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많이 읽는 나에게 공공도서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다행히 집 근처에 공공도서관이 있어 한 달에 몇 번이고 도서관을 방문한다. 우리 지역 도서관 대출 가능 권수는 1관당 7권, 대출 기간은 14일(1회 7일 연장 가능)이다. 상호대차 시스템을 이용하면 타관에서 원하는 도서관까지 2권을 배달해 준다. 그러면 3주 동안 1인당 총 9권을 빌릴 수가 있다.
지금은 1주일에 책 1권 읽기도 힘들 만큼 바쁘지만 일이 많지 않을 때는 3주에 9권이 모자랄 정도로 책을 많이 읽었다. 물론 대출한 책을 다 읽고 반납하고 또다시 대출하러 도서관에 가면 되지만 가능한 한 한 번에 많이 빌려서 책을 쌓아놓고 읽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으니 전자도서관 등을 활용하며 있는 책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얼마 전 도서관에서 ‘문화가 있는 날’인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대출권수가 2배로 늘어난다는 안내문을 보았다. 즉,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기존 대출권수 7권에서 14권까지 빌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게 웬일인가? 반가운 마음에 7월의 마지막 수요일이자 마지막 날 도서관을 찾았다.
집과 도서관은 도보로 1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한 구름 한 점 없는 땡볕을 통과한 나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읽고 싶은 책들을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골랐다. 2층 서가에서는 무인대출반납기를 통해 대출과 반납을 한다. 14권의 책을 낑낑대며 대출반납기 위에 올려놓았는데, 여전히 대출 가능 권수는 7권이었다.
안내 데스크로 달려가 문의를 했다. 알고 보니 무인대출반납기에서는 그대로 7권을 대출할 수 있고, 안내데스크에서 특별대출로 7권을 추가 대출하는 시스템이었다. 도서관마다 적용하는 방법이 다른 것 같았다. 어쨌든 나는 무인기에서 7권, 안내 데스크에서 7권을 빌렸다. 책 7권도 한꺼번에 들면 꽤 무거운데, 그 두배인 14권을 한 번에 지고 가려니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무사히 집까지 도착해 14권의 책을 보고 있으니 너무 든든했다.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기본법』 제12조 2항에 근거하여 국민의 일상 속 문화향유권 확대를 통한 문화적 삶의 실현을 목적으로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인 ‘문화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하고, 이날과 그 주간에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문화유산, 스포츠 시설 등 전국 2,000여 개 이상의 문화시설 할인, 무료 관람 등의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한다.
그동안 영화와 전시, 공연 등 문화행사 무료 관람 또는 할인, 맞춤형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소식은 자주 들었지만 도서 대출 두 배로 DAY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러나 ‘문화가 있는 날’ 공식 누리집에서 소개하는 문화 카테고리에는 어엿하게 ‘도서’와 ‘문학’이 포함되어 있다. 시민들이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독서문화 진흥 역시 시민이 누릴 수 있는 문화권의 일부인 것이다.
본격 휴가철이 시작된 8월 한 달, 올여름 휴가는 대출 두 배로 DAY와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3주간 14권의 책을 다 정복하기로 결심했는데 결과는…? 약 50% 승률이다. 그래도 대출 두 배로 DAY 덕분에 무더운 여름을 잘 마무리하고 있는듯하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읽을 책과 커피 한 잔이 있다면 바로 그 장소가 최고의 휴양지가 아닐까. 여름은 지나가지만 독서의 계절 가을에도 ‘문화가 있는 날’ 대출 두 배로 DAY는 계속된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