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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에 ‘임시정부청사’가 들어선 까닭

201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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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일제강점기인 1926년 중국 상하이시에 들어선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중국 상해에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임시정부청사를 볼 수 있다. 바로 전남 함평군에서 ‘임시정부청사’를 재현했기 때문이다.

함평군은 지난해 6월 29일 신광면 함정리에 임시정부청사를 재현해 문을 열었다. 중국 상하이에 있어 언제 철거당할지 모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고스란히 재현해, 전후 세대의 역사관 교육장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함평군이 재현한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청사’ 전경.
함평군이 재현한 ‘상해임시정부청사’ 전경. 일제강점기인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애국지사들은 독립운동의 거점을 외국으로 옮겼다.
 
중국 상하이시에 있는 ‘임시정부청사’ 재현
“임시정부청사는 1926년 6월부터 1932년 4월까지 6년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던 건물입니다. 이곳에서 임시정부 요인들은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의거 등을 계획하고 실행했습니다. 현재 임정청사는 매우 낡았는데, 상하이시에서 한때 도시재개발구역으로 편입해 철거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요.”

함평군청 김영학 사회복지과장의 설명이다. 함평군이 재현한 임정청사는 현지 건물과 똑같은 3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이다. 청사 1층에는 회의실과 주방, 화장실이 있고, 2층에는 김구 선생과 정부 집무실이 있다. 3층은 숙소로 사용했다고 한다.

김 과장은 “함평군이 독립운동역사관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재현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는 중국 상해 현지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청사를 원형과 똑같이 복원하기 위해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입수한 건물 설계도면를 참고하고, 중국 현지를 실사해 건물 외형부터 내부까지 똑같이 재현했다는 것이다.

그는 “80여년 전에 사용했던 책상과 의자, 침대는 물론 각종 사무기기 등도 중국 현지에서 직접 제작해 들여왔다”면서 “상해임정청사의 삐걱거리는 목재계단의 기울기와 폭은 물론, 커튼, 전구, 숟가락, 재떨이 등도 중국 고건축업체로부터 수집해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상해임시정부청사’ 내부 김구 선생의 집무실 모습.
임시정부청사 내부 '김구 선생'의 집무실. 김구 선생은 임시정부 국무령을 거쳐 초대 임시정부 주석을 지냈다.
 
함평군이 ‘임시정부청사’를 재현한 이유
왜 함평군이 상하이의 ‘임시정부청사’를 재현했을까. 함평군은 임시정부에서 재무장을 지낸 김철 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이에 함평군은 김철 선생의 생가터에 기념관을 건립하고, 바로 옆에 김철 선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임시정부청사를 재현한 것이다.

김 과장은 “1917년 중국 상하이로 망명한 김철 선생은 천석꾼 부농이던 가산을 모두 정리해 임시정부의 재정을 담당한 인물”이라며 “선생은 상하이에서 자신이 살던 집을 임시정부 청사로 활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함평군은 총 사업비 22억원을 들여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임정청사를 건립했다. 정부와 전남도에서도 도왔다. 국가보훈처는 7억9400만원을 전남도는 8400만원을 지원했다. 청사는 김구 선생과 임정요원 집무실, 회의실, 화장실, 부엌, 침실 등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상해임시정부청사 내
임시정부청사 안에 마련한 ‘독립운동 역사관’. 임시정부 재무장을 지낸 김철 선생을 비롯한 함평 출신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임시정부청사 안에는 ‘독립운동 역사관’을
이와 함께 함평군은 임정청사의 내부 한쪽에 ‘1920년대 상하이’, ‘일제의 만행과 고문’, ‘함평에 품은 임시정부’라는 테마로 3개의 ‘독립운동 역사관’을 마련했다. 관람객들이 직접 그 시절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독립운동 테마학습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1전시실인 ‘1920년대 상하이’에선 당시의 한인거주지 거리를 재현한 전시실로 그 시대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제2전시실인 ‘일제의 만행과 고문’에선 독립운동 당시 일제가 자행한 야만적인 고문을 주제로 한 사진기록과 고문도구들을 볼 수 있다. 제3전시실에선 ‘함평에 품은 임시정부’는 우리 민족의 역량을 하나로 모은 임시정부의 역사와 유물을 통해 독립운동에서부터 광복까지 전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임시정부청사와 독립운동 역사관을 관람한 고등학생 김성민군(17)은 “오래된 태극기와 김구 선생의 집무실이 인상적이었고, 일제의 고문에도 조국광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한 독립운동가들이 자랑스럽다”며 “나라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야겠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자녀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이정주씨는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역사관을 생각보다 잘 꾸며놔 만족스럽게 관람했다”며 “게다가 바로 앞에 안중근 장군의 동상이 있어 민족의 자긍심과 나라사랑 정신이 저절로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현 임시정부청사의 효과는 아직 논의할 단계는 아니지만 지난해 외국인 32명을 포함한 6800여명이 다녀갔다. 재현 청사가 있는 신광면의 정기복 면장은 “임시정부청사를 구경하러 온 외지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청사에는 2명의 직원이 상주하는데, 관람객은 하루에 40여명 정도가 찾고 있고, 학생들은 버스로 한꺼번에 200여명씩 올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시정부청사에 ‘안중근장군’ 동상 건립
함평군에선 안중근평화재단과 협의해 항일운동의 상징인 안중근 장군의 동상을 임시정부청사 앞에 세웠다. 함평군의 김영학 과장은 “최근 안중근 장군의 동상을 완성했는데, 장군의 순국 100주기일인 3월 26일 제막식을 갖는다”며 "또 올해엔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임정청사앞 6500㎡ 부지에 항일 독립운동을 하던 당시의 중국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평군청에선 이곳에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는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재현하며, 독립운동과 관련된 중국의 전통음식점과 농가, 전통가옥, 상점 등을 조성한다. 계획대로 사업이 끝나면, 온 국민이 민족의식을 발현하는 역사의 산 교육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임시정부청사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임시정부청사 앞에 건립한 ‘안중근 장군’의 동상.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 장군이 순국한지 100주년이 되는 3월 26일 제막식을 갖는다.

이밖에도 역사의 그늘에 묻혔던 안후덕 선생의 생가를 복원하고 의병장 심수택 기념관을 조성하는 등 함평군이 가진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해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무궁화거리’와 ‘독도 조형물’을 설치하고, ‘문장 3.1독립만세기념공원’ 등과 연계해 탐방객을 유치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함평군청의 김영학 과장은 “이번 사업은 역사체험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 군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면서 “단순히 청사건물의 복원 뿐 아니라 주변 환경을 포함한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워 공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평군이 재현한 임시정부청사는 항일 독립지사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기리고 애국과 보훈 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사업을 통해 함평군이 역사체험 문화도시로 거듭나, 후세들의 역사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

정책기자 박주익(직장인) cheongj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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