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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업 진흥구역, 충남 서천군에 가다

2023.04.06 정책기자단 한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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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 우리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밥을 김에 말아 만든 ‘김밥’은 남녀노소가 즐겨 먹는 간편 음식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단백질과 비타민 등 영양이 풍부하고 맛도 좋으며 소화 또한 잘 된다. 마른 김을 그대로 간장에 찍어 먹거나 소금을 치고 기름을 발라 구워 먹는다. 요리의 부재료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요즘에는 다양한 가공품이 개발되어 건강기능식품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과 일본 등에서만 양식을 하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 조리해서 먹는데, 그 원조는 우리나라라고 한다. 김을 인공적으로 기르기 시작한 것은 조선 중기로, 1420년대에 지방 토산품으로 기록되었으니 이미 그 이전부터 양식을 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물론 양식을 하지 않고 자연의 것을 그대로 먹은 것은 삼국시대부터라고 보고 있다. 이런 역사를 지닌 김은 오징어·한천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수산물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가공 특화단지 저온 저장고
서천군 김가공 특화단지 저온 저장고.

김은 민물과 해수가 만나는 곳에서 자라야 각종 무기물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되어 영양가가 높고 식감도 부드러우며 맛과 향이 뛰어나기 때문에 주로 서해안에서 양식되고 생산이 된다. 바로 이러한 양질의 ‘원초’를 생산하는 곳 가운데 하나가 충남 서천군이다. 지난 3월 9일, 해양수산부가 ‘김산업 진흥구역’으로 전남 신안군, 해남군과 함께 서천군을 선정, 발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천군은 충청남도 내 김 양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인근 보령시나 홍성군에서 많이 제조·판매되는 조미김의 원료가 주로 서천김인 셈이다. 이번 진흥구역 선정으로 서천군은 지역 김산업 도약의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있다. 국내 소비에 기대지 않고 해외로 길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충남 마른김 가공 수협
충남마른김가공수협.

진흥구역의 특화 기능을 ‘수출 역량 강화형’으로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군에서는 이미 구축되어 있는 김가공특화단지와 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 등 김산업 기반시설과 연계한 마른김 국제거래소 운영, 고감도 이물 선별기 설치, 해수 여과 냉각시설 설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양수산과 수산물유통팀 관계자는 “진흥구역 선정으로 확보된 사업비 50억 원을 활용하여 현재 583만 달러인 마른김 수출액을 2025년까지 782만 달러로 증대시킬 목표로 이를 통해 지역 어업인의 소득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희소식을 접한 (사)서천김6차산업화사업단 이중우 단장은 “앞으로 기대가 크고 할 일도 많아지겠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며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선 서천김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을 했다. 금강의 강물과 서해의 바닷물이 합쳐지는 지점에서 양식을 하기 때문에 물 흐름이 적은 바다 안쪽에서 생산하는 김보다 영양분이 풍부하고 맛도 더 좋단다. 김맛이 가장 좋은 때는 12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인데, 이때 비가 오면 민물이 많이 유입되어 맛이 더 좋아진다고 한다. 

김 종합 비즈니스 센터
김종합비즈니스센터.

문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양식장이 온도가 낮은 바다 한가운데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물과 해수가 만나는 연안에서 양식해야 품질이 우수한데, 비용도 더 들고 관리도 어려운 먼바다로 불가피하게 이동을 해야 한다. 실제로 그간 바닷가에서 쉽게 볼 수 있던 김양식장은 배를 타고 가야만 가깝게 볼 수 있었다. 김은 겨울에 양분을 먹고 자라는데, 수온이 높다 보니 성장도 좋지 않고 맛도 떨어진다. 

해양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해안은 물론 해양 전체적으로 부유하는 쓰레기로 온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각종 수산물에서 중금속이 검출되면서 양식업을 어렵게 하고 국민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김도 마찬가지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고 이에 대처할 양식기술 개발 등에 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이중우 단장은 강조한다. 

다음은 인력난이다. 생산과 가공, 유통에 이르기까지 특히 손이 많이 가는 김산업인데, 일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노동력이 필요한 부문에서 젊은 인력을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일 자체가 대가에 비해 힘겨울 뿐만 아니라 복지와 문화 인프라 등이 부족한 농어촌에서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거, 의료, 아이 돌봄과 관련된 기반 구축이 절실하다. 

김 가공 과정 모니터링 모습
김 가공 과정 모니터링 모습.

김은 김치와 더불어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한류와 더불어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으로 그 지평을 더욱 넓혀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나들이를 갈 때, 김밥 한 줄 도시락에 담으면 부러울 게 없었던 우리들. 이제 국민 음식을 넘어 세계인의 음식이 되는 날을 기대하며, 서해의 보배 음식인 김을 더 애용하고 김밥집도 자주 찾아주면 좋겠다.



정책기자단 한찬동 사진
정책기자단|한찬동@hanmail.net
충남 홍성에서 인생 이모작을 일구어 가는 치유농업사, 도시농업관리사, 노후설계사
시를 쓰고 문인화를 그리며 판소리를 배우고 있음
백년누리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 '선비네목화밭' 치유농장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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