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이 코앞입니다. 추석을 맞아 다들 분주한 모습들인데요. 그 어느 곳보다 바쁜 곳은 대목을 맞은 전통시장이겠지요. 설날과 달리 추석은 햇과일과 각종 생선, 채소들이 풍성해 명절 분위기 역시 풍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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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전통시장 중 하나인 강경젓갈시장. |
생동감이 넘치는 전통시장은 명절마다 함께 했습니다. 편의점과 SSM, 대형마트가 편한 요즘 세대에겐 실감이 잘 나지 않겠지만, 과거에는 전통시장에 가야만 명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명절을 맞아 전통시장에서 새 운동화를 신었고, 또 과자를 한아름 안고 시장을 구경했습니다. 한쪽에서는 흥정을 하느라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고요.
몇 년 전까지 제가 시골에서 봤던 전통시장의 모습입니다. 명절 때만 되면 가족이 시골 할머니 댁에 모여 차례를 지냈었는데요. 지금은 저희 집이 큰집이기 때문에 모두 서울로 올라와 차례를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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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매년 명절마다 갔던 곳, 강경. |
다만 명절을 앞둔 주말에는 시골에 내려가 성묘를 하고,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곤 합니다. 아버지의 고향은 충청남도 부여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그곳에 살았고 중학교 때까지 학창시절은 금강 건너 강경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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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이 가득한 강경젓갈시장. |
이번 추석을 앞두고는 좀 여유가 생겨 아버지의 학창 시절로 좀 더 색다른 추억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강경하면 유명한 게 바로 젓갈인데요. 강경젓갈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이곳의 특산품인 젓갈 냄새가 진하게 납니다.
강경은 금강을 끼고 있는 마을로, 조선시대에는 대구, 평양과 함께 3대 시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번성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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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역. |
금강에 있어 수운의 영향을 받았고, 따라서 젓갈이 유명해졌는데요. 현재 전국 젓갈 유통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강경은 시장 전체가 ‘강경맛깔젓’이라는 상표로 통일, 젓갈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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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함께 둘러본 강경젓갈시장. |
강경젓갈시장에는 총 130여 개의 점포가 있고, 이중 30여 곳은 대형 토굴형 저장고를 갖춘 젓갈 백화점인데요. 온갖 다양한 젓갈들을 살펴보고 있으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한 그릇이 간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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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의 젓갈. |
직접 젓갈을 맛보고, 아버지의 어릴 적 반찬이었던 낙지젓과 강경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토하(민물새우)젓을 구매했습니다. 젓갈을 구매할 때, 고향 사람이라며 넉넉하게, 또 깻잎이나 고추 등 다른 장아찌류까지 챙겨주는 모습에 전통시장의 훈훈함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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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먹어보고 구매했습니다. |
부자가 옛 추억에 잠겨 전통시장을 돌았더니, 배꼽시계가 요란하게 울립니다. 늦은 점심을 전통시장에서 해결했는데요. 점심도 강경에서만 잡히는 웅어라는 생선을 무친 우어회를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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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우어회. |
아버지와 함께 전통시장을 돌아보니, 추석을 앞두고 옛 추억들이 새록새록합니다. 명절 느낌을 제대로 느끼려면 아무래도 전통시장이 제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추석 연휴, 전통시장을 돌아보며 추억 쌓기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시기획/관광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싶은 대학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