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헌법 제10조다. ‘공감·상생·연대로 여성과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한 2024 국민통합 컨퍼런스는 헌법의 가치가 잘 수호되는지를 살피며 시작했다. “‘우리 국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가’, ‘여성들이 행복추구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가’ 등의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라는 김한길 통합위원장의 환영사가 기억에 남는 이유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제자리를 찾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진행한 컨퍼런스를 3가지 키워드와 함께 살폈다.
1. 리더가 바라본 ‘여성과 함께 만드는 미래’
여성의 가족 돌봄, 딥페이크와 여성 안전 등 관련 의제에 관한 명사들의 강의가 이어졌다.
■ 김지윤 정치학 박사: 하나의 가치를 향한 여정
김지윤 박사는 ‘여성 권익 향상을 통한 사회 통합’에 초점을 맞추어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유리 바닥에서 언제 떨어질지 몰라 불안해 하는 여성과 유리 천장을 올라가기 위해 올라가는 여성의 차이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한편, 세 명의 경찰이 등장한 사진은 참석자들의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도록 했다.
우리는 세 인물을 성별, 인종, 나이 등의 요소가 아닌 경찰로서의 공통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목하여 김 박사는 ‘경찰 제복이라는 정체성’에 집중했다. 하나의 동의하는 가치가 있다면 그 모든 것이 다르더라도 사회를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경찰 제복’과 같은 가치는 무엇일까? 우리는 함께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
■ 허재형 (사)루트임팩트 대표 : 일상에서의 여성 문제에 집중하다.
경력보유 여성에게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제공하고, 공동직장 어린이집을 기획했다. 이와 같은 (사)루트임팩트의 포용적인 일터 조성 노력은 사회적 관심을 얻었다. 허재형 대표는 이러한 도전이 여성 직장 동료와의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시작됐다고 밝혔다. ‘경력단절 이전의 경력을 활용할 수 없는 현실 해결’이라는 목표가 생긴 덕분이다. 이때 그는 기업의 리더로서 지향하는 가치의 명확한 설정을 강조했다.
‘형평성을 기준으로 한 의사결정’
(사)루트임팩트의 지향점은 다음과 같다. 그렇게 그는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용어를 ‘경력보유 여성’으로 대체하였고, 이들 스스로 조직에서 필요한 인재라고 느끼도록 했다. 동시에 기업의 변화를 직원이 실감하도록 개별 구성원의 삶을 존중했다. 이와 같은 시민사회에서의 시도가 정책 및 문화적으로 자리 잡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 김상균 경희대 교수: 딥페이크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왜곡된 사회적 기억을 만드는 범죄’
김상균 인지과학자는 딥페이크 성범죄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따라서 정신을 파괴하는 범죄로 이어지는 AI 기술에 관한 규제를 주장했다. 한편, 딥페이크를 만드는 개인은 딥페이크 범죄의 가해자이자 가해자라고 언급했다. 그 역시 사회를 왜곡된 인식으로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의 발표는 ‘우리의 기억이 어디까지 진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도록 했다. 진실과 가상 세계, 나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엿들어 형성된 무언가가 혼재된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 김 교수는 ‘공감’ 형성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AI로 인한 고통을 사회적으로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공감을 바탕으로 관련 법과 제도를 만들고, 윤리적 관점을 전환할 수 있지 않을까?
2. 여성 권익 향상을 함께 고민하다! 패널 토론
‘여성의 경력 단절과 가족 돌봄’, ‘AI 기술 발전과 사회 안전: 딥페이크와 여성 안전’ 등 두 가지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 토론 1: 여성의 경력 단절 해결의 열쇠, ‘문화’와 ‘연대’에서 찾다.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화다”
토론 참여자 5명은 모두 한 입 모아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황성혜 한국존슨앤드존슨 부사장은 ‘문화란 타인의 시각을 살피게 되는 것’이라며 육아 휴직을 눈치 보지 않는 사회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동시에 ‘국가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문화로의 변화에 모두 공감했다.
‘어떻게 서로가 서로의 편이 되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도 화두가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와 노모를 돌보는 아들 등 서로 다른 돌봄의 형태 앞에서 우리의 역할을 찾는 과정이었다. 이에 김환 청년 위원은 '돌봄과 관련한 혐오 단어'의 확산을 기업 등에서 예방해야 함을 주장했다. 이처럼 누구나 가족을 돌볼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바란다.
■ 토론2: AI 기술 발전은 어떻게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가.
“나를 85%만 닮은 딥페이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박은주 에디터는 질문을 통해 AI 기술에 관한 모호함을 되물었다. 이는 AI 기술 발전과 관련한 명확한 용어의 사용, 법적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상기시켰다. 한편, ‘딥페이크 범죄의 피해자는 누구인가’도 쟁점이었다. 만약 이것이 인류에 대한 범죄라면 그 책임 소재를 찾는 것부터 난관이지 않을까?
한편, 한보라 청년위원은 ‘AI 개발 시 생성 과정의 계보화’를 문제 해결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같이 장기적으로 AI 발전 과정에서의 기술적 예방책도 필요하다. AI 활용을 통한 도덕성 붕괴를 막기 위해 다양한 관점의 고민이 지속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해를 바탕으로 한 기술 발전을 위하여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3. 청년, 컨퍼런스의 중심에 서다.
2024 국민통합 컨퍼런스는 청년과 동행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 앞서 청년의 인식을 확인하고자 진행한 사전 설문조사와 ‘공감·상생·연대를 위한 청년 마당 300분 토론회’가 대표적이다. 국민통합위 청년 마당 위원은 ‘AI 기술과 사회안전’, ‘여성의 가치와 행복 찾기’ 등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는 컨퍼런스 초반 오승연 2024 청년마당 대표가 모두에게 공유하였다.
청년 패널의 이야기가 컨퍼런스의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토론 중 진행된 청년 패널이 기성세대에게 질문하는 시간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심송희 청년위원의 “다음 생에는 어떤 성별로 태어나고 싶나요?”라는 질문은 토론장의 공기를 한층 더 가볍고 따뜻하게 만들었다. 한편, N번방 사건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으로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이찬규 청년위원의 사연도 공감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했다.
청년부터 기성 세대까지 모두 함께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였던 2024 국민 통합 컨퍼런스. 세 시간의 행사는 국민과의 동행으로 한 걸음씩 답을 찾는 국민통합위의 노력에 주목하도록 했다.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내용이 정책적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감, 상생, 연대를 실천하겠다는 다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