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비대면 사실조사,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네요

이른 아침 찌뿌듯한 몸을 이끌고 운동을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한 쪽 벽면에 떡하니 붙은 공고문을 하나 발견했다. 타면 바로 보이게끔 붙여 놓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안보고는 지나칠 수 없는 위치였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하라는 거였다. 주민등록 사실조사가 뭘까?

주민등록 사실조사는 말 그대로, 주민등록에 기재된 주소와 우리 세대가 살고 있는 주소가 일치하는가를 조사하는 것이다. 희한하게도 내 기억 속에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둘 무렵에 통장님이 찾아와서 조사한 것밖엔 기억이 안 나는데 매년 실시하는 거라고 한다. 기존에는 9∼10월에 했지만 올해는 출생 미등록 아동을 선제적으로 찾아내기 위해 두 달여 앞당겨 이미 7월 17일부터 실시하고 있단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출생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미등록 영유아 2123명(2015~2022년생) 중 249명이 이미 숨졌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 확인된 바 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와중에 태어난 아이조차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나와 남편, 초등학생 자녀, 이렇게 셋으로 구성된 나의 가족 가운데 엘리베이터 공고문을 보고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할 사람은 나밖에 없으므로, 나는 공고문에 쓰인 대로 정부24 애플리케이션을 열었다. 그런데 정부24를 통해 비대면 사실조사에 참여하기 위해선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먼저 이 비대면 사실조사는 PC가 아닌 앱을 통해서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반드시 주민등록상의 주소지에서만 진행해야 한다는 것인데, 나의 경우 집에서 약 1km 떨어진 도서관에서 하다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아 의아했던 경험이 있으니 꼭 거주지에서 실시해야 한다. 

자,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비대면으로 주민등록 사실조사에 참여해볼까? 먼저 정부24 앱이 없다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회원가입과 로그인 절차가 필요하다.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메인 화면에서 ‘비대면 주민등록 사실조사 서비스’를 쉽게 볼 수 있는데 개인정보활용 동의 및 참여하기를 클릭한다. 이후, 참여자 정보, 세대 정보, 세대원 정보 사실 여부 확인 등 3단계를 거치면 마지막 절차만이 남는다. 휴대폰 단말기의 GPS 정보를 통해 주민등록상의 주소지와 동일해야만 정상적 참여로 처리되는 것이다. 

오는 8월 20일까지 비대면 사실조사가 이뤄지고, 이후 10월 10일까지는 방문조사가 실시된다. 하지만 비대면 사실조사에 참여했더라도 중점조사 대상이 포함된 세대라면 방문조사가 진행되는데, 복지취약계층, 사망의심자, 장기결석 및 학령기 미취학아동, 100세 이상의 고령자, 장기 거주 불명자가 이에 속한다. 

정부24 애플리케이션 접속부터 비대면 주민등록 사실조사까지, 이미 정부24 회원가입이 되어 있었던 나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정말 쉽게 끝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과태료가 무려 50만 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조사 기간 내에 자진 신고를 하게 된다면 과태료를 경감받을 수 있다고 한다. 

나의 가족은 누구이며, 어디에 살고 있는지 제대로 신고하는 일! 어렵지 않으니 얼른 신고해서 이 무시무시한 찜통 더위에 통장님 및 관계 공무원들 발품 팔 일 덜어드리면 어떨까? 지금 바로 정부24 앱을 켜자.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nanan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