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은 방문하는 집 근처 초밥집. 업무를 끝내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방문했던 지난주 평소와 다르게 생선찜이 서비스로 함께 제공됐다. 국물에 디저트 초밥까지 기존에도 서비스가 많았는데 생선찜까지 나오니 한 상 가득 한 끼가 차려졌다.
사장님께 이렇게 서비스를 많이 줘도 되냐고 물어보니 사실 서비스를 더 하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최근 수산물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다 보니 가격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조금 더 푸짐하게 음식을 제공하는 쪽으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조용히 건네왔다.
지난 8월 24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다. 국제원자력기구와 일본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방류될 수치는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 사회에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당장 내가 종종 방문하는 초밥집 역시 서비스 등을 더해 고객을 유인하고 있었고, 마트에서는 천일염이 일시 품절이라는 안내를 내걸기도 했으니 말이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역시 국민의 불안을 의식한 듯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과 관련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일본에서 제공받은 오염수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나아가 해양 공역 및 국내 영해 거점을 대상으로 매일 방사능 수치를 측정해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물방사능안전정보 홈페이지(https://www.mof.go.kr/oceansafety)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의 모든 바다를 권역으로 나눠 해양 방사능과 해수욕장 방사능을 측정해 고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매일 진행되는 수산물 방사능 검사는 2023년 8월 말 기준 누적 6600건이 넘는 검사 결과를 도출했고, 아직까지 기준치를 초과한 건수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참고로 안전 현황은 3단계로 나뉘는데 안전 등급은 kg당 50베크렐 이하의 수치로 국내 영유아 식품 안전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을 말한다. 관심 등급은 50 초과 100 이하의 수치를 말하고, 위험 수준은 국내 식품 안전기준인 100베크렐을 초과한 경우를 말한다. 홈페이지에서는 우리나라 수산물 방사능 기준은 국제 기준보다 10배 더 엄격한 수준이며, 해외 선진국보다 강화된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기도 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관련 정보(https://www.kins.re.kr/emitCoursData)를 그림과 수치로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매일 측정된 K4 탱크의 6개 핵종 농도와 해수 배관 헤더, 상류 수조, 인근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를 IAEA와 일본 정부로부터 받아 고시하고 있었는데, 채취하는 장소의 특징과 기준치를 함께 설명해 이해를 돕고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방출이 개시된 8월 24일 이후 매일 정보가 업데이트 되고 있다는 것인데, 주말과 공휴일에도 전일자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홈페이지 하단에는 국내외 기관으로 연결되는 바로가기 링크가 있어 보다 자세히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어있다.
물론 투명한 정보 고시에도 한계점은 존재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만약 일본이 정직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거나, 측정기기의 오류 등으로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일본이 발표한 방류 계획이 당초 계획과 다르게 진행된다면 당연히 국제분쟁 절차를 통해서 이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방사능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한 지인은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도 일상 방사선을 많이 흡수하고 있으며, 일본과 국제원자력기구의 발표대로라면 안전한 수치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국민을 보호하고 어민의 피해를 구제할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것 같다”라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모니터링 및 정보 공개와 더불어 지자체에서도 자체적으로 국민의 안심을 위한 방사능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버스교통정보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BIS가 설치된 곳에는 지역의 수산물 방사능 안전 정보를 주기적으로 송출하고 있었고, 지자체의 SNS나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오염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 어느덧 2주가 넘었지만, 아직 국민의 불안감이 모두 해소되기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 공개와 방사능에 대한 올바른 안전 교육, 그리고 피해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항상 국민을 우선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