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3 내나라 여행박람회’(4월 13~16일)가 열리고 있다. ‘내나라 로컬여행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K-관광에 시동을 걸어 내수 활성화를 이끈다는 취지다. 나만의 국내 여행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고자 여행박람회로 훌쩍 떠났다.
아트홀 1, 2관에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한국관광공사, 국립공원공단 등 99개 기관의 200여 부스가 설치돼 있어서 들어서자마자 금세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첫날인데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더욱 축제답게 만들었다. 시민들은 여행 정보를 챙기고, 부스마다 마련된 이벤트에 도전해 상품도 받았다.
박람회 리플릿에는 ‘소도시의 7가지 매력을 찾아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세요!’라며 각 부스에 해당되는 요소를 표시해놓았다. ‘미’(인생샷 여행지), ‘멋’(역사, 유적지 등 문화 여행지), ‘맛’(식도락 여행지), ‘흥’(액티비티 등 체험 여행지), ‘쉼’(힐링 웰니스 여행지), ‘벗’(반려동물 동반 여행지), ‘야’(야간관광 여행지)로 구분해 원하는 여행지를 찾기가 조금 수월할 것 같았다.
큰 산불로 아직 상심이 클 강원도 지역에서는 ‘맛으로 떠나는 여행’으로 부스를 만들었다. 다양한 재료로 만든 빵과 한과, 육포와 막걸리, 맥주와 커피 등 먹거리가 강원도로 발길을 이끌었다. ‘산불 피해지역, 관광이 최고의 자원봉사입니다’라는 문구처럼 모쪼록 하루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우리가 더 관심을 보내야 할 때 같다.
지자체마다 준비하고 있는 지역 축제 홍보도 열심이었다. 강원도에서는 9월에 ‘강원세계산림엑스포’가 기다리고 있다. 전라남도에서는 4월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부터 유달산 봄축제, 함평 나비축제를 시작으로 봄여름 내내 축제가 이어진다. 연천에서는 5월 4일부터 ‘구석기축제’가 열린다. 기왕이면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여행을 하는 것도 즐거움을 배가하는 방법이다.
각 도시마다 아름다운 명소를 포토존으로 설치해 박람회 곳곳이 여행지 같았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소소한 선물도 받을 수 있었다.
좀 더 눈에 뜨였던 부스는 ‘열린관광지’였다. 특히 이 부스에서는 몇 가지 장애 체험을 하고 점자로 명함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장애인이나 고령자, 임산부 등도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전국 열린관광지 112곳도 소개됐다.
여행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휴식이 되고 활력의 동인이 되어준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으면 우리 사회 전체가 더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여행지는 모두가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든 떠날 자유, 모두가 누릴 행복’이라는 표어가 모두의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웰니스 여행을 위한 부스에 들어서니 신발을 벗고 몇 걸음 제자리에서 걸어보라고 했다. 내 발의 상태가 화면에 기록되었는데, 오른발이 평발이라고 했다. 사실 발이 쉽게 아프고 많이 피곤해지곤 했지만 이런 진단은 처음이어서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다. 지압볼이나 지압매트를 이용해 발의 피로를 풀고 힘을 키워주는 것도 좋다고 해서 실제로 해볼 생각이다.
여행박람회에 왔다가 몸의 문제를 조언 받으니 신선하기도 했다. ‘추천 웰니스 관광지 58선’이 담긴 책자를 받았는데, 전통적인 온천이나 스파, 치유를 위한 숲 말고도 여행으로 힐링할 수 있는 다양한 여행지가 있었다. 사실 몸이 건강해야 여행의 설렘도 누릴 수 있으니 무엇보다 건강을 챙기는 것이 급선무다.
박람회 동안 여행 관련 세미나도 이어진다. ‘반려동물과 떠나는 로컬여행’,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 ‘무장애 관광’, ‘전통주를 따라 떠나는 지역 소도시 여행’ 등을 다루는데, 이날은 ‘지역인구 감소에 따른 워케이션을 통한 성장 모멘텀 구축 방안’이라는 주제가 많은 참여자를 끌어모았다.
전국의 크고 작은 도시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역사와 자원을 개발해 멋진 여행상품들을 만들면 좋겠다. 여행자가 늘어나서 지역 경제에도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 ‘지역 명사’ 코너 덕분에 지역 소도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 같아 좋았다.
어디로 떠나도 좋은 봄이다. 그런데 알고 가면 더 좋은 것이 여행이다. 올해 20회를 맞은 내나라 여행박람회는 4월 16일(일)까지 이어진다. 사실 볼 것도 많고 흥미로운 정보도 많았는데 꼼꼼이 챙겨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받아온 책자 등을 통해 우리나라 여행 버킷리스트를 완성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