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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70주년, 전쟁기념관에서 ‘공동경비구역 JSA’를 보다

2023.07.27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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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관에 유독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들에게 한국전쟁은 어떻게 보일까. 오래전 미국에서 만난 참전용사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왔다는 내 말에 6.25전쟁 이야기부터 꺼냈었다. 세세한 기억까지 되살리면서.  

전쟁기념관에서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상영회가 열렸다.
전쟁기념관에서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상영회가 열렸다.

최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전쟁기념관에서는 한국영상자료원과 전쟁사업기념회가 주최한 특별상영회가 열렸다. 1, 2부에 걸쳐 ‘돌아오지 않는 해병’과 ‘공동경비구역 JSA’를 상영했다. 1부에서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을 찍은 이만희 감독의 딸이자 배우인 이혜영 씨, 2부에서는 공동경비구역에서 근무했던 전 미 육군 중령인 스티브 타프(Steve Tharp)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1, 2부 모두 한국영상자료원 김홍준 원장이 함께했다. 

전쟁기념관 이병형 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상영회.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상영회.

개인적으로 ‘공동경비구역 JSA’를 20여 년 만에 다시 보게 된 사실은 묘한 기분을 줬다. 그것도 전쟁기념관에서 말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는 공동경비구역 내 초소에서 벌어진 총기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중립국 수사관 소피(이영애 분)가 오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우연히 남한 병사가 북한 병사의 도움을 받게 되며 금지된 우정은 시작된다. 김광석 노래에 심취하고 공기놀이와 닭싸움에 즐거워한다. 그렇게 보면 별반 다를 바 없는 젊은이들이다. “우리 다른 데서 다르게 만났다면, 진짜 재밌었을 텐데…” 정우진(신하균 분)은 아쉬움을 담아 말한다. 그들도 이런 날들이 오래가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었다. 그 끝은 예상보다 빨랐다. 하필 작별인사를 하러 간 날이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다.  

영화 상영 후 열린 GV.
영화 상영 후 열린 GV.

먹먹한 마음으로 GV(영화 상영 시 관계자들과 관객이 함께 듣고 질문하는 자리)에 참여했다. 영상진흥원 김홍준 원장과 스티브 타프 전 미군 중령의 영화 해설을 들었다. 김 원장이 질문하고 스티브 예비역 중령이 답변하며 관객들과 Q&A 시간을 갖도록 구성됐다. 

“저는 1979년 한국에 처음 왔어요.” 스티브 예비역 중령은 자신을 소개하며 말을 이었다. “사실 저도 영화에 간접적이나마 관련이 있는데요. 제가 공동경비구역 장소 협조 요청을 기각했거든요.” 그는 영화 제작 시기에 정전 협의체 부총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정황상 요청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던 걸 사과했다. 그런 만큼 관심을 가지고 영화를 봤단다. 처음에는 장소가 달라서 내용에 몰입할 수 없었다고. 비로소 얼마 전부터 이 영화를 맘 편히 볼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정전협정 70주년 평화의 소중함을 또 다시 느껴보게 됐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평화의 소중함을 또 다시 느껴보게 됐다.

“제가 박찬욱 감독에게 물었는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비슷한 곳을 찾았다고 해요. 지금이라면 좀 더 세밀하게 구현됐겠죠. 어떤 점이 달랐나요?” 한국영상진흥원 김홍준 원장이 물어봤다. 스티브 예비역 중령은 실제 초소가 공동경비구역 밖에 있었다거나 쭈그리고 가야 할 만큼 협소한 통로라는 점 등을 짚어줬다. 

김 원장의 JSA 배경에 관한 질문에 스티브 예비역 중령은 정전협정 후, 40여 년간 공동경비구역은 전 세계에서 북한과 교류할 거의 유일한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관해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 스티브 타프 전 미군 육군 중령의 해설이 이어졌다.
영화에 관해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 스티브 타프 전 미군 육군 중령의 해설이 이어졌다.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상영회에서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관객의 질문도 이어졌다.

“우선 영화가 재미있다는 이유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한미동맹은 안보, 즉 남북관계를 떼 놓고 얘기할 수가 없잖아요. 남북관계를 다룬 한국 영화 중에서 외국 사람들이 가장 흥미롭게 보고 많이 이야기되는 영화가 바로 ‘공동경비구역 JSA’거든요.” 

김홍준 원장은 이어 영화를 만든 박찬욱 감독이 세계적인 유명한 감독이 돼 널리 알려진 점도 꼽았다. 무엇보다 관객들 시각에서 더 다양하게 해석되는 영화라 선정했다고 답했다.  

전쟁기념관 내부.
전쟁기념관 내부.

마지막으로 한미동맹 70주년에 소감과 향후 방향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스티브 예비역 중령은 “전 1976년 7월 27일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제가 처음 자원해 군에 입대한 날이거든요. 유엔군 참전의 날이자 정전협정 날인 셈이죠. 제 운명인가 싶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제 한반도의 평화를 다르게 구현할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앞으로 정전협정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발전된 평화조약이 맺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 아니 전 세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니까요”라고 강조했다. 

김홍준 원장은 “전 공동경비구역이 남북간 마지막 긴급 통로라는 비유가 와닿는데요. 한반도 전역이 진정한 의미에서 JSA가 되는 날에야 전쟁 위협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도 싶네요”라는 말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전쟁기념관에는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와 홍보도 있었다. 북한의 도발을 막고 한반도 안전 보장을 위해 시작한 한미동맹은 이제 다양한 전략적 동맹 관계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기념관 내에 전시된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기나긴 전쟁의 대단원'. 한 눈에 전쟁 수호 인물과 상황을 볼 수 있다.
전쟁기념관 내에 전시된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기나긴 전쟁의 대단원’.

20년도 더 전에 이 영화를 봤다. 다시 보니 좀 달랐다. 대사 하나하나가 머리에서 마음 속으로 울렸다. 여전히 지구상에 전쟁은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 뉴스에서 강제징집 됐다가 숨진 러시아 군인 이야기를 접했다. 그는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다’라고 일기에 남겼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오늘 7월 27일은 유엔군 참전의 날이자, 정전협정 70주년이다. 전쟁기념관 앞 유엔 참전국 깃발이 보인다. 그 옆을 군인들이 지나간다. 영화 속 이수혁(이병헌 분)과 오경필(송강호 분)도 저 또래가 아니었을까. 그들이 웃으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영화 장면과 겹친다. 다른 곳에서 다르게 만났다면 또 달랐겠지. 

  



정책기자단 김윤경 사진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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