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3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다니고 계신다. 진료를 보고 약국에 가서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 약을 받아오시는데, 약국에 들렀다 오면 꼭 실손의료보험을 청구해야 하니 도와달라며 나를 부르시곤 한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약값이 너무 비싸지기 때문에 잊지 않고 보험금을 청구해야 한다는 이유도 덧붙는다. 엄마가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고 늘 핸드폰과 노트북을 사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전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실손 보험 처리 때마다 나를 부르는 이유는 하나다. 처리 과정이 대학생인 나도 헷갈릴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실손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병원에서 종이로 된 진단서, 약 처방전, 보험금 청구 서류 등을 따로 챙겨와서 스캔하고 보험 앱을 통해 등록한 뒤, 필요 정보를 일일이 입력해 보험회사에 전산 과정을 넘기는 방식으로 과정이 이루어졌다. 챙겨야 할 내용이 많다는 것도 그렇지만, 서류를 받기 위해서는 병원이나 약국에 별도로 방문해야 한다는 점이 번거로웠다. 지난 2023년 10월에 보험업법이 통과되면서 실손 보험 청구 전산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소식을 반갑게 들었는데, 올해 10월 25일부터, 드디어 실손 보험 청구 전산화가 이뤄졌다.
병상을 3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시행되며, 현재는 총 4,223개의 요양기관(병원 733개 및 보건소 3,490개)이 참여 확정되었다고 한다. 엄마는 대학병원에 다니고 계셔서 이번 실손 보험 청구 전산화 대상 병원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실손 보험을 청구하기 위해서 보험가입자는 실손24 앱이나 웹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다. 관련 서류를 병원에서 바로 보험회사에 전자 시스템을 이용해 전송하면 보험금 청구가 가능해진다.
마침 엄마가 정기검진을 다녀올 때가 되어서 이번에는 실손24를 이용해 보험금을 청구하기로 했다.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 실손24를 검색하면 앱이 나온다.
앱을 다운받고 로그인하면 내가 계약한 보험을 조회할 수 있다. 앱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약관 동의 및 본인 인증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휴대전화 인증도 가능하고 아이핀 인증도 가능하니 편한 방식을 고르면 된다.
메인 화면은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나의 보험을 이용하고 청구할 수 있는 ‘나의 실손청구’는 물론, 미성년자 자녀, 성인자녀, 대리인 등의 보험 청구도 할 수 있으며 내가 신청한 보험을 확인하는 청구 이력 항목도 있다.
미성년자 자녀청구는 전산으로 가족관계 확인이 이루어지며, 고령층을 위해 큰글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지만 혹시 앱 사용이 많이 어렵다면 자녀 등이 대리청구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이 점이 좋다고 느꼈다.
하단에는 실손24를 통해 청구할 수 있는 병원의 목록을 확인하도록 ‘참여병원’ 항목도 있다.
실손청구 방식은 신규청구, 추가청구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이중 나에게 해당하는 청구 방식을 선택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유의할 점이라면 현재는 2024년 10월 24일 이후에 본 진료만 조회가 가능하다고 하니, 그 이전에 병원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이전 기록에 대해서는 앱으로 확인할 수가 없다.
실손청구 방식을 선택하면 성명, 주민등록번호, 사고유형, 최초진료일시 등을 기입하는 화면이 나온다. 최초진료일자를 기준으로 가입되어 있는 보험을 조회하여 보험 청구가 시작되기 때문에, 입력한 최초 진료일자 혹은 사고일 이후의 진료 내역부터 실손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도 기억해두면 좋겠다. 여기서 최초 진료일이란, 질병으로 처음 병원에 방문한 날짜를 이르며 사고일은 일반상해 혹은 교통상해 사고가 일어난 날짜를 이른다.
이 다음 단계에서 보험사를 선택할 수 있다. 내가 다녀온 병원과 진료 내역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실손청구를 희망하는 보험사는 한국신용정보원에서 자동으로 조회한 보험계약이 뜨는데, 찾는 보험이 없는 경우에는 해당 보험사 앱에서 직접 청구할 수 있다. 다녀온 병원은 직접 시, 군, 구, 병원 이름을 검색해서 선택할 수 있다.
병원과 진료 내역까지 선택하면 추가서류 제출만 하면 끝난다. 사고내용이나 상품에 따라 추가서류를 요청할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추가서류란 진단서 또는 통원 확인서, 약제비 영수증이다. 종이서류 발급 없이 전자전송이 가능한 서류는 계산서, 영수증,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 그리고 처방전이다. 추가서류 등록 시에는 JPG, JPEG, PNG, PDF, TIF 등의 확장자 파일만 등록할 수 있다고 한다.
전산청구 가능 참여병원은 어디어디가 있는지 궁금해서 탭을 눌러보니 병원이름을 검색할 수 있는 화면이 나왔다. 이곳을 통해 내 근처에서 실손의료보험 전산청구 가능 의료기관이 있는지 찾아볼 수 있다. 아직 미참여 병원 등과도 계속해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며, 지도 앱도 연계하여 실손 전산 청구 가능 병원을 편리하게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널리 알고 사용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