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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에서 들어본 엑스포 개최의 모든 것

2023.10.26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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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까지 채 40일도 남지 않았어요.(인터뷰를 했던 10월 19일은 엑스포 개최지 발표 40일 전이었다)”

광화문에 위치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광화문에 위치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종종 놀러 가던 광화문을 다른 일로 찾았다. 방문증을 받아 사무실로 올라가는 건 처음이었다. 낯선 기분도 잠시, 사무실에 도착하자 친근함이 느껴졌다. 14층 사무실에 붙은 익숙한 로고를 봤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곳 광화문에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있다.

등록엑스포(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부산은 2030년 개최를 목표로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11월 28일이면 파리에서 회원국 투표로 개최국이 결정된다. 

올봄, 실사단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난 모두가 바라는 세계박람회 유치 열망을 실감했었다. 이제 그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현재 BIE(국제박람회기구) 본부가 있는 파리를 비롯한 해외 각지에서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유치위원회를 방문, 이경호 유치지원단장과 만났다.      

이경호 유치지원단장.
이경호 유치지원단장.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유치지원단은 대외교섭과 BIE 활동을 위한 행정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국무총리 산하로 통합됐다. 과거 민간과 정부위원회로 나눠 있었으나 공동위원회로 확대 개편됐다. 정부위원회는 국무총리, 민간위원회는 대한상공회의소,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각각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의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유치지원단은 산자부, 외교부, 부산시청 등 각 부처에서 온 40여 명으로 구성, 개최 발표 직후까지 운영된다. 

부산에서 2030 세계박람회 개최를 소망한다.
부산에서 2030 세계박람회가 유치되기를 소망한다.

“엑스포 파급효과요?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메가 이벤트잖습니까. 굳이 기간을 비교하자면 올림픽은 한 2주, 월드컵은 한 달 정도인데요. 등록엑스포는 6개월이거든요. 일단 기간부터도 길잖아요.”

지금 우리에게 큰 관심사는 경제가 아닐까. 다시 한번 정확하게 듣고 싶어 엑스포가 가져올 파급효과부터 물었다. 이 단장은 비교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6개월 동안 대한민국에서 엑스포가 열리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국가 브랜드, 기술 등을 충분히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고. 

“우리나라에 글로벌 기업이 많은데요. 현장에서 기업관을 구축해 기술 노하우와 제품을 해외에 알릴 수 있으니 기업 인지도가 높아지겠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비즈니스를 할 기회도 늘어날 테고요.”

등록엑스포(종합박람회)와 인정엑스포(전문박람회) 차이를 몰랐을 땐, 개최국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줄 알았다. 아니다. 등록엑스포 경우, 개최국은 부지(땅)만 제공하고, 이외 참여관 건립 등은 참여국에서 직접 하게 된다. 2030 세계박람회는 등록엑스포다. 

“참가국마다 내셔널 데이(국가의 날) 행사가 있어요. 그때 각국 정상들을 포함한 귀빈들이 오시는데요. 귀빈과 함께 주요 부처와 기업들이 오게 되니까요. 경제는 물론 외교 활동까지 넓힐 좋은 기회인 거죠.”

2019년 산업연구원 발표에 의하면, 부산이 엑스포를 개최하면 얻는 생산유발금액은 43조 원, 부가가치는 18조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다. 

“KOTRA(코트라) 자료에도 등록엑스포를 개최했던 국가들이 기대보다 훨씬 성공적이었다고 하는데요. 상하이나 두바이 등 기존 등록엑스포 사례들을 살펴보면, 예상보다 훨씬 큰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서울역에서 본 2030세계박람회 홍보 광고.
서울역에서 본 2030 세계박람회 홍보 광고.

그는 엑스포 개최의 또 다른 장점을 들었다. 바로 지역균형발전이다. 

“최근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했는데요. 세계박람회가 개최되면, 부산을 중심으로 한 부울경 동남권이 또 다른 하나의 성장축으로 발전하겠죠. 이를 통해 국가가 골고루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그간의 행보는 어땠을까. 이 단장은 엑스포 활동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했다. BIE에서 요구하는 공식 일정과 별개로 하는 교섭 및 홍보 활동이다. 우리는 타국에 비해 시작은 좀 늦었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달렸다고 했다. 

“민·관 활동(대외교섭 등) 거리를 환산해봤는데요. 작년 9월을 기준으로 지구 409바퀴를 돌았다더라고요. 특히 대통령께서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많은 일정을 소화하셨는데요. 이를 통해 엑스포 유치 활동에 좋은 전환이 된 기회가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구 409바퀴면 1640만8822km다. 이 숫자가 곧바로 체감되는지. 지금까지 대외교섭, 심포지엄 등 무수한 활동을 벌인 결과다. 그는 이렇게 민·관이 혼연일체가 된 사례도 꽤 이례적이라고 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이런 많은 일 중 그의 기억에 남았던 행사는 무엇일까. 

“가장 최근이라 그런가요. 지난 한글날에 했던 심포지엄이 생각나네요.”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한글날 파리에서 진행한 심포지엄을 떠올렸다. 보통 심포지엄에는 80여 명만 와도 많은 인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날은 100명 넘게 참석했다. 또 2시간 동안 참석자들이 거의 자리를 뜨지 않고 열심히 경청했단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은 게 아닐까 싶었다고.   

부산의 마스코트 부기를 비롯한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관련 물품.
부산의 마스코트 부기를 비롯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관련 물품.

이제 엑스포 유치 투표일이 거의 막바지에 왔다. 이 시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일까. 그는 단연코 대외교섭 활동을 꼽았다.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국가들을 교섭하고 파리 현지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는 거죠. 이 부분들이 결국 하나로 모여 11월 28일에 투표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11월 28일은 마지막 5차 프리젠테이션 후, 바로 투표로 들어간다. 그는 그 프리젠테이션에서 우리나라의 강점과 차별점을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어떤 점을 부각시킬까. 그는 대한민국의 강점과 부산의 매력을 언급했다. 

대한민국은 기술 강국이자 산업 강국이잖아요. 또 문화 강국이라는 큰 힘이 있죠. 또 부산의 매력은 사계절이 있는 해안 도시잖아요. 이런 부분은 경쟁국이 따라올 수 없는 우리의 영역이며 충분히 차별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올 하반기는 해외 홍보에 집중했다. 영문 등 뉴스레터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개최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 등을 알렸다. 또 CNN과 BBC 같은 언론 및 주요 지역에서 관련 영상, 포스터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저희는 원팀이니까요. 기업과 정부, 모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해외공관에서도 저희 지원단에게 피드백을 잘 주시고 저희는 그에 맞춰 열심히 지원하고 있어 무척 잘 돌아가고 있거든요.”   

홍보 배너가 세워져 있다.
홍보 배너가 세워져 있다.

이 단장은 부산 출신이다. 부산 명소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잠시 머뭇거리며 말했다. “사실 부산 이외 분들이 더 부산을 잘 아시더라고요. 지난 봄 실사단이 버스를 타고 가다 해운대가 보이자 흥미를 보이셨고요. 또 유엔기념공원에 모시고 갔을 때 모두 의미깊다며 좋아하시더라고요.”

엑스포마다 특징이 있다. 우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부산엑스포는 현 세계가 당면한 문제에 좀 더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가며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점은 BIE 여러 나라에게 공감을 받고 있다고. 이어 그는 “개도국의 경우 한국에서 개최한 엑스포에 참가하면 분명히 배울 점이 많다고 보거든요. 저희도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고요”라고 덧붙였다. 

건물에서 본 2030 부산 세계박람회 현수막.
건물에서 본 2030 부산세계박람회 현수막.

더해 우리나라의 강점인 K-문화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6개월은 K-문화를 좋아하는 나라들이 즐길 수 있기에 충분한 시간이 아니겠느냐고 예상했다. 물론 개최 확정 후, 또 새로운 설계에 들어가고 더 큰 목표가 세워질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경호 유치지원단장이 사무실 앞에서 유치일정을 가리키고 있다.
이경호 유치지원단장이 사무실 앞에서 유치 확정까지 남은 날을 가리키고 있다.

마지막 질문, 국민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늘상 하는 얘기인데 저희가 사우디보다 좀 늦게 시작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초반에는 좀 열세였었고요. 지금 민관이 원팀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고 지지율도 늘고 있어요. 제일 중요한 건, 전 국민이 많은 성원을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는 점입니다. 남은 기간 계속해서 관심과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회의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회의실.

유치위원회를 방문했던 날은 정확히 투표 40일 전이었다. 이곳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이다. 이점을 공감하면서도 막바지 상황을 국민 입장에서 듣고 싶었다. ‘부산이 시작하고, 대한민국이 함께 이뤄갑니다’는 말처럼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우리 모두 염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관의 노력을 봐왔다. 이제 한 달여 남은 기간, 열심히 달려온 만큼 마무리까지 멋지게 해주길 기대해본다. 우리 역시 파리가 아닌 이곳 대한민국에서 유치를 응원할 테니까. 



정책기자단 김윤경 사진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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