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출장을 겸해 강원도를 돌아보며 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홍보물을 마주했다.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와 마스코트 뭉초를 마주하며 올림픽이 시작되면 꼭 다시 이곳을 찾아 경기를 직접 관람하겠다고 생각했었고, 며칠 전 다시 강릉을 찾았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는 이번이 4회 째로 전 세계 14~18세의 청소년 선수들이 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자리다. 이번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하 올림픽)은 80여 개국 3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고, 지난 1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2월 1일 목요일까지 강릉과 정선, 평창, 횡성까지 강원도 네 곳의 경기장에서 경기가 치러진다.
곳곳에서 경찰과 자원봉사자들이 교통 지원과 안내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강릉역과 시장 등을 중심으로 올림픽 경기와 관련된 홍보물을 더욱 쉽게 볼 수 있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 경기 대부분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단, 사전에 예매를 해야 하는데 일부 종목의 경우 현장 매표분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온라인 예매만 진행하고 있었고, 또 원활한 입장을 위해 사전에 예매를 진행할 것이 권장되기도 했다.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 현재 이미 인기 많은 종목은 매진이 되거나, 매진이 임박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인기 종목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등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취소 표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나는 한 달 전 쇼트트랙 경기를 미리 예매했었다.
경기 시간을 앞두고 경기장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관람객들은 경기장 주변에 진행 중인 다양한 체험시설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먹거리존에 들려 한식을 즐기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경기를 기다렸다.
무엇보다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로그인 인증 후 룰렛에 참여하는 코너와 우리나라 전통놀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코너는 영하의 날씨에도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릴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내가 예매한 쇼트트랙 경기는 남·여 쇼트트랙 500m 경기로 올림픽파크 내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경기가 펼쳐졌다. 사전 예매를 완료한 나는 실물 티켓으로 교환을 위해 매표소에 방문했는데, 예매를 하지 못한 관람객들이 혹시 취소 표를 받을 수 없는지, 경기 시작 후 자리가 남으면 입장할 수 있는지 많이들 물었다.
경기장 입장을 위해서는 보안검색을 거쳐야 했다. 여느 국제경기가 그렇듯이 타인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무기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액체류 등은 반입이 불가능했다. 만약 경기 방문을 위해 현장을 찾을 계획이라면 가벼운 몸으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올림픽 대부분의 경기는 무료로, 또 자유석으로 원하는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단, 노약자와 장애인석은 해당 관람객을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이용하는 관람객이 없어도 항시 자리를 비워둬야 하며, 안전을 위해 난간에 서서 관람하는 것도 금지됐다.
점점 고조되는 음악과 장내 방송이 경기 시간이 가까워 지고 있음을 알렸다. 하나둘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서고 예선전부터 경기가 펼쳐졌다. 나 역시 쇼트트랙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매 순간이 긴장과 설렘의 연속이었다.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들리기까지 그 잠깐의 시간 동안 관중석에 앉아있는 관람객들은 각 국가의 선수들과 함께 긴장감을 느끼고 응원을 보냈다.
심판의 총성과 함께 선수들은 일제히 달렸고 경기장은 신나는 음악과 장내 아나운서의 방송, 그리고 관람객들의 함성과 박수로 가득했다. 단거리 종목으로 이야기되는 500m 경기였기에 매 코너마다 선수들의 자리 다툼이 치열했다. 역전에는 큰 박수를, 선수가 넘어지는 순간에는 탄성을 보내며 언제부턴가 선수와 한마음으로 달리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경기 도중 넘어진 선수들도 올림픽 정신을 위해 끝까지 경기를 마쳤고 관중들과 자원봉사자는 박수를 보냈다.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니 선수들의 웃음도, 울음도 너무 생생하게 다가왔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남자와 여자 각각 2명씩 경기에 출전해 남자 선수는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여자 선수들은 결승A 경기에서 2등과 3등으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지 6년 만에 다시 개최된 올림픽. 현장에서 느낀 감동을 글로 다 표현하긴 힘들 것 같다. 미래의 스타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고, 평소 인기 많은 종목과 관람하기 힘든 종목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인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마지막 경기는 2월 1일 오후 4시, 폐막식은 같은 날 저녁 8시에 개최된다.
가족 혹은 친구, 연인과 함께 올림픽 경기가 펼쳐지는 강원도를 찾아 대한민국 선수들과 미래의 올림픽 스타들을 직접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 아마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긴장과 쾌감을 선사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