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초등학생인 아이의 여름방학이 도래한다. 매년 여름이 그랬겠지만 어째 올해 여름은 더 덥고 습한 것이 사춘기인 아들과 긴 시간 붙어있으면 안 될 것만 같다. 길게만 느껴지는 이 여름방학을 어찌 보내야 하나 걱정이 태산인 때, 함께 독서모임을 하는 분을 통해 자원봉사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분도 나처럼 초등학교 6학년 쌍둥이 딸을 두신 분인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꼬맹이들 앞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던 것으로 시작해 지금은 도서관에서 본인의 수업을 할 정도로 베테랑 강사가 되었지만 여전히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노인복지회관으로, 학교로, 도서관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그녀! 이미 5년 전에 자원봉사자증을 받아 460시간 이상의 자원봉사를 실천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어떻게 아이 둘을 키우면서 그 많은 시간의 자원봉사를 할 수 있었느냐는 나의 물음에 지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똘망똘망한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하고 또 여러 가지 혜택도 누릴 수 있어서 좋다며, 얼른 시작하라고 적극 권하기까지 했다.
일단 최근 1년간 자원봉사활동 실적이 48시간 이상이거나 12회 이상라면 자원봉사자증이 발급되는데 일부영화관과 다양한 할인가맹점에서 5~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전년도 봉사실적이 100시간 이상이라면 구내 시운영 체육시설에서 20% 감면, 500시간을 달성한다면 구내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만약 1365자원봉사포털사이트 기준 누적 자원봉사활동 500시간에 인천광역시 자원봉사센터 확인 가능자, 인천지역 내 100시간 이상 자원봉사 기록이 있다면 간병비도 지원받는다. 자원봉사자 본인과 배우자는 물론 그 직계가족까지 1년에 60만원, 최대 300만원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건강할 때 보람차게 활동하는 자원봉사가 힘들고 어려울 때는 도움의 손길로 돌아오는 것이다.
꼭 혜택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제도가 있다면 분명 적극적인 참여 계기가 된다. 그렇게 시작해서 100시간이 되고 500시간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물론 나에게도 좋은 영향력이 될 테니 자원봉사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여름방학을 맞아 나도 아들과 함께 아주 작은 일이라도 뜻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가 사는 지역의 자원봉사센터에 들어가보니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들도 가능했다. 바로 우유팩을 모아 자원순환으로 환경을 살리는 ‘우유팩 어여모아!’라는 프로그램이다.
참여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일단 집에서 마시고 남은 우유팩을 자르고 씻고 건조하는 모습의 사진을 한 장 찍고 몇 가지 해시태그를 달아 SNS에 홍보를 한다. 이후 활동보고서를 작성한 뒤 이메일을 보내면 끝! 우유팩은 각 지역 행정복지센터에 제출할 수 있는데 900ml이상은 10개, 500ml 이상은 20개, 미만은 30개를 모아가면 10리터 종량제 봉투도 받을 수 있다.
자원봉사라고 해서 힘들고 거창하게 생각할 건 없다. 엄청난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는 이제 첫 발을 뗐다. 나도 마찬가지다. 작은 것들이 봉사가 된다는 것도 신기하고 이 시간들이 모여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도 신기하다. 자원봉사? 망설일 이유가 없다. 올 여름방학 아주 작은 것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