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신조어로 ‘취준준생’이라는 말이 있다. 취업 준비를 준비하는 청년이라는 뜻으로, 취업까지의 단계가 과거에 비해 확장됐음을 알 수 있는 말이다.
취업 시장은 점점 더 ‘고스펙화’되어 가고 있으며, 자격증이나 어학 성적 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청년들은 실무 경험 등을 통해 차별화를 두어야만 한다. 하지만 취업 준비 과정에서 실무 경험까지 챙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청년들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2023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해당 사업은 기업의 수시·경력 채용 확대와 채용 시 직무역량 중시 경향 등에 따라 증가한 청년의 일경험 필요와 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일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23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은 ‘기업탐방형’, ‘프로젝트형’, ‘인턴형’, ‘자율공모형’ 이렇게 네 가지 유형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프로그램에 따라 현업 기반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기업의 실무를 체험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개인의 취업 준비 상황에 맞춰 유형을 선택하면 된다. 프로그램은 최대 3개까지 교차 신청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수료 시에는 수료증이 주어지는데, 프로젝트형, 인턴형, 자율공모형 프로그램의 경우 국가 지원금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지난 5월에 1차 모집이 이루어졌으며, 잇따라 지난 7월에 2차 모집을 시작해 9월 27일까지 신청을 받았다.(https://www.work.go.kr/experi/index.do)
취업준비청년들을 위한 취업 지원사업들은 많지만, 다양한 유형의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적인 직무 경험을 제공해주는 국가 사업은 흔치 않다. 그런 측면에서 일경험 사업은 청년들의 취업 고민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사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실제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사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참여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3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에 대해 들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디지털 마케팅 실무 프로젝트’ 참여자인 정 모(22) 씨는 마케팅 전문 기업에서 대행 기업의 현업에 기반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 씨는 “기업 측에서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준 덕분에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현직자분들께서도 친절하고 꼼꼼한 자세로 코칭해주셨다”면서, “광고기획 직무에 대한 모호한 관심을 확신으로 굳힐 수 있었던 아주 만족스러운 기회였다”라고 전했다.
‘경영사무 인턴형 일경험 프로그램’의 참여자인 김 모(27) 씨는 “평소 경영사무행정직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실무 경험을 쌓고 싶어서 해당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실제 현직자들이 하는 업무를 체험할 수 있어 만족한다”면서,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인턴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얻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기관의 인턴형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 모(23) 씨는 “기업에서 제공한 직무계획서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어떤 업무에 투입되는지를 알기 어려웠고, 기업에서 부여하는 과업을 통해서는 실무를 경험하기에 부족함이 있었다”면서, “‘일경험 수련생’이라는 지위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점도 마음에 걸린다. 취업을 할 때 이번 활동이 인턴 경력으로 인정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앞으로 사업을 홍보할 때에는 일경험 수련생으로 수료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명시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23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의 참여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해본 결과, 대다수의 참여자들이 사업을 통해서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어떤 기업에서 인턴을 했는지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갈린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일경험 사업 홍보 시에 사업의 이점 외에도, 지원자들이 인지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명시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지난 9월 25일, 2024년도 중앙행정기관 등 공공부문 청년인턴과 민간 일경험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고용노동부와 국무조정실의 ‘제3차 일경험 정책협의회’가 있었다. 협의회에 따르면 2024년에는 중앙행정기관 청년인턴의 참여 인원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며, 청년의 수요에 맞는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부처별 우수 운영사례 발굴과 청년인턴 참여자 설문조사를 거쳐 개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청년 일경험에 대한 수요와 필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일경험 사업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고 그 역할이 막중해지고 있다. 일경험 사업이 취업 경쟁에 놓인 청년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도록, 청년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며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