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족이 갑작스럽게 아파 MRI를 찍어야 할 일이 있었다.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병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 어떤 병원으로 가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었다. 병원 홈페이지를 모두 뒤져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탓에 주변의 병원에 무작정 전화를 돌려 MRI 기계가 있는지 문의해 본 뒤 병원으로 향했다. 집 근처의 병원들에 어떤 장비가 있는지, 이럴 때는 어떤 병원으로 가야 할지 생각해 볼 일이 드물었는데,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는 꼭 숙지해 두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였다.
이렇듯 CT나 MRI 촬영처럼 특수한 장비가 필요한 경우, 또는 신생아를 위한 중환자실이나 코로나19 검사실과 같은 특수시설의 유/무가 궁금한 경우가 있다. 그 모든 정보를 외우는 것은 어렵고,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은 더 어렵다.
이럴 때,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https://www.hira.or.kr/main.do)에서 제공하는 병원·약국 찾기 서비스다. 지도를 통해 내 주위 모든 병원의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분야별, 규모별, 특정 수술별 특화 병원까지 확인할 수 있다. 각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하니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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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국 찾기 서비스의 특정 수술별 병원 조회.(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
기능을 조금 더 자세히 둘러보았다. 먼저 특정 수술별 병원을 확인했다. 망막수술,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 심장이식술, 후두악성종양적출술 등 이름만 들어도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의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원하는 수술의 이름을 클릭하면 해당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전국 병원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만일 내가 사는 지역 인근의 병원만 찾아보고 싶다면, 지역 설정을 추가하면 된다.
기능을 체험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망막수술을 할 수 있는 곳을 검색해 보니, 총 10개의 병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은 읍면동 단위까지 검색이 가능하고, 지도를 통해 현재 내 위치 인근의 병원과 약국도 모두 찾아볼 수 있었다. 평소 감기에 걸렸을 때 찾아가는 동네의 아주 작은 의원 정보까지 나오는 걸 보니, 전국 곳곳의 병원 정보가 빠짐없이 등록되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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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국 찾기 서비스의 실시간 문 연 병원 기능.(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
그중에서도 특히나 눈에 띈 것은 ‘실시간 문 연 병원’ 기능이었다. 대부분 병원이 일찍 문을 닫는 토요일이나, 평일 늦은 시각, 공휴일에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통증은 늘 당황스럽다. 이럴 때 우리 동네에 어떤 병원이 열려있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평일 오후 8시가 넘은 시각과 토요일 오후 3시 경 조회해 보았을 때, 현재 영업 중인 병원의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나 추석, 설날과 같은 명절 연휴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 한 가지, 꼭 소개하고 싶은 기능은 바로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기 전 “최근 복용하신 약이 있나요?”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괜스레 마음이 불안해지는 건 나뿐만이 아닐 듯하다.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에서는 최근 1년간 내가 병원이나 약국에서 처방받은 약의 내역을 한눈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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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동의를 거친 후,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공인인증서로 본인인증을 거치면 끝이다. 언제 어떤 약국에서 어떤 의약품을 처방 받았는지, 주요 성분은 무엇인지, 투약량은 어느 정도인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내용을 엑셀 파일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다. 약품 코드까지 나와있으니 혹시나 의료진에게 내 투약 내역을 전해야 할 상황이라면 꼭 확인해야 할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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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 조회 결과.(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병원과 약국. 갈 일이 없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가야할 때 잘 가는 것도 중요하다. 올 추석,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우리 지역의 병원 정보를 미리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