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왔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날씨가 꽤 더웠던 것 같은데 이제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햇빛은 따뜻하고 바람은 선선한 지금, 걷기 딱 좋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평소 산책을 좋아하는데, 날씨까지 완벽하니 요즘 건강 앱을 확인하면 하루 평균 2만보 정도를 걷는다.
마침 10월 12일부터 25일까지 2023년 하반기 걷기유행주간이기도 해 ‘코리아둘레길’을 한번 걸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코리아둘레길은 우리나라 외곽의 기존 길을 연결한 것으로 총 4544km에 이르는 국내 최장 걷기 여행길이다. 비무장지대의 디엠지(DMZ) 평화의 길, 동해의 해파랑길, 남해의 남파랑길, 서해의 서해랑길로 구분되며 총 285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불던 10월 어느 날, 해파랑길 1, 2코스가 위치한 부산으로 걷기 여행을 떠났다. 해파랑길은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벗삼아 함께 걷는 길’을 뜻한다고 하는데, 그 말처럼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완벽했던 길이었다.
해파랑길 걷기 여행은 나에게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경관에 감탄하기도 하고 해운대와 광안리를 지나며 화려하고 번화한 거리에 잠시 시선을 빼앗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난번 부산 여행을 왔을 때는 몰랐던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기도 해 다음에 또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혹은 혼자 걷기 여행을 온 관광객도 많이 보였다. 이날 나와 같은 코스로 해파랑길을 걸었던 중년 부부는 “작년부터 해파랑길 완주를 목표로 꾸준히 걷고 있다”라며 “걷기 여행을 통해 우리나라에 아름다운 곳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두루누비’ 앱을 잘 활용해 성공적으로 걷기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평소 길을 잘 찾지 못하는 내가 보기에도 어렵지 않게 길 안내가 되어 있었고 중간중간 쉼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더욱 편리했다.
해파랑길을 걷는 동안 두루누비 앱을 사용하는 관광객들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동백섬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해파랑길에 대해 검색하던 중 두루누비 앱에 대해 알게 되어 설치하게 되었다”라며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앱에서 코스 별로 길 안내를 해주니 굉장히 편리하다. 올해 안에 코스 5개를 걷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해파랑길을 걷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외국인 관광객은 “처음 부산에 왔을 때만 하더라도 해운대만 알고 있었는데, 해변길 곳곳에 표식이 달린 것을 보고 궁금해서 검색하다 해파랑길에 대해 알게 되었다”라며 “얼마 전 광안리 해변에서 해운대에 이르는 구간을 걸어보았는데 길 곳곳에 해파랑길 표식이 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었고,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곳곳을 이어주는 해변길, 숲길, 마을길을 따라 걸을 수 있었던 코리아둘레길. 두루누비 앱의 안내에 따라 해파랑길을 걸으며 푸른 바다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 여행하기 딱 좋은 10월, 코리아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구석구석 숨어있는 명소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