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강연에서 만났던 대학생들과의 저녁 약속에서 군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이미 오래전 전역했지만, 입대 시기에 관한 고민, 병과에 대한 궁금증이나 군 생활에 관한 걱정은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인 것 같았다. 한참 동안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득 관련 지원 정책이 없을지 궁금해졌다.
집으로 돌아와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이미 국방부와 병무청에서는 온·오프라인으로 병역에 관한 홍보와 진로 지원을 시행하고 있었다. 찾아가는 설명회 등이 대표적인 활동이었는데, 그 밖에도 지역 거점 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과 상담을 진행하는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원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 외관. 수원역에서 차량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 역시 뛰어났다. 깔끔한 외부와 내부가 더욱 쾌적하게 느껴졌다.
마침 가까운 곳에 수원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이하 병역진로센터)가 있어 직접 방문해보기로 했다. 수원역에서 차량으로 5분, 자전거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지원센터의 첫 느낌은 깔끔하고 차분했다. 엘리베이터를 통해 2층에 도착하니 바로 센터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병역진로설계센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상담공간. 1:1상담을 통해 병역진로설계를 비롯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센터에 들어서자 넓게 펼쳐진 상담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병역진로센터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1:1 상담이었는데, 청춘 디딤돌 병역진로설계 서비스 자체가 입영을 앞둔 대한민국 청년들의 고민과 궁금증을 해결한다는 슬로건으로 시행되는 만큼 입영 전 다양한 검사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상담 시설 왼쪽으로는 인터넷을 통해 직업선호도검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해당 검사는 병무청 병역진로설계 누리집에서 사전에 시행할 수도 있고, 현장에 방문해 담당자의 안내를 받고 진행할 수도 있다.
컴퓨터 옆쪽으로 각 군에서 배포한 홍보물과 센터 소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병역진로상담실을 둘러보다 왼편에 각 군 모집에 관한 홍보물에 시선이 향했다. 내가 군 생활을 할 때만 해도 군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불안정한 취업시장, 전문화된 군 환경 등의 영향으로 일반 병사보다 특수병과나 특수요원에 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높아진 상황이라고 한다.
상담공간 옆쪽에 마련된 전시체험공간. 병무청의 다양한 업무와 병역진로설계센터에 대한 정보는 물론, 군 생활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공간이 조성되어 있었다.
천천히 센터를 둘러보던 중 센터 담당자의 도움으로 수원 병역진로센터를 조금 더 깊게 알아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처음 향한 장소는 ‘전시체험관’이었다. 병역진로설계에 관한 개략적인 소개와 병영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병역을 앞둔 청년들은 물론, 초·중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군 생활관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전시공간도 있었고, 다양한 군복과 군화를 직접 신어보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학생들에게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시간이 되어주고 함께 방문한 보호자들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현대화된 군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았다.
전시체험공간 중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군복 체험과 포토존. 다양한 군복이 마련되어 있었다.
담당자는 방문객 중 상당수가 직접 군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이 목표로 하는 군의 군복을 미리 입어보며 미래를 그리거나, 아빠와 아들이 함께 방문해 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가까워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포토존 옆으로는 군(軍)별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가장 처음 만난 공간은 VR로 경험할 수 있는 사격 체험공간이었는데, 일반적인 사격 체험이 아닌 실제 예비군 훈련에서 사용되는 장비를 경험할 수 있었고, 중간중간 군 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영상과 홍보물을 비치해 두었다.
각 군의 특별한 업무를 체험할 수 있었던 전시체험존. 사격체험공간에서는 실제 예비군에서 사용중인 과학화 장비를 체험할 수도 있었다.
사격 체험공간 옆으로는 공군, 해병대 등 다양한 군의 특기를 역시 생동감 있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전시 체험존이라는 말처럼 단순히 눈으로 둘러보기보다 군에 입대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며 체험하거나, 평소 궁금했던 일과를 경험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담당자는 “체험공간 역시 많은 방문자가 만족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말하며 “모든 체험 과정을 진행하기에 앞서 담당자가 해당 체험에 관한 설명을 하고, 체험 과정을 옆에서 도와주며 더 생동감 있고 깊이 있는 체험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병역진로정보실에서는 단체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그외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체험공간 밖으로는 병역진로정보실이 있는데, 학교나 기관에서 단체 방문 시 대기 공간이 되거나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병역이행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교육 장소로 쓰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수원 병역진로센터에서 지자체와 함께 협업하여 지역 아이들이 센터로 방문해 병역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자신의 군 생활을 그려볼 수 있게 운영되고 있다고도 했다. 확실히 학교생활을 하다 군에 입대하는 것보다 어려서부터 의무 복무인 군 생활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진로와 연계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병역진로센터에서는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를 활용해 자신의 진로와 군 생활을 함께 엮어 개발하고자 하는 청년에게 맞춤 지원을 하고 있었다.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란 입영 전 병역 진로상담을 통해 관련 기술훈련을 이수하며 준비를 하고, 해당 관련 분야의 기술병으로 복무하게 되는데, 전역 후에는 고용노동부 등 유관 부처에 해당 내용이 공유되어 취업 지원도 받을 수 있는 현역병 모집 분야라고 한다.
병역진로센터 담당자는 “목표하고 있는 미래가 분명한 청년의 경우 자신의 진로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고, 만약 뚜렷한 목표가 없더라도 상담관과 함께 구체적인 진로 설계를 진행해 단순한 군 복무를 넘어 체계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직업선호도검사 결과, 군 추천 특기로 모집병 지원 시 1점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병무청은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를 통한 특별지원제도를 비롯해 올바른 병무행정에 대한 홍보, 병역이행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해가고 있다.
한편 병무청은 입영이 청춘의 자부심이 되고 존중받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병역 진로에 대한 포괄적인 상담과 체험공간이 마련된 병역진로센터도 전국 거점별로 꾸준히 추가 개소하는 한편, 군을 단순히 의무 복무의 시선이 아닌 진로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도록 홍보를 더 하고 있다. 또 병역이행자의 존중과 예우를 위해 나라 사랑 가게를 확대하여 병역이행자에 대한 혜택 역시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내가 경험한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는 전문상담관과 함께 자신의 병역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공간, 직간접적으로 병영 문화와 군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었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상담과 전시 체험 모두 무료로 운영되는 만큼, 보다 의미 있는 병역 진로를 설계하고 싶은 청년과 방학을 앞두고 아이와 함께 가볍게 둘러볼 체험의 장소를 찾고 있는 부모라면 집에서 가까운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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