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사진을 올릴 때 자녀 입장 생각하셨나요? 사랑한다면 아이의 영상과 사진을 배려해주세요!’
며칠 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학교에서 개인정보보호 실천 캠페인으로 ‘셰어런팅’에 대해 안내했다. 셰어런팅이란 공유(share)와 양육(parenting)의 합성어로, 부모가 자녀의 일상사진을 SNS에 올리며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자칫 온라인 범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보호하자는 내용이었다.
자녀를 지키는 개인정보 캠페인을 자세히 읽다보니, 지난해 지인에게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자녀 사진들이 모조품을 파는 사이트에 무단 도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심코 올렸던 사진 속에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부터 생일, 학원 이름, 휴대폰 전화번호가 노출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 그 일을 겪고 나서는 SNS에 자녀를 노출시키는 걸 자제하게 됐다. 학교에서 펼치는 이번 개인정보 캠페인에 더욱 눈길이 간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에서는 자녀가 원하지 않을 때 온라인에 게시된 사진을 언제든 삭제하고, 자녀의 이름, 자주 다니는 공간 등 온라인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깊게 살피라고 당부했다. 정부도 개인정보보호주간(9월 11일~15일)을 맞아 새롭게 업데이트 된 캠페인 전용 누리집을 통해 ‘내정보 지킴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9월 11일부터 10월 10일까지 ‘내 정보를 지키고, 안전하게 즐겨라!(락앤롤, Lock&Roll)’라는 슬로건으로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와 즐거운 활동을 유쾌하게 표현한 점이 흥미로웠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내정보 지킴이 콘텐츠(https://mydatasafe.kr/)를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 접속해봤다.
‘어서와, 프라이버시타운은 처음이지?’
먼저 첫 화면에는 우리 동네를 배경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배치돼 친근하게 느껴졌다. 캐릭터를 클릭할 때마다 SNS 사용, 학교생활, 아파트 CCTV 등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상황 속 개인정보 실천수칙과 개인정보의 열람·정정·삭제 요구하는 법, 본인확인 내역 조회, 웹사이트 회원탈퇴 등 알아두면 좋을 방법들이 많았다.
‘새로 알게 된 SNS 친구가 만나자고 집주소랑 전화번호 물어보는데 알려줘도 되겠지?’
나처럼 이제 막 SNS를 시작하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SNS를 안전하고 즐겁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며칠 전, 피아노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준 후로 갑자기 아이에게 학습지 권유 전화가 많이 와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아이들의 시선으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날 법한 실제 대화를 카드뉴스로 구성한 점도 인상 깊었다. 아이들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수 있으니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같은 중요한 개인정보를 함부로 노출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SNS를 이용하면서 의도치 않는 위치정보가 노출될 수 있으니 SNS를 이용하지 않을 때는 ‘위치’ 서비스를 꺼둬야 한다는 점도 새로 알게 된 사실이다.
초보 엄마 때는 육아 커뮤니티를 10개 넘게 가입해 정보를 얻곤 했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데, 일일이 카페에 들어가 회원탈퇴를 하기 번거로워 미뤄왔다. 개인정보보호주간 캠페인을 통해 ‘웹사이트 회원탈퇴’를 클릭해 손쉽게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어 간편했다.
이번 기회에 모두가 자신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서라도 잘 쓰지 않는 커뮤니티 카페를 정리하고, 지금까지 털린 내 정보는 없는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털린 내 정보 찾기 누리집(https://kidc.eprivacy.go.kr/)에서 개인정보 유출 조회가 가능하다. 유출 내역 유무가 나타나면 후속 조치에 대한 안내도 받을 수 있으니 한번쯤 확인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신청 대상은 청소년기본법상 만 24세 이하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다만 만 18세 미만일 때 작성한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 사진 등이 포함된 게시물이어야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02)2135-8362 또는 help@delete.or.kr로 문의하면 된다.
매년 9월 30일은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지정된 개인정보보호의 날이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보다 안전한 정보 생활을 위해서라도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개인정보보호 문화를 확산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