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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우체국 ‘우정총국’, 128년 만에 부활

근대 우정의 발원지서 우편업무 재개…개국배경 담긴 전시관도 운영

2012.08.30 정책기자 박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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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리나라가 각국과 통상을 한 이래 내외의 관계와 교섭이 날로 증가하고 관청과 상인들이 주고 받는 통신이 번성해지고 있다... 이에 명하노니 우정총국을 설립하여 연해 각 항구를 내왕하는 우편물을 취급할 뿐만 아니라 우편까지 점차 확장하여 공사에 이롭게 하라.’

대한제국 성립 이전인 1884년(고종21년) 3월 27일 내려진 고종황제의 칙령이다. 우정총국의 설립을 명하는 칙령에 따라 개국된 지 22일 만에 개화파가 자주근대화를 목적으로 갑신정변을 일으키면서 우체국으로서의 역사를 마감해야 했던 ‘우편총국’이 다시 우체국으로 부활했다.12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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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대 우정의 발원지이자 대표적 상징물인 한국 최초의 우체국 우정총국이 128년 만에 우편업무를 재개하며 다시 문을 열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총국 건물에 ‘우정총국 우체국’을 개국하고 국내외 일반 우편물과 전보를 부치는 등 기본적인 우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8일 밝혔다. 근대적 우편업무가 시작됐던 우편총국이 재탄생된 것이다. 우리나라 근대 우정의 시작의 발원지이자 대표적인 상징물인 우정총국은 폐쇄된 이후 기념관, 전시관 등으로만 운영돼 왔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궁외건물인 우정총국은 임진왜란 직후인 16~17세기 경에 건축돼 국립병원 전의감으로 사용됐고, 1629년(인조7년)에는 일본사절단의 숙소로도 사용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1876년 강화도 조약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우편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에 따라 1884년(고종21년) 4월 22일 왕명으로 우정총국이 개설됐다.

우정총국이 설치되고 초대 총판으로 임명된 홍영식은 개국 준비에 착수해 일본, 미국 공관에 우정총국 설립사실을 통고하고 직원 인선 및 우정규칙과 업무분장 및 입직절차를 마련했다. 그리고 11월 18일 5문과 10문의 우표 발행과 함께 한성~인천 간 우정업무가 시작됐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행정제도로 일컬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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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우정촌판인 홍영식 선생의 흉상.

그러나 같은 해 12월 열린 우정총국 개국 축하연에서 개화파가 일으킨 갑신정변으로 인하여 우정업무는 중단됐다. 1904년에는 애국단체인 보안회가 이곳에서 대규모 항일집회를 열기도 했고, 1905년에는 일본에 통신권을 피탈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1906년 민족사학의 요람인 중동학교가 설립되면서 1915년까지는 교사로 사용되기도 했다.

1930년대엔 경성 중앙우체국장의 관사로 사용됐고 1945년 해방 이후 한동안 개인이 소유하다가 1956년 뒤늦게 체신부가 매입해 보수한 뒤 1970년 10월 22일 사적 제213호로 공식 지정됐다. 이후 1972년 우정총국 현판을 복원하며 기념관으로 개관했고, 1987년에야 비로소 우정총국 개국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돼 전시관이 설치됐다.

대한민국 최초 우편엽서
대한민국 최초 우편엽서
 

이 같은 곡절의 역사를 지닌 공간이기에 이번 재개관의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28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진행된 ‘우정총국 우체국’ 개국행사에 참석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884년에 우정총국이 개청된 이후 역사의 공간으로만 남아있었던 곳이 128년 만에 제기능을 부활하게 됐다.”며 “우정총국에서 우편업무를 재개하는 것을 계기로 우체국의 미래와 새로운 길을 조망해보는 계기로 삼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우정총국을 “인사동과 명동이 이어지는 곳에서 실제 우편업무가 이뤄지게 되는 제대로 복원된 멋진 문화재”라며 “명동·인사동·우정총국을 연계한 우정한류벨트를 만들어 내외국인이 즐겨 찾는 관광코스가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날 개국행사에는 명예 우정총판으로 선정된 탤런트 손현주 씨를 비롯해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사격의 진종오· 양궁 기보배 선수가 일일 명예 우체국장으로 임명장을 받고 우정총국의 재탄생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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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우정총판으로 임명된 탤런트 손현주 씨가 128년 전 우정총국 개국 당시 고종황제의 개국 교서를 우정 교서로 전수받는 상황을 재현했다.

우정총국 우체국이 개국함에 따라 우청총국 건물의 내부 공간은 우정사료 전시공간과 업무공간으로 나눠지게 됐다. 업무공간에선 원형이 보존되어야 하는 사적(213호)임을 감안해 본연의 기능을 복원하되 소포, 등기 서비스를 제외한 기본적인 우편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우체국 개국에 맞춰 전시공간은 내부 분위기와 어울리게 전시틀이 교체됐고, 기존 전시물도 전면적으로 정비됐다. 전시된 우정사료는 총 37종 114점으로, 이번 정비과정에서 서양 각국의 근대우정 현황을 소개한 기사인 ‘한성순보’와 고종의 우정총국 창설 왕명인 승정원일기의 현상복제본 등 16종 35점의 자료가 새롭게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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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 4월 22일 고종은 우정총국을 설치하라는 전교를 내리고 병조참판 홍영식을 초대 총판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우정총국이 개국했다. 정부는 우정사업의 단초가 된 우정총국의 개설일인 4월 22일을 1956년 ‘정보통신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진 전시공간에는 1881년 조선정부가 일본에 파견한 조사시찰단 보고서인 일본문견사건과 우정총국 초배 총판 홍영식이 보빙사절단으로 미국에 다녀온 뒤 고종에게 보고한 홍영식복명문답기 등 세계와 소통했던 흔적을 담은 사료들이 전시돼 있어 우정총국의 개국 배경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또 한국 최초의 우표인 문위우표 5종과 최초의 기념우표인 ‘고종확제 즉위 40주년 기념우표’, 1897년 제5차 만국우편연합총회에 참석한 전권위원 민상호의 위임장과 여권, 주한 미국·일본 대사관에 우정규칙을 송부하고 조선의 우정사무 개시를 통고한 공문, 전국의 우체사·전보사의 위치와 선로가 표시된 지도인 우전선로도본 등 우리나라 초기 우체국의 모습을 알리는 귀중한 자료들도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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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전국의 우체국과 전보사의 위치와 선로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표기된 지도인 우정선로도본. 1884년 당시 15명의 직원(사사)으로 시작된 우정업무는 128년이 지난 현재 전국에 3,700여개 우체국과 45,000여 명의 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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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우체국에서 실제 사용했던 날짜 도장과 우편물의 무게를 측정할때 사용됐던 저울, 자 등이 전시돼 우리나라 초기 우체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이 날 1일 명예우체국장으로서 첫 고객맞이에 나섰던 미녀궁사 기보배 선수는 빛나는 미소와 함께 고운 한복 자태를 뽐내 주위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기 선수는 명예우체국장 업무를 마치며 “이렇게 소중하고 뜻 깊은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영광이고 일일 명예우체국장으로 보람된 하루를 보낸 것 같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정사업본보는 개관일인 28일 기보배 선수를 시작으로 29일에는 송종국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30일 개그맨 유민상,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정수, 31일 우체국EMS 홍보대사인 방송인 로버트 할리 씨를 1일 명예우체국장으로 임명해 행사에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홍영식 선생의 증손자인 홍석호 씨를 비롯해 동화작가, 주부, 아파트관리소장, 집배원 등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민 대표 25인도 하루 1시간씩 1일 명예우체국장이 되어 우체국업무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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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근대화의 역사적 현장으로 근대적 우편제도가 도입될 당시의 진귀한 사료를 전시하는 기념관으로 쓰였던 우정총국 건물이 우체국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업무를 시작했다. 명예우체국장으로 임명되어 첫 고객맞이에 나선 기보배 선수.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총국 우체국의 개국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6일간을 ‘우정문화 주간’으로 정하고 연예인, 운동선수, 일반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우정총국에선 개국기념엽서를 시작으로 시화작품과 우체국직원들의 사랑나눔 활동을 담은 사진 전시회(해오름제), 가훈 써주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앞 ‘열린 광장’에서는 중앙우체국 직원이 참여하는 플래시 몹, 비보잉 공연, 셔플댄스 배우기, 우체국동아리 연주회 등 관람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편행정관서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우체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 우정총국이 128년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으로서 새로운 탄생과 더불어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열린 공간이자 국민과 함께 살아 숨쉬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정책기자 박기원(직장인) korbar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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