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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골목길이 깨끗해진 이유

2023.01.06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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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아파트 내 분리배출함이 있어서 매주 정해진 요일에 입주민들이 쓰레기를 분리배출한다. 그런데 주택이 밀집된 곳은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문제가 골칫거리이다. 골목길 곳곳에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경고문과 함께 CCTV가 설치되어 있건만 쓰레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골목길을 지나면서 주민들뿐만 아니라 행인들도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주택가가 밀집한 동네 골목길에 영천골목관리소가 문을 열었다.
주택가가 밀집한 동네 골목길에 영천골목관리소가 문을 열었다.

서대문구 천연·충현동은 안산 자락에 가까운 곳으로 주택이 밀집되어 있다. 우리집에서 독립문 영천시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최근에 그곳을 지나면서 여느 주택가완 달라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택가 골목인데 종량제 봉투나 재활용 쓰레기가 눈에 띄지 않았다. 주택가 골목인데도 정말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어 호기심에 자꾸만 골목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봤다. ‘영천골목관리소’라는 생소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주민이 종이상자에서 테이프를 제거한 뒤 분리배출하고 있다.
주민이 종이상자에서 테이프를 제거한 뒤 분리배출하고 있다.

이른 아침인데 주민이 플라스틱, 투명 폐페트병, 종이 등을 분리배출하러 왔다. 분리배출함에 표시된 대로 재활용품을 집어넣고 있다. 종이상자를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버리니 골목관리사가 가운데 투명테이프를 제거하고 납작하게 접어서 배출할 것을 알려준다. 종이상자는 상자에 붙은 테이프나 철핀 등을 제거한 뒤 버려야 한다. 처음엔 해보지 않아서 어려운 것 같아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주민은 “다음부터 종이상자를 분리배출할 적에 그렇게 해야겠어요”라면서 수긍한다. 

골목관리사가 잘못 배출한 재활용품을 꺼집어내어 다시 분리배출하고 있다.
골목관리사가 잘못 배출한 재활용품을 끄집어내 다시 분리배출하고 있다.

영천골목관리소를 운영한 지 벌써 1년이 지나고 있다. 재작년 12월 영천골목관리소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골목관리사가 근무하고 있다. 60세부터 80세까지 총 4명의 어르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74세의 이순영 골목관리사는 분리배출함을 살펴보면서 주민들이 잘못 배출한 쓰레기가 있으면 제대로 분리배출하고 있다. 초기엔 주민들이 정확히 분리배출하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골목관리사가 주민들에게 분리배출하는 방법을 안내해도 골목관리사가 다시 분리배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았다. 지금은 주민들이 분리배출법을 숙지한 탓에 점점 나아져가고 있다고 한다. 

영천골목관리소에 골목관리사가 상주하면서 주민의 분리배출을 안내하고 있다.
영천골목관리소에 골목관리사가 상주하면서 주민의 분리배출을 안내하고 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골목관리사가 다시 분리배출하는 쓰레기 양은 초기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게 있다고 한다.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나도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1회용 용기의 내용물을 완전히 비워서 오염물을 제거하는 것과 재질이 다른 것을 분리하는 것입니다”라고 알려준다. 

영천골목관리소에 음식물처리기도 있어서 주민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영천골목관리소에 음식물 처리기도 있어서 주민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영천골목관리소에 음식물 처리기도 비치되어 있다. 두 대가 가동 중이다. 생분해 비닐봉투에 담아온 음식물 쓰레기를 기계의 뚜껑을 열고 투입하면 내부에서 열 건조 분쇄 과정을 거친다. 음식물 처리기를 거치니 음식물이 가루로 변해 있다. 음식물 쓰레기 양이 15%로 줄어든다. 생분해 비닐봉투에 담으니 별도의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영천골목관리소에서 주민들에게 생분해 비닐봉투를 무상으로 나눠주고 있다.

철과 알루미늄으로 된 캔을 자석으로 구분해서 분리배출할 수 있게 했다.
철과 알루미늄으로 된 캔을 자석으로 구분해서 분리배출할 수 있게 했다.

최근 아파트에서 캔을 철과 알루미늄으로 구분해서 배출하게끔 별도의 배출함을 두고 있다. 영천골목관리소에서 그 이유를 알았다. 철보다 알루미늄의 재활용 단가가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인이 철과 알루미늄을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분리배출함 위에 둥근 자석을 붙여두고 있다. 자석에 붙으면 철 캔이고 자석에 붙지 않으면 알루미늄 캔이다. 내심 ‘우리 아파트에도 자석을 두고 구분해서 버리게 한다면 좋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목관리사가 플라스틱에 붙은 라벨을 제거하고 있다.
골목관리사가 플라스틱에 붙은 라벨을 제거하고 있다.

골목관리사가 플라스틱에 붙은 라벨을 떼어내고 있다. 라벨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서 가위로 자르고 있다. 투명 폐페트병은 라벨을 잘 떼어내는데 비해 플라스틱은 라벨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재질이 다른 물질을 분리해서 배출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니 투명 폐페트병처럼 플라스틱도 라벨을 떼어낸 뒤 분리배출해야 한다. 만약 인위적으로 분리할 수 없다면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게 맞다.  

영천골목관리소에 머물면서 골목관리사가 하는 일을 지켜보니 분리배출을 꼼꼼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매주 분리배출하건만 아직도 부족하다. 어설프게 분리배출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것 같다. 우리와 우리의 후손이 살아가야 할 환경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도시재생 앵커시설로 재활용 분리배출함, 음식물처리기, 종량제 수거함이 실내에 마련되어 있다.
도시재생 앵커시설로 재활용 분리배출함, 음식물 처리기, 종량제 수거함이 실내에 마련되어 있다.

영천골목관리소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으로 탄생했다. 천연충현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골목길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시설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골목관리소는 단독·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주거지의 골목 쓰레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조성된 도시재생 앵커시설이다. 바깥이 아니라 실내에 시설을 뒀다. 

주민이 영천골목관리소를 방문해서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하고 있다.
주민이 영천골목관리소를 방문해서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하고 있다.

영천골목관리소는 실내형 생활폐기물 거점배출시설이다. 실내형 생활폐기물 거점배출시설은 전국적으로 보면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그런데 제주도는 동 단위인데 서대문구는 골목 단위로 만들었다. 주민들이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시설이 있는 셈이다. 재활용 분리배출함, 음식물 처리기, 종량제 봉투 수거함까지 있다. 또한 분리배출을 안내하는 골목관리사가 상주하고 있어서 주민들의 분리배출을 도와주고 있다. 주민들은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수시로 배출할 수 있다.  

쓰레기 배출 거점인 골목관리소 활용을 통해 골목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고, 주민이 필요로 하는 편의시설을 조성하여 지속적인 골목 단위 커뮤니티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현재 운영 중인 영천골목관리소 외에 옥천골목관리소도 문을 열었다. 2023년에 건립될 천연골목관리소까지 확대되면 쓰레기 거점 배출 방식이 마을 전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영천골목관리소에 이어 최근에 옥천골목관리소도 문을 열었다.
영천골목관리소에 이어 최근에 옥천골목관리소도 문을 열었다.

국토교통부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도시 쇠퇴에 대응하여 물리적 환경 개선(H/W)과 주민들의 역량 강화(S/W)를 통해 도시를 종합 재생하기 위한 사업이다. 특히 노후 주거지의 환경 개선과 도시 경쟁력 회복사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우리 동네에서도 천연충현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되었다. 그 사업의 결과물로 영천골목관리소가 문을 열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골목길이 쾌적해져서 주민들뿐만 아니라 행인들도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고 하니 주택가가 밀집한 동네 골목길 곳곳에 이런 시설이 늘어나길 바란다.  

도시재생 종합정보체계 : https://www.city.go.kr/index.do 



정책기자단 윤혜숙 사진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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