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앨범에는 20년 전, 학교 친구들과 파란색 지붕이 보이는 곳을 배경으로 찍은 단체사진이 있다. 그 때는 대통령이 이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정숙해야 한다는 주의를 받기도 했으며, ‘혹시 대통령이 일하는 도중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들어 인사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견학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랬던 청와대가 지난해 5월 국민들에게 전면 개방되었다. 시간이 흘러 벌써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청와대를 처음 방문한 김순자 할머니는 “이게 다 금이여? 반짝반짝하니 멋있네”라며 감탄했다. 다른 관광객들은 “청와대에 심어진 나무며, 꽃이며 다 예뻐서 수목원에 봄소풍 온 것 같아”라고 표현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산 아래에 있는 청와대가 멋스럽고, 곳곳에 한국적인 미가 느껴져 아름답다”고 말했다.
박동훈 관람객은 “전면 개방되기 전에는 청와대 관람에 앞서 엄격한 절차를 밟아야 들어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간단하고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서 편하다. 자주 올 수 있겠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어 “TV에서나 봤던 본관 내부를 실제로 보니 어떻게 생겼는지, 얼마나 큰지,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나는 청와대 관람 전,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신청했었다. 마침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춘추관에서 ‘하트시각장애인체임버오케스트라’ 공연이 진행된다는 공지사항을 봤다. 나는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니 관람객들에게 얼마나 큰 감동을 선사할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사전 접수를 했고 관람할 수 있었다.
공연에 앞서, 이상재 단장은 “하트시각장애인체임버오케스트라는 시각장애 전문 음악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로서 2007년에 창단됐다”며 단원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단장의 나지막한 구령을 시작으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지휘봉을 볼 수도 없고, 서로의 눈빛 교환도 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이었지만 연주는 환상적이었다. 마치 관객에게 감동뿐만 아닌 용기를 전해주는 연주처럼 들렸다.
한편, 지난 3월 31일 자로 청와대 관리 위임을 맡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4월 10일, 청와대 운영 기본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문체부가 구상하는 청와대 업그레이드 접근의 방향은 ① 국민 품속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가면서 ② 시각적 풍광 위주 관람에서 동적인 프로그램으로 확장하고 ③ 자유와 연대의 국정철학과 약자 프렌들리 정신에 기반해 콘텐츠를 운용하며 ④ 민관협력 속에서 진행하고 MZ세대와 함께해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 19일 오전 10시, 청와대 대정원에서 ‘청와대 K-관광 랜드마크, 내가 청와대 관광가이드다’ 선포식을 개최했다. K-관광 랜드마크 선포와 함께, 청와대 인근의 다양한 역사·문화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K-푸드, K-컬처, K-클라이밍, 전통문화 등을 주제로 10개의 테마별 도보 관광코스를 소개했다. 도보 관광코스 정보는 이날 참석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한국관광공사와 청와대 사랑채 누리집 등에 게시함으로써 개별 여행객에게 여행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