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급격히 추워지자 기침이 새어나왔다. 몸에 이상이 생길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늘 ‘약’이다.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약, 11월 18일은 바로 ‘약의 날’이다.
약의 날은 1953년 ‘약사법’ 제정을 기념하고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 의약품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됐으며, 지난 2021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국민의 생명, 신체 및 건강상의 안전을 지키는 의약품의 중요성을 알리고 오남용을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약의 날을 맞아 11월 18일 ‘의약품의 소중한 가치, 국민 건강과 같이’를 주제로 ‘제38회 약의 날 기념식’을 열고 의약품 안전과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게 훈·포장과 표창 등을 수여한다.
건강을 지키는 의약품. 각 가정마다 상비약으로 다양한 약을 구비하고 있을테다. 우리집도 마찬가지인데, 가끔은 언제 처방을 받았는지, 무슨 증상에 쓰기 위해 처방을 받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꽤 시일이 지난 약들도 약통에서 함께 발견된다. 이런 약은 이른바 ‘폐의약품’인데, 폐의약품은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변질, 부패 등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을 말한다.
폐의약품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땅에 매립하거나 하수구에 함부로 버리면 약품의 항생물질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또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이 만들어져서 오염된 물을 장기간에 걸쳐 마실 경우 건강에 큰 위험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위험성 탓에 폐의약품은 ‘생활계 유해폐기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증상이 일찍 호전되는 경우 처방받아 먹은 약이 남는 경우가 있다. 남은 약들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고민만하며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11월 18일 약의 날을 기념하여 올바른 폐의약품 폐기 방법을 알아보고, 폐기해보았다.
가장 먼저 약의 종류에 따라 배출 방법이 상이하다. 알약은 내용물만 모아서 배출하는 반면, 가루약은 포장 및 밀봉 상태 그대로 버려야 한다. 물약, 시럽, 연고의 경우 내용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마개를 닫고 배출해야 한다. 이때 유리병에 든 약이라면 시럽병 등에 옮겨담아 버려야한다.
이렇게 구분한 약들은 어디에 버려야 할까?
첫 번째는 가까운 폐의약품 수거함에 배출하는 것이다. 폐의약품 수거함은 구청, 보건소(지소, 분소), 약국, 행정복지센터 등에 설치되어 있다. 집에 있는 폐의약품을 챙겨 집에서 가까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니 폐건전지 수거함, 아이스팩 수거함과 함께 놓여있는 ‘폐의약품 수거함’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하기 위해서 폐의약품 수거함에 붙어있는 배출 요령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요령에 따라 약을 분류한 뒤, 포장 상태 그대로 언제 처방 받았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알약을 수거함에 넣어 폐기하였다. 주거지 근처의 폐의약품 수거함은 공공데이터포털 누리집(https://www.data.go.kr/index.do)에서 지역별 폐의약품 수거함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우체통을 이용하는 방법(일부 지자체 시행)이다. 어릴 적 자주 보였던 길가의 빨간 우체통이 이제는 편지 배달 이외에도 폐의약품 수거함의 역할로 활용된다고 한다. 주민센터나 보건소에서 폐의약품 회수 봉투를 받아 폐의약품을 담거나 일반 봉투 겉면에 폐의약품이라고 표시하면 된다. 다만 물약, 안약, 연고의 경우, 우체통에 투입하면 다른 우편물이 손상될 수 있어 배출해서는 안 된다. 집 앞 골목에 있던 우체통을 찾아가 보니 폐의약품 우체통 수거 스티커가 붙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주변 우체통 위치는 우정사업본부에서 제공하는 우체국 위치 찾기 사이트를 이용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배출하는 방법을 몰라 집에만 쌓아뒀던 여러 약들을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하니 개운한 마음이 들었다. 11월 18일 약의 날을 기념하며, 집에 쌓여있는 폐의약품을 올바른 방법으로 정리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