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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달라진 결혼식 풍경

2022.04.06 정책기자단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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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입장이 있겠습니다. 신랑 입장!’

그런데 신랑이 안 보인다. 단상에는 신부 혼자 서 있다. 하객들이 ‘신랑은 어디에 있지?’ 궁금해 하는데, 잠시 뒤 스크린에 나온다. 결혼을 앞두고 신랑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비대면(?)으로 등장한 것이다. 예정된 결혼식을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신랑 얼굴을 화면에 띄웠다. 뉴스에서 본 내용이다. 

내 친구 아들은 지난해 9월 결혼식을 하려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거리두기 방침은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만 모일 수 있었다. 결혼식 하객은 49명으로 제한되었다. 그래서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하려고 올봄으로 연기한 것이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까 하는 기대감으로 말이다.

코로나19 시대 달라진 결혼식
코로나19로 연기된 결혼식을 올리는 가정이 많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확진자가 한때 60만 명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20만~30만 명대를 유지한다. 그렇다고 결혼식을 더 이상 미루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얼마 전 결혼식을 치렀다. 방역당국 지침으로 결혼식 하객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299명까지 참석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결혼식장에 가보니 왁자지껄한 모습은 없다. 하객도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신랑 신부, 부모와 인사를 나눈다. 악수보다 가벼운 눈인사를 주고받는다.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치르는 결혼식이라 그런지 축하보다 왠지 긴장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친구는 많은 사람이 와서 아들의 결혼을 축하해주는 성대한 결혼식을 기대했다. 남의 결혼식에 뿌린 축의금도 많다. 본전 생각이 나겠지만, 언감생심이다. 코로나19로 최대한 하객을 줄였다. 꼭 필요한 사람만 초대해서 신랑 측 80명, 신부 측 80명 해서 약 160여 명이 결혼식에 참석했다.

코로나19 시대 달라진 결혼식
요즘 결혼식에 가보면 최소한의 인원만 초대해 하는 경우가 많다.


하객의 박수를 받으며 신랑과 신부가 손을 잡고 입장했다. 주례는 없다. 신랑 신부는 하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주례석을 향해 서 있다. 잠시 후 식장 뒤로 스크린이 뜨고 한복을 입은 사람이 등장했다.

누구일까? 신부 어머니다. 결혼식 이틀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참석할 수 없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신랑의 딱한 사연을 뉴스에서 봤는데, 신부 어머니가 나오지 못한 광경을 직접 보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시대 달라진 결혼식
신부 어머니가 화면으로 하객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신부 어머니는 화상으로 하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신랑 신부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말을 듣는 신부의 심정이 어땠을까? 신부는 눈물을 흘리는 듯 어깨가 들썩였다. 이 모습을 보는 친구 부부는 물론 모든 하객이 숙연했을 것이다.

이 분위기를 깨기 위해 신랑이 축가를 불렀다. 하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결혼식 과정은 최대한 짧게 진행했다. 결혼식은 20여 분 만에 끝났다. 예식 후에 사진 촬영도 하객 모두 마스크를 쓰고 찍는다. 신랑과 신부 딱 두 명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에 마스크를 찍기는 좀 그렇다.

친구 얼굴에는 무사히 결혼식을 끝냈다는 안도감이 보인다. 나는 친구에게 수고했다고 축하보다 위로를 해주었다. 신부 어머님이 참석하지 못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마음고생을 많이 한 친구에게 위로가 필요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 달라진 결혼식
코로나19 시대 결혼식은 식사 대신 선물 세트를 준다.


코로나19로 결혼식 식사 문화도 바뀌었다. 친구 아들 결혼식은 뷔페도 생략했다. 대신 정성 가득한 선물 세트를 하객에 나누어 주었다. 축의금을 전달할 때 뷔페 식사권 대신 상품권을 답례품으로 주었다. 하객들은 예식이 끝난 후 신랑 신부와 부모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귀가했다. 나는 결혼식장이 가까웠지만, 멀리서 온 하객은 식사하지 않고 가는 것이 아쉬웠을지 모른다.

친구는 이 점을 무척 미안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멀리서 온 하객에게 따로 식사할 수 있도록 봉투에 식사비를 넣어 주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친구는 혹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있을까 걱정했다. 혹시라도 양성 반응이 나오면 원망을 듣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결혼식 하루 전에 초대한 하객 중 감염이 걱정되면 오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노심초사하며 아들 결혼식을 마쳤다. 나와 아내는 아무렇지 않다. 최소한의 인원, 뷔페 생략 등으로 친구가 우려하는 하객 감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 시대 달라진 결혼식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코로나19로 결혼식이 취소/변경됐을 때 위약금을 감면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다.


코로나19로 결혼식을 미룬 사람은 친구만이 아니다.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예식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거나 최소 보증 인원을 맞추지 못할 경우 날짜를 미루거나 예식을 취소하는 예비부부가 많다. 이럴 때 예식장 취소 비용도 문제지만, 청첩장, 메이크업, 예식 촬영 등 지급해야 할 위약금이 생각보다 많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위약금 기준 내용을 담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확정하여 시행 중이다. 결혼식과 같은 가족 행사의 경우에는 ‘연회시설운영업’으로 분류되어 감염병 관련 위약금 감면 기준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위약금 없이 계약 내용 변경이 가능하며, 위약금을 물지 않거나 감경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시대 달라진 결혼식
코로나19 시대 결혼식은 성대함보다 조촐함이 우선이다.


올봄에 미뤄두었던 결혼식을 하는 가정이 많을 것이다. 결혼식을 앞두고 혹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할 것이다. 일단 신랑, 신부와 그 부모가 감염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하객으로 초대를 받더라도 코로나19 증상이 있다면 결혼식 참석은 자제해야 한다. 그것이 축하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내 딸도 오는 9월에 결혼한다. 올봄에 날짜를 잡으려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9월로 잡았다. 그 때도 지금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가족, 친지만 초대해 미니 결혼식으로 할 예정이다. 오는 9월에 예정된 내 딸의 결혼식은 코로나19가 진정되어 하객을 마음껏 초대할 수 있길 간절히 기대한다. 그래서 코로나19에 한마디 한다. 코로나19야, 제발 좀 꺼져주면 안 되겠니?



정책기자단 이재형 사진
정책기자단|이재형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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