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NO답, 대세는 NO담

내 주변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기들이나 친구들이 꽤 있다. 얼마 전에 편의점에서 1년 동안 야간 아르바이트를 해온 친구를 만났다. 야간에 편의점을 혼자 지키고 있으면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봤더니, 친구는 “예전에는 좀 무서웠는데, 요즘은 별로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든다”라고 대답했다. 편의점 창문에 붙은 반투명 시트지를 제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은 편의점 창문과 문에 붙어 있는 반투명 시트지로 인해 편의점 안에서 밖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밖에서도 안이 흐릿하게 보인다. 

편의점 계산대 근처에 있는 내부 담배 광고가 바깥에서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 규정 때문이었다. 그 규정에 따르면 밖에서 담배 광고가 보이면 해당 편의점 점주는 무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되어 있다고 한다.

내 친구 역시 편의점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기에 해당 조항을 잘 알고는 있었지만,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편의점 내부와 외부 사이를 반투명 시트지가 막고 있으니 괜히 범죄에 노출되지는 않을지 걱정되었다면서.

친구는 지난 5월에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에서 나온 편의점 반투명 시트지 금연 광고 대체 규정이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야간부터 새벽 시간대에 근무를 하다 보니 취객이 들어올 때도 있고, 손님이랑 실랑이를 벌이게 되는 때도 있었는데 시야가 차단되니까 아무래도 불안했지. 시트지 떼고 나니까 속이 시원하더라.”

도대체 어떻게 바뀐 건지 궁금해서 친구가 일하는 편의점에 따라가 보았더니, 내부가 환히 보이는 편의점을 볼 수 있었다. 

반투명 시트지가 사라진 자리에는 노란 금연 광고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혹시 종이 재질은 아닌가 싶어 슬쩍 만져보니, 필름 느낌이 나는 단단한 포스터였다. 금연 캠페인을 위한 광고를 오랫동안 붙여 놓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 자율화와 더불어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거의 보지 못하게 되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니 호흡이 답답하지 않다는 점은 좋지만,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점이다.

상점가나 체육시설 등,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그 전체를 금연구역을 지정하여야 하며, 흡연으로 인한 피해 방지와 주민 건강 증진을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거나 지나는 관할구역 내의 일정한 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길을 걷다 보니 보도블록 곳곳에 금연을 알리는 안내가 붙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건강증진법에는 누구든지 지정된 금연구역에서 흡연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한 자에게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오가는 상점가 근처 인도나 주택가 골목 구석에서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가 보인다.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금연구역에서의 금연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금연길라잡이 누리집(www.nosmokeguide.go.kr) 정보에 따르면, 흡연을 하는 사람도 니코틴 중독이나 각종 암 발생의 위험, 관상동맥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등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도 250여 종 이상의 발암성, 혹은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되며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금연 정책은 꼭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금연 정책이 강화되는 것도 반길 만한 소식이다. 그렇지만 일단은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금연 정책을 찾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편의점의 반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고 그 자리를 금연 광고로 채우고, 담배 매대의 조명 밝기를 낮추는 건 시작 단계의 금연 캠페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 노담 문화나 금연 상담 카카오톡 챗봇인 ‘노담봇’ 운영 등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들었다. 흡연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금연을 하고,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숨을 쉬며 돌아다닐 수 있도록, 금연 문화가 더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지민 hanrosa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