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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있는 날, 한복 입고 궁궐 나들이 어때요?

2024.06.28 정책기자단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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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한 학기가 끝나고 종강을 맞이한 지 어느덧 일주일이 되었다. 그동안 고생했던 나를 위해 온전한 쉼을 누리는 시간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마침, 달력을 보니 이번 주 수요일이 ‘문화가 있는 날’이라 문화유산 체험 위주로 찾아보았다. 

여러 행사가 있었지만 내 시선을 사로잡은 건 ‘2024 경복궁 경회루 특별관람’ 프로그램이었다. 경회루는 경복궁의 연못 안에 조성된 대규모 2층 누각으로, 왕이 신하들에게 연회를 베풀거나 사신을 접대할 때, 혹은 가뭄이 들었을 때 기우제를 지내는 등 국가 행사에 사용되던 건물이다. 

경복궁 연못 위에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경회루. 늘 울타리 너머에서만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었다.
경복궁 연못 위에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경회루. 늘 울타리 너머에서만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었다.

단일 평면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누각 건물인데, 물속에서도 거대한 건물이 잘 견디게끔 설계한 점 등을 높게 평가받아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오로지 경회루만 보러 경복궁을 찾는 관광객이 있을 정도로 수려하게 아름다운 경회루지만, 평소 접근이 제한되어 있어 2층은 물론 들어가는 문조차 울타리로 막혀 있어 먼발치에서만 볼 수 있었다. 

경회루 앞에는 경회루를 축소해 놓은 미니어처 모형이 있다.
경회루 앞에는 경회루를 축소해 놓은 미니어처 모형이 있다.

그런데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에서 5월 8일부터 전문 해설사와 함께 경회루를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고민 없이 바로 신청했다. 상반기 관람은 5월 8일부터 6월 30일까지, 하반기 관람은 8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1일 4회(오전 10시,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40분 동안 전문 해설사의 심화 설명을 들으며 경회루 2층을 둘러볼 수 있다. 회차당 35명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1인 당 최대 2석까지 예약할 수 있다. 

경회루 특별관람을 원하는 관람객은 미리 ‘2024 경복궁 경회루 특별관람 누리집(https://www.kguide.kr/gba01/)’에서 사전 예약을 한 뒤 방문할 수 있다. 

2024 경복궁 경회루 특별관람 사전예약 누리집.
2024 경복궁 경회루 특별관람 사전예약 누리집.

나는 만 나이로 스물세 살이기에 꼭 문화가 있는 날이 아니더라도 궁궐에 무료로 입장(만 24세 이하 및 만 65세 이상 내국인)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경회루에 간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리자 어머니 역시 경회루 구경도 하고 여름의 궁궐을 즐기고 싶으시다고 하여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동생까지 함께 가족 나들이를 떠났다.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경회루 특별관람을 예약했다.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경회루 특별관람을 예약했다.

오전 10시, 1회차 관람을 신청한 우리는 9시 50분까지 경회루 함홍문 앞에 도착했다. 무더운 햇볕을 가릴 양산을 쓴 관람객들이 일찌감치 도착해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경회루를 보며 감탄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경회루 함홍문 앞에 9시 50분까지 도착했다. 이미 많은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경회루 함홍문 앞에 9시 50분까지 도착했다. 이미 많은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10시보다 조금 이르게 예약 확인증을 제시한 다음 다리를 건너 경회루에 발을 디디자, 섬세한 단청을 꼼꼼하게 새긴 1층 천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천장까지 꼼꼼하게 꾸몄다는 점에 한 번, 섬세하고 화려한 단청 문양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천장까지 꼼꼼하게 꾸몄다는 점에 한 번, 섬세하고 화려한 단청 문양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안쪽으로는 둥근 기둥이, 가장자리로는 사각형의 기둥이 2층 누각을 떠받치고 있었는데, 둥근 기둥은 둥근 하늘을, 사각형의 기둥은 단단한 땅을 상징한다는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이 없었더라면 기둥 하나에 얽혀 있는 세심함을 읽어내지 못했을 것 같기도 했고, 경회루는 물론, 경복궁 건물과 얽힌 여러 건축 요소를 배울 수 있어서 제대로 문화 체험을 즐겼다고 느꼈다. 

2층에 올라가기 전, 경회루의 기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
2층에 올라가기 전, 경회루의 기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

2층으로 올라갈 때는 궁궐에서 준비해둔 슬리퍼를 신고, 30분 정도 설명을 들으며 경회루를 둘러보았다. 

경회루 뿐만 아니라 경복궁의 건축 역사, 구조적 특징 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던 관람 프로그램이라 더 의미가 깊었다.
경회루뿐만 아니라 경복궁의 건축 역사, 구조적 특징 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던 관람 프로그램이라 더 의미가 깊었다.

15분 동안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동쪽으로는 아름다운 기와지붕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경복궁의 경관이 한눈에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한 폭의 산수화와 같은 인왕산의 모습이 장엄하게 펼쳐져 시원하게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경복궁의 기와지붕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아름답게 이어지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경복궁의 기와지붕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아름답게 이어지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침 날씨도 너무나 맑고 깨끗해서 파릇하고 싱그러운 자연과 어여쁘게 어우러진 경복궁을 즐기고 올 수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인왕산 자락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인왕산 자락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선선한 바람, 오래된 역사를 품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는 경회루 마루 소리, 저 멀리서 들리는 수문장 교대 의식용 북소리, 한복을 입은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까지 하나 같이 아름답고 평온했던 관람의 순간이었다. 

어머니와 동생은 경회루 마루에 앉아 자연과 한옥이 어우러진 모습을 즐길 수 있어서 뜻 깊었다고 말해주었다.
어머니와 동생은 경회루 마루에 앉아 자연과 한옥이 어우러진 모습을 즐길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말해주었다.

경회루에서 바깥을 내려다보니 한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보였다. 무더운 여름인데도 긴 소매의 한복을 차려 입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며, 한복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곱게 머리를 땋아 꽃 모양 장신구로 꾸미고, 풍성한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머리를 곱게 땋아 꽃 장식을 달고, 화려한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한복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머리를 곱게 땋아 꽃 장식을 달고, 화려한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한복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국가유산청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한복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한복 체험과 강연 등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한복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고 한다. 

오는 8월과 9월에는 ‘고궁 속 아름다운 한복 이야기’ 사진 공모전과 나만의 한복 캐릭터를 만들어 보는 온라인 프로그램 ‘모두의 풍속도 2024’를 운영하며, 올해 하반기에 개최될 예정인 ‘2024년 가을 궁중문화축전(10월 9일~13일)’을 비롯한 다양한 궁궐 활용 사업들에 한복 체험 행사를 늘릴 예정이다. 

한복을 입고 근정전을 누비는 외국인 관광객들.
한복을 입고 근정전을 누비는 외국인 관광객들.

이러한 한복 체험 프로그램들은 다양한 연령대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데 특히 MZ세대들 사이에서 궁궐에서 한복을 입고 체험하며 우리 전통문화를 즐기는 문화가 유행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친근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기대된다. 

궁궐에 한복을 입고 들어온 관람객들 중에 겹치는 한복 없이 저마다 취향을 마음껏 드러내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궁궐에 한복을 입고 들어온 관람객들 중에 겹치는 한복 없이 저마다 취향을 마음껏 드러내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궁궐 곳곳을 거닐면서 책이나 영상으로만 접하는 역사보다 실제 내가 직접 듣고 보며 체험해보는 전통문화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느꼈다. 피부에 닿는 기분이 달라지니 감상 역시 한층 더 깊어지는 것 같다. 

남녀노소, 국적의 경계를 넘어 누구나 우리 고유의 문화와 역사가 담긴 유산인 궁궐에서 한복을 입고 전통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런 행사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회루에서 강녕전으로 가는 길. 햇살을 받은 단청이 고운 빛깔을 머금었다.
경회루에서 강녕전으로 가는 길. 햇살을 받은 단청이 고운 빛깔을 머금었다.

경회루에서 내려와 강녕전을 거쳐 근정전으로 나오는 동안, 아침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가 있는 날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뜨거운 여름 햇볕도 막을 수 없었던 사람들의 미소와 싱그러웠던 궁궐 풍경으로 6월의 마지막 주를 기억할 수 있어서 참 의미 깊게 문화를 즐기고 올 수 있던 날이었다.



정책기자단 한지민 사진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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