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받아쓰기 100점을 받았다며 치킨을 먹자고 졸랐습니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백 점’은 그냥 넘어갈 수 없죠. 못 이기는 척, 배달앱을 켰습니다. 고물가 시대 답게 음식값 오른 줄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배달비도 거리에 따라 만만치 않게 올랐더군요. 최소 2천 원에서 거리에 따라 6천 원까지 있었습니다. 제 친구는 배달비가 가장 아깝다며 프로 포장러가 됐다고 하던데, 진짜 포장하러 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때 불현듯 지역 공공배달앱이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설치했었는데 가맹점이 많지 않아 자주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들어가 봤습니다. 그런데 앱을 열자마자 ‘이번 주 할인 배달비 무료’라는 안내창이 보였습니다. 링크로 들어가 보니, 제가 원하던 업체의 배달비가 무료였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예전보다 더 가맹점도 많아지고, 이벤트도 다양해졌습니다.
서둘러 공공배달앱을 이용해 즐겨 먹는 브랜드의 치킨을 주문했습니다. 이번 주 할인의 배달비 무료로 선택해, 배달비는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치킨값 18,900원만 결제했습니다. 그리고 미리 구매한 지역화폐를 연동해 10% 할인도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17,010원에 치킨 파티를 연 것입니다. 배달비 3,000원만 절약했을 뿐인데, 알뜰주부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았습니다. 치킨집 사장님도 수수료가 들지 않으니 ‘외식업체와 소비자(국민)를 위한 맛있는 상생’이라는 말이 딱 맞았습니다.
요즘 적지 않게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지난 6월 외식업체·소비자의 맛있는 상생을 위해 공공배달앱 이용을 권장하는 콘텐츠를 제작한 것을 보았습니다. 지역별로 사용하는 공공배달앱 운영 현황부터 살펴봤습니다.
서울은 ‘땡겨요’, ‘위메프오’, ‘먹깨비’, ‘소문난샵’이 있었고, 인천·경기는 ‘배달e음’, ‘배달특급’, 세종·충북·충남은 ‘먹깨비’, ‘땡겨요’, ‘휘파람’, 전북은 ‘전주맛배달’, ‘배달의명수’, ‘위메프오’, ‘월매요’, 대구·경북은 ‘대구로’, ‘먹깨비’ 등 총 28개 공공배달앱이 있었습니다. 앱 네이밍도 다양하고 솔깃했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이용하고 있는 ‘땡겨요’의 주요 혜택을 살펴봤습니다. 먼저 가맹점 수수료는 2%, 가맹점 지원금은 당일 정산이 이뤄지고, 광고 수수료는 없었습니다. 소비자는 지역화폐 할인 12%, 포인트 적립 0.1~1% 적립, 기간별 할인쿠폰 지급 등 알찼습니다.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이용하는 ‘휘파람’은 가맹점 수수료 1.7%, 주문 건당 배달비 1천 원 지원, 역시 광고 수수료는 없었습니다. 소비자 혜택으로는 지역화폐 10% 할인, 포인트 0.1% 적립, 할인쿠폰 지급(주당 3천 원) 등 맛있는 상생에 동참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사는 지역의 공공배달앱은 가맹점 수수료가 0%로 외식업체의 부담이 없었는데요, 안 그래도 어렵고 힘든 시기 자영업자를 위해서라도 공공배달앱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정부에서는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발표했는데요, 그중 내년부터 음식점 등 영세 자영업자의 배달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원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배달 플랫폼 사업자, 외식업계 등 폭넓은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협의체를 가동해 연내 상생협력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음식점 등 영세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부터 배달료 지원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자영업자와 모든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