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4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 청년 142명이 모였습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이하 부울경)의 청년 일자리에 관한 청년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20대가 지역을 떠나는 이유부터 정부에 바라는 일자리 정책의 개선 방향까지 진솔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내 이야기가 정책이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던 2024년 청년참여 거버넌스 1차 토론회. ‘청년참여 거버넌스’는 ‘청년 이슈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청년이 가장 전문가다’라는 인식하에, 중요한 청년 이슈·정책에 관하여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여 토론을 통해 정책제안을 만들어 보는 토론의 장입니다.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송경원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장은 “청년들은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진 국정운영의 중요한 동반자”라며, “앞으로 청년 일자리 외의 다양한 이슈에 관해서도 정책당사자인 청년 의견을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청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지역 일자리 정책
‘부울경 청년 3명 중 한 명은 현재 거주하는 지역과 다른 곳에서 취·창업을 생각한다.’
토론회에 앞서 진행된 ‘지역 청년 일자리’ 관련 조사 결과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토론은 ‘부울경 지역에 어떤 청년 일자리 정책이 필요한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고부가가치 산업군 유치,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제공, 지역인재 전형 확대 등 참여 청년들의 의견을 엿들을 수 있었는데요, 20여 분간 이루어진 1차 세부 쟁점 토론을 들으며 ‘청년마다 의견이 서로 다름’을 느꼈습니다. 이는 청년 일자리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충분한 숙의와 다양한 관점에서의 고려가 필요함을 의미하지 않을까요?
참여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각 분야 전문가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손헌일 부산연구원 연구원과 이성식 부산대 교수의 강의는 청년 개개인이 느끼던 감정을 객관적인 통계의 시각으로 전환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각 연사는 부산 청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비롯한 제언, 지역인재의 정주를 위한 선결 조건 등을 설명했습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청년. 앞선 강의를 수강한 청년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질문을 받을 줄 알았으면 강의에 오지 않았을 거예요”라고 강사가 대답했을 정도.
더 나은 청년 일자리를 향한 열정
부울경과 수도권의 일자리 수요에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 외국인 노동자 유입과 청년 유출 간의 상관관계, 지역인재 양성 방안 등이 그 예시입니다. 이에 관한 강연자의 답변을 들을수록 양질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지역의 특징과 사회 변화와 같은 우리 사회 전반을 이해할 때 가능함을 느꼈습니다. 한편, ‘지역마다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양승훈 경남대 교수의 강의를 통해 해결했습니다.
양승훈 교수는 그간 다양한 청년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하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양 교수는 그간 청년 정책에서 청년을 희생자, 주눅 든 존재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일자리만 있으면 내가 살던 지역에서 벗어나고 있지 않다’라는 근거를 바탕으로 지역 청년 문제가 일자리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더해 기술 산업 중심의 부울경 일자리에 ‘여성 청년이 설 곳이 적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이처럼 지역의 청년 일자리 문제가 세대, 지역, 젠더 등 다양한 이슈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 다수의 청년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부울경에서 나고 자란 후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의 고민을 담은 질문이 양 교수에게 이어졌습니다. 이에 양승훈 교수는 “기존 지역과 관련한 기능을 활용해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색다른 관점에서 청년 노동 시장을 논의하며 뜨거워진 토론 열기는 패널 토론과 2차 쟁점 토론에서도 이어졌습니다.
4시간이 짧게 느껴졌던 1차 토론회
3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에서는 다음 세 가지 쟁점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첫째는 지역 청년 눈높이를 고려한 양질의 일자리, 둘째는 지역청년의 취창업 지원과 정주 환경 개선, 셋째는 청년참여 강화입니다. 이를 정리한 ‘지역 청년 일자리 이니셔티브’를 청년 스스로가 수정하며 토론회는 끝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이니셔티브에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담기길 바라는 마음에 청년들은 끝까지 주도적으로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정리된 이니셔티브는 국무총리실 청년정책조정실에서 청년 정책을 만드는 데 활용됩니다. 이에 더해 행정안전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에 토론 내용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정책에 직접 나의 이야기가 반영되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2024 청년참여 거버넌스 1차 토론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지역 청년 일자리’에 이어 청년의 관심이 높은 주제로 토론회는 하반기, 지역 청년들과 함께 진행될 예정입니다. 청년의 연애와 결혼(9월), 직업 다양성 시대(11월) 등 청년 누구나 재미있게 참여 가능한 주제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2024 청년참여 거버넌스의 추후 일정은 청년DB(https://www.2030db.go.kr)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