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꽃향기가 나는 봄날이다. 아이들도 새 학년에 어느 정도 적응을 했다. 그동안 집밖에는 잘 나가지 않았기에 간만에 아이들과 외출 계획을 세웠다. 정점은 지났다고 하나 아직은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았기에 평일을 이용하여 인근에 발명체험교육관을 방문하기로 아이들과 손도장을 찍고 약속을 했다.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 손 소독제를 챙겨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난 3월 문을 연 발명체험교육시설 경북교육청 ‘발명체험교육관’으로 향했다.
지난 3월 개소식을 한 발명체험교육관.
경북교육청 발명체험교육관은 경북교육청과 특허청, 경주시가 함께 힘을 모아 3년이 넘는 긴 시간에 걸쳐 대한민국 최초의 발명체험 교육 공간을 만든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로서 이러한 특허청의 공모사업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었다. 전국에 207개의 발명체험관이 있지만 모두 교실 2칸 크기의 작은 공간이고, 이렇게 발명과 체험 교육, 특허 신청까지 심화된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없었기 때문이다.
로봇 VR 시뮬레이터.
입체 안경을 쓰고 5D영상관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한창 꿈을 꿀 나이인 첫째는 과학기술에 관한 호기심이 가득하다. 특히 로봇을 좋아하는데, 경북교육청 발명체험관에는 여러 로봇 체험(AI, AR, VR 등 15종)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고무 동력기나 글라이더를 날리는 게 전부였는데, 지금 아이들은 직접 원격으로 조정해 로봇 축구 경기도 해보고 VR(가상현실) 세계에서 로봇을 타고 직접 게임을 한다. 그리고 5D 영상관에서 입체 안경을 쓰고 가상현실 속 롤러코스터 체험을 한다. 참으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과학기술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발전했다.
모션 인식으로 태권브이를 조정하고 있다.
원격조종으로 로봇전차 총격전을 하고 있다.
나만의 방식으로 공이 굴러가는 길을 만들고 있다
책장이 모니터로 바뀌어 여러가지 모습을 랜덤으로 보여준다.
유리창, 책장 등 사물에 뜨는 영상 화면, 그리고 무선 인터넷망. 그야말로 상상이 현실이 된 순간들이다. 그동안 과학기술의 발전은 생활, 문화, 스포츠 등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부터 운동선수의 경기력 관리, 코로나19 환자 발생의 빅데이터 분석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그 옛날 첨성대에서 밤하늘 별을 보면서 기상을 관측하고, 달을 향해 별을 향해 제천행사를 지내던 인류는 이제 직접 달을 탐사하고, 달에 착륙하여 달의 성분, 자원을 분석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이미지.(출처=항공우주연구원 누리집)
얼마 전 대한민국 달 탐사선 이름 공모전 결과, 1차, 2차 심사를 통과한 최종 10개의 이름이 달 탐사선 이름 후보로 결정됐다. 이번에 펼쳐진 ‘달 탐사선 이름 공모전’은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모두 6만2719건이 접수됐단다. 다가오는 8월 발사 예정인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이 궤도 진입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달 탐사선을 보낸 나라가 된다. 상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그리고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과학의 달은 올해로 55회째를 맞이했다. 4차 산업혁명 등 인류와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모두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의 코로나19 대처,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을 살펴봐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국 과학관들의 행사 일정.(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누리집)
정부는 4월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대표 과학축제인 ‘봄날의 과학산책’부터, 오프라인으로 각 지역의 국립과학관에서 진행하는 상설전시관 무료개관 행사 등 다양한 과학체험 행사도 만나볼 수 있다.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따뜻한 봄날, 아이의 손을 잡고 또는 연인의 손을 잡고 집 근처 과학관이나 발명체험교육관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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