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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 수상, 안양천 따라 걸어보니

2024.08.20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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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대한민국 국토대전’(이하 국토대전) 수상작을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다. 국토대전은 두 가지 취지로 열리고 있다. 첫째, 국토의 품격을 높이고 공간에 가치를 더하는 경관 사업을 더욱 활성화한다. 둘째, 국토 경관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더욱 넓힌다. 상을 받아야겠다는 목표로 조성한 건 아닐지라도 ‘국토대전’이 있어서 수상작을 널리 알릴 기회가 생긴다. 그렇지 않다면 지역주민들조차 “여기에 이런 공간이 생겨났네”라면서 무심코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하지만 국토대전 수상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나를 비롯한 국민은 그 공간의 가치를 인지할 수 있다. 

고층빌딩과 차량으로 복잡한 서울 도심 곳곳에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되고 있다.
고층빌딩과 차량으로 복잡한 서울 도심 곳곳에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되고 있다.

올해는 어떤 곳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을까? 평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인지라 서울 시내에서도 걷기 좋은 명소나 구간을 찾아서 걷고 있다. 그래서 보행과 관련된 수상작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가로와 광장’ 부문에 서울시 영등포구가 조성한 ‘도심 속 푸른 쉼표, 생태와 문화가 공존하는 안양천’이 있다. 이 곳을 방문해서 걸어보기로 했다.  

문을 열면 벌판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그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


접힌 옷가지를 펼칠 때마다

흰 연기가 튀어나왔다

침묵은 하인에게 어울린다고 그는 썼다

(기형도 시인의 ‘입속의 검은 잎’ 중에서)


문을 열면 벌판에 안개가 자욱했던 그곳이 안양천 둑길이다. 기형도 시인은 광명시 소하동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근처에 기아자동차 공장이 자리 잡고 있었고, 안양천을 따라 둑길이 이어져 있었다. 광명시의 안양천이 영등포구도 지나간다. 안양천은 길이가 긴 하천이다. 삼성산의 안양사에서 발원한 안양천은 길이가 무려 34.8km에 달한다.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를 지나 성산대교 서쪽에서 한강으로 흘러든다. 그 중 영등포구에 속한 구간을 걸었다. 

노들로에서 안양천으로 진입하는 출입구는 하천 수위에 따라 개폐가 결정된다.
노들로에서 안양천으로 진입하는 출입구는 하천 수위에 따라 개폐가 결정된다.

영등포 아리수정수센터 정류장에서 내려 노들로를 건너면 안양천이 나온다. 안양천으로 진입하는 출입구는 하천 수위에 따라 개폐가 결정된다. 강우시 진입 금지를 알리는 팻말이 있다. 다행히 내가 방문한 늦은 오후엔 비가 그쳐서 모처럼 하늘이 개었다. 노들로에서 안양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무장애 길로 조성되어 있었다. 계단이나 경사로, 둘 중의 하나를 이용해서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야외에 조성된 ‘어린이 교통 체험장’이다. 어린이가 교통안전을 지키면서 목적지에 갈 수 있도록 건널목, 신호등 등이 있다. 

안양천으로 내려가는 길이 무장애길로 조성되어서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안양천으로 내려가는 길이 무장애길로 조성되어서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안양천을 따라 보행로와 자전거도로가 구분되어 있었다. 그 배후엔 양평누리체육공원이 있다. 야구장부터 테니스장, 축구장, 파크골프장 등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이다. 이른 저녁을 먹은 사람들이 점점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방학을 맞아서 온 가족이 이곳에 와서 각자가 원하는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자녀가 축구 경기를 하는 동안 아버지는 자전거를 타고, 어머니는 산책을 한다.   

안양천을 따라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배후지에 양평누리체육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안양천을 따라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배후지에 양평누리체육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안양천은 1960년대만 하더라도 물고기를 잡고 멱을 감던 하천이었다. 1970년대부터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공장의 증가 및 인구집중으로 인해 공장폐수와 생활하수가 유입되면서 안양천이 오염되었다. 오염된 안양천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 시작되었다. 1986년부터 하수처리시설을 건설하여 1992년부터 가동했고, 안양천 정화사업 실시, 정화조 처리장 건설, 수질정화시설 설치 운영 등으로 하천의 수질이 다소 개선되었다. 1999년 안양천 유역 21개 민간단체가 ‘안양천 살리기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활동한 결과 지금의 안양천이 있게 했다. 과거보다 안양천의 생태가 많이 회복된 것 같다. 안양천을 오가며 만난 한 주민은 “과거엔 하천이 오염되어서 이 근처에 올 수가 없었어요. 그만큼 냄새가 심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냄새가 나지 않잖아요”라고 말한다. 

안양천을 따라 자생하는 나무, 풀 등이 있어서 산책하는 내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안양천을 따라 자생하는 나무, 풀 등이 있어서 산책하는 내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안양천을 따라서 내려가니 희망교가 있다. 사람과 자전거가 오가는 다리이다. 희망교를 건너면 행정구역이 바뀐다. 영등포구가 아닌 양천구다. 그래서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양쪽의 경관이 같은 듯 달라 보였다.

안양천을 따라 야구장부터 테니스장, 축구장, 파크골프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있어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안양천을 따라 야구장부터 테니스장, 축구장, 파크골프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있어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안양천을 걷던 중에 만난 현종덕(65세) 씨에게 안양천이 ‘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수상했다는 소식을 아는지 물었다. 그는 “거의 매일 운동하러 나와도 몰랐어요. 당연히 상을 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안양천을 따라 자연경관이 좋고 산책로,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요. 또 여러 스포츠 종목 경기장도 있죠”라고 말한다. 안양천의 자랑거리를 알려달라고 하자 그는 “과거엔 안양천 수질이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지금은 생태가 많이 회복되어가고 있어요. 안양천의 생태가 회복된 것을 자랑거리로 꼽고 싶어요”라면서 봄에 벚꽃 필 적에 꼭 안양천에 오라고 한다. 

올해로 16년째를 맞는 국토대전은 ‘품격 있는 국토, 아름다운 경관’을 구호로 우리나라 국토, 도시, 경관을 아름답게 가꾼 사례를 평가하고 시상한다. 관련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고 큰 행사다. 특히, 2020년부터는 경관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까지 합쳐져 품격을 더 높여왔으며, 우리나라 국토 경관의 우수사례를 발굴하여 이를 각 지방자치단체로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통령상을 수상한 ‘판교 알파돔시티 복합시설 6-1, 6-2 및 컬쳐밸리'는 4개 건물을 이은 공중 공공보행통로를 활용해 주민이 휴식할 수 있는 열린 예술 공간을 조성한 점이 돋보인다.(사진=국토교통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판교 알파돔시티 복합시설 6-1, 6-2 및 컬쳐밸리’는 4개 건물을 이은 공중 공공보행통로를 활용해 주민이 휴식할 수 있는 열린 예술 공간을 조성한 점이 돋보인다.(사진=국토교통부)

'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판교 알파돔시티 복합시설 6-1, 6-2 및 컬쳐밸리(설계사 :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번 대통령상 수상작은 4개 건물을 이은 공중 공공보행통로를 활용해 주민이 휴식할 수 있는 열린 예술 공간을 조성했다. 특히 다양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공간과 건축, 주민이 조화를 이룬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국무총리상은 경관법에 따른 경관협정 우수사례인 ‘충남 홍성 고미당마을 경관협정 사업’에 돌아갔다. 기획부터 설계와 시공, 유지보수까지 주민과 전문가, 행정기관이 탁월한 협업체계를 구축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어두워지는 초저녁에 가로등 불이 밝혀지면서 안양천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어두워지는 초저녁에 가로등 불이 밝혀지면서 안양천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안양천을 걸어보니 복잡한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인위적으로 아름답게 조성한 곳이 아니라 원래 있었던 자연경관, 생태를 최대한 되살렸고, 주변에 있는 체육관, 공원 등의 시설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과연 상을 받을 만했다. 나만 알고 싶은 길이다. 하지만 국토대전이 있어서 우리나라 국토, 도시, 경관을 아름답게 가꾼 사례로 인정받아서 널리 알려지고 있다. 국토대전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국민들이 알고 찾아줄 것이다. 다음에는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문화경관’ 부문 수상작 ‘함께 걷고 싶은 도심 속 힐링 숲길’을 걸어봐야겠다. 난지 테마관광 숲길, 성중길 힐링 테마 산책로 두 곳이라고 하니 찜해두고 있다. 

2024 대한민국 국토대전

https://www.lcdc.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윤혜숙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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