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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을 조금 보태서 ‘딸기가 어른 손만 하다’면 믿겠는가? 유전자변형식품(GMO)이냐고? 아니다. 딸기의 제왕 ‘킹스베리’ 이야기다. 달걀보다 훨씬 크고, 무게도 80g으로 달걀의 두 배에 가까운 ‘킹스베리’는 충남농업기술원에서 9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딸기 품종의 이름이다. 지난해 1월 시장에 첫선을 보인 후 ‘딸기의 끝판왕’으로 불리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거 실화냐?”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크고 맛있는 딸기의 왕 킹스베리! 우리 가족은 딸기의 끝판왕을 만나러 논산으로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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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약 킹스베리 딸기 따기, “따서 바로 먹어요~” |
킹스베리 딸기 농장이 있는 마을은 여느 시골과 같이 평범하다. 혹 마을에 들어서 따사로운 봄볕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나는 싱그러운 딸기밭을 찾는다면, 당신은 뭘 모르는 사람이다. 이제 우리나라에 노지 딸기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 딸기는 대부분 비닐하우스(이하 하우스)에서 생산된다. 그래서 딸기 제철은 봄꽃이 만발하는 봄의 절정기가 아니라 한겨울과 이른 봄으로 당겨졌다.
딸기의 왕 킹스베리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은 체험장에 도착하자마자 하우스로 직행한다. 하우스는 킹스베리라는 이름만큼이나 크고 널찍하다. 마치 식물원이나 연구소에 들어온 느낌이다. 킹스베리 딸기는 아늑한 하우스 안에 ‘하이베드(high bed)’라는 경작대 위에서 잘 자라고 있다. 경작대가 땅에서 1m 정도 올라와 있어서 하이베드라 부른다. 베드 밖으로 귀하신 몸 킹스베리 딸기가 주렁주렁, 정말 탐스럽게 달려 있다. 하이베드 하우스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게 듣고, 드디어 딸기 따기 체험시간! 농장주 김재한 아저씨가 딸기 따는 방법을 일러준다. 먼저 손가락을 V자로 만들어 그 사이에 딸기 가지를 넣는다. 그러고 나서 킹스베리를 손바닥으로 살짝 쥐고 가지를 비틀며 똑 떼어내면 된다. 6세 꼬마도 귀를 쫑긋 세우고 듣더니 정말 ‘똑’ 소리를 내며 잘도 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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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딸기를 가져갈 스티로폼 상자에 딸기를 하나둘 담는다. 한 10분 정도 땄을까? 딸기가 크다 보니 벌써 상자에 한가득 차오른다. 여기서 팁 하나! 그래서 딸기를 딸 때는 큰 것, 작은 것을 섞어서 담는 게 좋다. 내 손으로 딴 딸기는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본다. 악! 농약은? 킹스베리 딸기를 하우스에서 바로 시식할 수 있는 것은 ‘완전 무농약’으로 재배하기 때문이다. 킹스베리 딸기 먹는 팁을 드린다. 킹스베리는 뾰족하게 생긴 딸기코부터 먹는 게 ‘아니라’, 딸기꼭지 부분을 먼저 먹는다. 왜냐하면 딸기코 부분이 당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당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꼭지 부분부터 먹다가 마지막에 딸기코를 먹어야 그 큰 킹스베리 딸기의 맛과 당도를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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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베리 딸기쨈·딸기청 만들기 |
이제 킹스베리 딸기로 다양한 체험을 할 시간이다. 오늘 우리 가족의 체험은 ‘딸기쨈 만들기’와 ‘딸기청 만들기’. 하우스에서 체험장으로 이동해서 먼저 체험할 킹스베리 딸기의 중량을 달아본다. 일반 딸기 무게는 22g. 오늘 수확한 것 중 가장 큰 것을 달아보니, 두둥~ 무려 80g! 킹스베리가 일반 딸기보다 4배 가까이 무겁다. 딸기의 끝판왕 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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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쨈 만들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손으로 딸기를 잘 으깬다. 손에 위생장갑을 끼고 조물조물 딸기를 주무르니 향긋하고 달콤한 딸기 향이 체험장에 가득 퍼진다. 아! 이게 바로 봄 향기임을 느낀다. 그다음 둥그런 팬에 으깬 딸기와 충분한 양의 설탕을 넣고 졸인다. 처음엔 센 불로 가열하다가 설탕이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이고 쨈이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주걱으로 팬 바닥을 잘 저어주는 게 중요하다. 불을 다루는 체험이니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기본! 킹스베리 딸기청 만들기는 더욱 간단하다. 먼저 병에 킹스베리 딸기 두 개를 넣는다. 그다음 빈 공간에 설탕을 가득 채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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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아가씨들은 딸기쨈과 딸기청 만들기를 하면서 한 과정 한 과정을 자기가 직접 해보겠다며 난리다. 바닥에 설탕을 흘리고, 옷에 쨈을 묻히고 실수도 많지만 체험을 하면서 배우는 게 훨씬 많다. 이처럼 체험활동은 아이들에게 적극성과 능동성을 이끈다. 어린이가 체험을 주도하면서 다음 과정을 생각하여 준비하고, 모르는 것은 질문하여 전문가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그것을 수용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진짜 공부는 교실 밖에서 이루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
김재한 농장주는 이러한 체험활동의 장점을 아이들뿐만 아니라 장애인에게도 선물하고 싶은 꿈이 있다. 그리고 그는 그 꿈을 자기 사업장에 실제 적용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체험장으로 들어오는 길에 노란 점자블록이 깔려 있음을 뒤늦게 인지한다. 그리고 다른 하우스보다 유난히 크고 작업환경이 쾌적했던 ‘하이베드’ 하우스가 있는 이유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김재한 농장은 휠체어 수확을 비롯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안내 체험,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 체험이 모두 가능하다. |
가까이에 관촉사, 탑정호, 백제군사박물관 |
킹스베리 딸기 체험장 김재한 농장은 논산의 주요한 관광명소와 가깝다. 차로 10분이면 논산의 대표 사찰이자 거두 불상 은진미륵으로 유명한 관촉사와 드넓은 호남의 벌판을 누볐던 백제군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백제군사박물관, 거울처럼 잔잔한 탑정호에 닿을 수 있다. 신나고 알찼던 킹스베리 체험을 마치고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탑정호수변생태공원으로 간다. 따사로운 저녁놀을 맞으며 조용한 수변공원을 천천히 걸으니 하루가 차분히 마무리된다. 탑정호를 따라 나무데크가 깔끔하게 잘 설치되어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해도 충분히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체험장을 조금 일찍 떠난다면 탑정호수변생태공원 바로 앞에 있는 백제군사박물관과 계백장군유적지에 먼저 들르면 좋다. 아이들에게는 황산벌에서 최후를 맞은 계백 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역사체험장이 될 것이고, 어른들에게는 솔 향을 깊이 마시며 송림 사이를 걸을 수 있는 좋은 산책지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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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김재한 농장
- - 주소 : 충청남도 논산시 부적면 덕평3길 51-1
- 문의 : 010-4208-****
- 딸기체험 (※ 3월 24일 오픈 예정)
- 딸기 수확체험 (킹스베리 100g당 4,000원 / 설향 100g당 1,500원)
- 딸기쨈 만들기 (1인당 15,000원) - 딸기청 만들기 (1인당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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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변 음식점
- 김재성두부촌 : 두부요리 전문 / 충청남도 논산시 부창로 76 / 041-735-2914
- 황산옥 : 웅어회, 생복탕, 생복찜 /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 금백로 34 / 041-745-4836, 1836
- 신동회관 : 생등심, 생갈비살 / 충청남도 논산시 상월면 백일헌로 999 / 041-733-9252
2. 숙소
- 에버그린관광호텔 :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 황화로 369 / 041-742-3344
- 논산백일헌종택 : 충청남도 논산시 상월면 주곡길 45 / 041-736-4166
- 논산명재고택 :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노성산성길 50 / 041-73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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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이병유(여행작가) |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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