래쪽은 햇빛이 잘 안 들고 습기가 차서 쉽게 슬럼화 되기 쉬운데 안산선의 고가 아래 부분에는 공원을 만들거나 아예 산본역처럼 전체를 둘러싼 상업시설을 포함한 역 건물을 만듦으로써 슬럼화가 되는 것을 최소화하였다.

안산선 공단역 조감도, 고가선로상에 있다. ⓒ안산시

이런 방식은 역시 고가형태를 띄고 있는 경원선 도봉역 부근 구간에서, 고가 아래를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하여 슬럼화를 막는 방법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지상화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제일 큰 걱정이 소음과 진동인 만큼 안산선은 도시계획상 용지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즉, 안산선의 남쪽은 공업지대라 소음이 큰 문제가 안되며, 북쪽은 커다란 도로를 지난 뒤 상업지대를 또 지나고, 그 후에야 주거지역이 나오게 함으로써 철도선로에 인접해있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시켰다.

이렇게 안산선은 주민들의 입주시기와 일치시켜 철도를 개통하고 고가화, 용지배치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함으로써 성공적인 지상운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상화-지하화 합의가 우선되어야

물론 안산선과 달리 이미 주민들의 입주가 끝난 곳에서 전철이 새롭게 달리게 될 경의선, 수인선 등이 아무런 문제가 없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특히 안산선은 새로 만든 노선이라 최초 도시계획부터 여러 가지를 신경 쓸 수 있었지만 현재 건설 중인 수도권 전철들은 이미 지어진 건물들을 함부로 옮길 수도 없고, 완충지대를 설정할 공간이 부족할 수도 있고, 기존에 열차가 운행 중인 상태에서 공사를 시행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지상화가 사업비가 적고 공기가 짧은 것은 사실이지만 철도사업자 입장에서도 100% 지상화만 고집할 것도 아니다. 이미 시가지가 형성된 경우 지가가 높기 때문에 지상공간을 타 용도로 활용할 경우, 지하화 건설비를 뽑고도 남을 만큼의 고수익을 올릴 수도 있는 것이다. 고밀도 도심에서 공간의 입체적 활용은 기본 상식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이다. 철도사업자가 무조건 지상화만을 고집하는 것, 지역주민이 무조건 지하화만을 고집하는 것은 사업 속도만 느리게 할뿐이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양쪽이 머리를 맞대고 양쪽의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한 후 서로 부담할 수 있는 부분을 확실히 결정한 다음에 빠르게 공사를 마쳐 전철을 개통시키는 것이 사업자에게나 시민(승객)에게나 가장 득이 되는 일일 것이다.

국정넷포터 한우진 (교통평론가) ian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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