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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오픈하우스, 근대건축유산 복원과 수리현장을 가다

2024.07.23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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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물 외벽에 다른 돌이 있다고 설명하는 안 교수.
한 건물 외벽에 다른 돌이 있다고 설명하는 안 교수.

“같은 집인데 돌이 좀 다르죠? 어떤 돌이 화강암일까요?” 

건물 외벽 돌을 가리키던 안창모 교수가 질문을 던졌다. 참가자들은 그가 가리킨 돌을 유심히 보며 답했다.   

“맞습니다. 이건 편마암이고요. ”

“역시 설명을 들으니까 확실히 보이네요.”

'헤리티지 오픈하우스' 1회차 첫번 째 답사지,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
헤리티지 오픈하우스 1회차 중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 현장.

7월 20일 서울 딜쿠샤(앨버트 테일러 가옥)에서는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서 주최하는 ‘헤리티지 오픈하우스’가 진행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근대건축유산의 수리기법 체계화를 위해 올해부터 벽돌조 분야 근대건축유산을 대상으로 수리기술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번 문화유산 현장감사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국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주고 건축 전공자들에게 교류기회를 마련할 목적으로 올 7월과 10월 두 차례의 현장답사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이날은 그 첫 번째 행사로 서울의 앨버트 테일러 가옥(딜쿠샤)과 구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을 답사했다. 현장전문가들의 건축유산에 관한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직접 들으며 질의응답을 하도록 진행됐다. 특히 근대건축유산을 건축적 관점에서 볼 수있는 행사는 쉬이 접하기 어려워 가기 전부터 기대감이 물씬 차올랐다. 

'헤리티지 오픈하우스' 1회차 첫번 째 답사지,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
헤리티지 오픈하우스가 열린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

빨간 벽돌 건물이 인상적인 앨버트 테일러 가옥 앞에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딜쿠샤라고 알려진 곳이다. 난 이곳이 국민에게 처음 개장된 날 방문한 적이 있다. 그래서일까, 남다른 친근감이 느껴졌다. 일반 시민 20명과 전공학생 15명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은 수신기와 안내문을 받아들었다. 먼저 서다은 건축사가 앨버트 테일러와 그 가족, 그리고 가옥에 관련해 설명했다. 이어 안창모 교수(경기대 건축학과)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안창모 교수의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안창모 교수의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보통 근대건축은 전통건축에 비해 건물을 정확하게 해체하지 않고는 내부재료의 물리적인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워요. ”

안 교수는 근대건축과 전통건축을 비교해 설명했다. 이어 앨버트 테일러 가옥과 같은 특징을 가진 집이 우리나라에 3채가 있다고 소개했다. 근대건축에 관해 몰랐던 점들이 쏙쏙 머리에 들어왔다. 

설명은 가옥 내부에서도 이어졌다. 이전에 왔을 때 모르고 지나쳤던 천장에 달린 등, 벽난로 위치 벽돌 재료 등을 직접 보며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니 꽤 흥미로웠다. 다음에 아이들과 와서 알려줘야겠다는 생각도 스쳤다. 

내부 계단에 관해 서다은 건축사가 설명해주고 있다.
내부 계단에 관해 서다은 건축사가 설명해주고 있다.

“이곳 계단이 훼손돼 사용된 자재를 추정만 하고 있어요. 여러분이 늘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고 혹시라도 발견하게 되면 잊지말고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안 교수는 국민의 관심이 복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해 이 계단의 자재를 가져온 곳으로 추정되는 돈덕전도 가보길 추천했다. 현장만이 아니라 관련 장소에 관한 이야기도 듣게 돼 더 재밌었다. 앨버트 테일러 가옥을 복원하며 활용한 기본 전략인 가역성(잘못된 복원 등을 향후 최초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어야 하는 문화재 수리의 기본 원칙)이 무엇인지 쉽게 알게 됐다. 

버스에서 내려 두번 째 답사지로 이동하는 참가자들.
버스에서 내려 두 번째 답사지로 이동하는 참가자들.

가옥 내·외부를 모두 둘러본 뒤 두 번째 답사지로 출발했다. 이동하는 동안 버스 내에서도 참가자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은 이어졌다. 미리 초대된 단톡방을 통해 받은 자료집을 보며 떠올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헤리티지 오픈하우스' 1회차 두번 째 답사지, 구(舊)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헤리티지 오픈하우스 1회차 두 번째 답사지, 구(舊)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마곡은 서울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쌀농사를 지었던 곳이에요. 두 번째 답사지는 근대 산업시설물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농업관련 시설물입니다.”

구(舊)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은 1920년대 설립돼 경기도 김포의 이곳저곳에 농업용수를 공급한 곳이다. 현재 서울식물원 내에 있는 건물로 배수장 외벽수리 외에 건립 당시 규모 및 외형의 모습이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구(舊)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지하로 들어가는 참가자들.
구(舊)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지하로 들어가는 참가자들.

“이 펌프장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기존건축물 원형의 일부를 복원하고 현황을 보존하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참가자들이 구(舊)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참가자들이 구(舊)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배수펌프장 이야기를 통해 당시 역사적인 상황, 또 이를 설계한 건축가에 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더욱이 이전 사진 자료와 영상을 보며 비교할 수 있어 더 흥미로웠다. 참가자들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기울이며 집중했다.  

참가자들이 구(舊)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참가자들이 구(舊)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배수펌프장 지하와 1층, 2층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주위에선 덥고 습한 날씨였지만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아 행운이라고 소곤대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대부분 근대유산이 나무와 벽돌로 만들어졌는데요. 이건 콘크리트 건물이거든요. 철근 콘크리트는 또 나무와 돌과는 개보수가 어떻게 다른지, 유의할 점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참가자들이 배수펌프장 지하에서 위를 쳐다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참가자들이 배수펌프장 지하에서 위를 쳐다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토요일 오후, 근대건축유산과 함께 한 참가자들은 만족한 표정이었다. 다음 일정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전공이 비슷한 대학생들은 그동안 이미 친해져 연락처를 나누기도 했다.  

“이 행사의 특징이라면 단지 문화유산 해설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와 함께 소통하며 기술적인 부분까지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물론 심도 있는 부분 또한 이해하기 쉽게 기획했습니다.”

행사를 담당한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손장혁 주무관이 헤리티지 오픈하우스에 대해 설명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건축유산수리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향후 5개년에 걸친 연구 계획을 세웠으며 올해가 그 첫해다. 

참가자가 가옥 내부를 구경하고 있다.
참가자가 가옥 내부를 구경하고 있다.

“저희가 수리기술연구를 할 때 연구과제로 삼은 게 벽돌 조적조(건축양식 중 하나)건축이예요. 딜쿠샤가 그 대표적 건물로 복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국민관심도가 높아 선정했습니다. ” 

헤리티지 오픈하우스는 모집시작 후, 1분 만에 마감이 될 만큼 관심이 높았다. 현장 상황상 더 많은 참가자와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영상촬영을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추후 근대유산 수리기술과 관련해 2차례 오픈하우스 외에도 토크 콘서트 등을 생각하고 있다니 기억해둬도 좋겠다. 

7월 20일 '헤리티지 오픈하우스' 1회차가 서울에서 열렸다.
7월 20일 ‘헤리티지 오픈하우스’ 1회차가 서울에서 열렸다.

이번 1회차를 놓쳤다면 2회차를 기대해보자. 2회차는 군산에서 근대사 상징적 건물과 벽돌조 건축물 등 4개의 건축유산을 답사하게 된다. 상세한 내용은 위탁 주관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누리집(https://nationaltrust.or.kr)에서 확인가능하다.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내용과 현장을 볼 기회는 많지 않다. 더군다나 직접  복원과 수리를 담당한 전문가에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질문할 시간은 좀처럼 드물다. 이렇게 심도깊은 내용을 재밌게 듣고 나면 저절로 문화유산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지 않을까. 2회차 군산에서 펼쳐질 헤리티지 오픈하우스를 신청해야할 이유다. 


정책기자단 김윤경 사진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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