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에 부합하는 보건 정책,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인구구조가 선진국형으로 변화하면서 중장년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정확한 보건, 식량, 영양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국민의 건강과 영양 상태를 실제로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에서 수행하는 법정조사가 바로 ‘국민건강영양조사’이다. 매년 4800가구 1만여 명의 국민을 선정하여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이 돼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런 조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대상 가구로 선정이 되어야만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전화와 우편으로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 가구로 선정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기 건강검진처럼 인근의 병원으로 가야 하나 생각했는데 질병관리청에서 보내준 초록색과 노란색의 이동 검진차량이 거주지 근처로 와 출장검진서비스를 제공해주었다.
집 근처로 온 버스에 탑승해 신장, 체중, 혈압, 혈액, 소변, 구강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검진 항목이 생각보다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키와 몸무게, 허리둘레 등을 측정하여 비만 여부를 확인하고 체성분검사를 통해 체지방량과 골격근량을 확인, 구강검사를 통해 충치가 있는지, 악력검사를 통해 근력 수준은 얼마나 되는지에 이르기까지 국민건강검진보다 오히려 더 자세하게 검사가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이 모든 검사는 당연히 무료로 진행됐다.
혈액검사 같은 의료적 검사도 진행했지만 동시에 설문조사의 방법을 통해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평소의 활동 및 식생활은 어떤지, 또 상담심리적인 문진도 진행이 돼 상당히 꼼꼼하게 검진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날 검진을 담당한 질병관리청 직원의 말에 따르면 검진을 받은 뒤 약 4~6주 후에 우편으로 상세한 결과지를 보내줄 예정이라고 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실시 취지는 국가의 합리적인 보건 정책 수립을 위해서이지만 조사의 대상이 되는 국민들도 자신의 건강이 어떠한지 구체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전에 국민건강영양조사가 왜 실시되는지, 어떤 검사를 하게 되는지 이해하기 쉽도록 관련 팸플릿도 보내줬다. 조사에 앞서 팸플릿을 잘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 가구로 선정되면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하여 그 가구의 구성원은 의무적으로 검사에 참여하여야 한다. 아무리 검진을 위해 버스와 의료진이 주거지 근처로 오고 친절히 설명도 해주지만 어찌됐든 시간을 내어 참여해야 하는 수고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감안해서인지 검사에 참여한 국민에게는 4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이 제공됐다.
우연히 참여하게 된 국민건강영양조사였지만 현재의 건강 상태도 확인할 수 있고 국가에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향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대상 가구로 선정이 된다면 수고스럽더라도 국민 전체의 건강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참여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