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기약없는 장기화, 그 여파는 생각보다 정말 광범위했다. 신체적인 건강의 악화를 불러왔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마음, 정신건강에 있어서의 어려움도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청년의 마음건강에 대한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무조정실에서 시행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34세 청년의 33.9%가 최근 1년 동안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하였고,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2.4%로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나 또한 코로나19가 기약 없이 지속되면서 실제로 현재의 삶이 답답하다는 느낌이나, 어느 정도 번아웃을 느낀 적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20~30대 사망 원인 1위가 ‘고의적 자해’로 나타날 정도로 청년 마음건강 상태는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건강을 관리하는 것, 이러한 차원에서의 정부 차원의 노력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는 각 정부부처 및 지자체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중에서도 청년들의 마음건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헤아려주는 사업인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2020년부터 시행한 1대1 맞춤형 전문 심리상담 지원책으로 마음이 힘든 청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더 나아가 사회 전반의 불안과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청년들의 심리·정서적 문제에 대한 예방, 스트레스 대처 능력 제고, 의사소통 기술 및 대인관계 향상 등을 도와주고자 시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총 10회로 구성된다. 사전·사후검사, 1:1 상담 등 맞춤형 서비스, 종결상담으로 이루어지며, 1:1 상담의 경우에는 상담 대상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담을 통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지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제시된다.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은 출생연도 기준 만 19세에서 34세에 해당하는 청년이라면 아무런 조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단, 서울시의 경우 나이 제한이 만 19세에서 39세까지 신청이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등, 지역별로 어느 정도의 편차가 존재하는 점은 한 번 더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해당 지원사업의 서비스 유형은 A형과 B형으로 나뉘어 제공되는데, A형은 일반적 심리 문제를 겪고 있으나 정신건강 관련 진료 등에 대한 부담감 없이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경우, B형은 자립준비청년, 정신건강복지센터 방문자 등 서비스 욕구가 높거나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상담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서비스를 담당하는 상담사의 경우 유형별로 어느 정도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심리학과 및 상담학과 등 상담 분야를 전공하고 최소 2~3년의 실무 경력을 지닌 상담사에 의해 이루어진다.
고액의 심리상담을 부담하기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본인부담금 10%를 제외한 전액에 대해 지원하고 있으며, 지원 대상 중 1순위인 자립준비청년 및 보호연장아동에 대해서는 본인부담금도 면제되어 서비스에 소요되는 비용 전액이 지원된다.
모집의 경우 분기 혹은 반기별로 이루어지며, 일반적인 서비스 제공 기간은 3개월 정도이지만 상담 대상자의 필요 및 기관 측 판단에 따라 추가적이 상담이 필요할 시 최대 12개월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상담 서비스 제공 이후에도 대상자의 상황과 관련된 사항을 계속해서 관리해준다고 하니, 실로 효과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실제로 현재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은 높은 수준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유선으로 해당 사업에 대해 문의한 결과 대상자들에게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측면은 10주라는 상당히 긴 시간동안 정말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상담 대상자인 청년은 한 주에 한 번씩 상담사와 1대1로 만나 개인적인 스트레스 요인, 고민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위로를 받고 사회생활 및 인간관계에 있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막연하게 이유도 모른 채 극심한 스트레스로 고생하던 사람들도 10주 동안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힘든 점에 대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으며, 앞으로의 스트레스나 고민을 차차 줄여나갈 수 있다.
실제로 청년마음건강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한 청년은 스스로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느껴 단순히 ‘심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해당 사업을 신청했다고 한다. 그는 상담 이전에는 업무와 개인적인 일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상담을 진행하며 자신의 삶의 속도를 낮추고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전에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길만 따라다니며 힘들고 벅차했으나, 이후 ‘내 인생의 운전자는 나 자신’이라는 점을 깨닫고 더 자신감 있게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10주의 기간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삶의 방향성을 잡고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