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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주변 도보 관광코스 한바퀴

2023.05.23 정책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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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개방된 지도 1년이 지났다. 처음 청와대가 개방되었을 때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 번, 건물 내부까지 개방되었을 때 한 번, 총 두 번 방문했다. 그래도 그 넓은 내부를 다 둘러보지 못해 다시 한번 가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마침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청와대 권역 관광코스 10선을 선보였다. 주변의 랜드마크도 함께 즐길 수 있다니 기대가 되었다.

정부는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만끽할 수 있는 관광자원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 권역의 K-관광 랜드마크 역시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인근의 다양한 역사, 문화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음식과 문화, 클라이밍, 전통문화 등을 주제로 10개의 테마별 도보 관광코스를 만들었다. 청와대 주변에는 경복궁, 서촌, 북촌, 박물관, 북악산 등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들이 즐비하다. 이러한 관광자원과 청와대를 한데 묶어 전 세대, 전 세계인이 즐기는 한국 대표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권역 관광코스 10선(출처=문화체육관광부)
청와대 권역 관광코스 10선.(출처=문화체육관광부)

나는 10개의 관광코스 중 북촌의 근현대 건축물 코스를 선택했다. 건축물 코스를 고른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건축 문화재 전공자로서의 관심과 호기심 때문이었다. 또 초고속 성장을 이룬 최첨단 현대 도시 속에서 살아남은 근대의 흔적을 돌아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특히 도시 속에 녹아든 건축 문화재는 박물관에 입장하려고 줄을 서거나, 유물을 보려고 오랜 시간이나 돈을 들이지 않아도 곧바로,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천도교 중앙대교당 건물. 붉은 벽돌이 인상적이다.
천도교 중앙대교당 건물. 붉은 벽돌이 인상적이다.

서울시청 쪽에 있던 나는 지도와는 반대로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부터 코스를 시작했다. 이 건물은 언젠가 안국역에서 택시를 기다리다 고개를 돌렸을 때, 이질적인 서양식 지붕에 눈길을 사로잡혔던 건물이다.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근대 건축으로 한국에서 보기 드문 제체시온(분리파) 양식의 서양식 건축물이다. 

내가 갔을 땐 외국인 관람객 2명 외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외국인 눈에는 서양식 건물보다 한국 전통 건물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겠지만,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한국식과 서양식이 절충된 한국 근대 건축을 대표하는 문화재라고 할 수 있다.

담쟁이덩굴이 인상적인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인스
담쟁이덩굴이 인상적인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두 번째는 창덕궁 옆의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이다. 이곳은 등록문화재 제586호로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다. 그가 창립한 공간그룹의 사옥으로 사용되다가 2014년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김수근은 창덕궁과 주변 한옥들과의 조화를 위해 기왓장 느낌의 전돌을 주재료로 삼았고 인공적인 건물과 자연과의 상생을 고려하여 담쟁이덩굴을 심어 외벽을 장식하였다고 한다. 건물을 덮고 있는 담쟁이덩굴이 여전히 남아 그의 유지를 잇고 있었다. 

기하학적 매력이 담긴 LG 상남도서관
기하학적 매력이 담긴 LG상남도서관.

창덕궁 옆 골목을 따라 세 번째 ‘LG상남도서관’으로 향했다. 꼭 대저택에 들어가는 기분이었는데 LG 구자경 명예회장이 사저를 도서관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 역시 김수근의 작품이다. 주택용으로 설계했지만 굉장히 기하학적으로 보였다. 계단을 올라가면 탁 트인 정원이 있다. 건물에 들어가서 더 높이 있는 테라스에 서면 서울이 훤히 내려다보일 것만 같았다. 내부 방문은 다음을 기약하고 네 번째 ‘가회동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옥과 양옥의 조화가 아름다운 가회동 성당
한옥과 양옥의 조화가 아름다운 가회동성당.
가회동 성당의 옛 성전 전경
가회동성당의 옛 성전 전경.

가회동성당은 한국에서 거행된 첫 미사를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성당이다. 1949년 한국 천주교 초기 신앙의 중심지였던 이 북촌 지역에 가회동성당이 설립되었다. 이후 2014년 한옥과 성당이 들어선 양옥이 어우러진 구조로 새롭게 건립되었다. 1층에는 한국 천주교와 가회동성당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역사전시실이 있어 건축물을 감상하는 김에 전시품도 같이 둘러보았다. 전시실에는 남부유럽식과 고딕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옛 성전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안전 문제로 새 성당이 지어졌지만 이 건물이 남아 있었다면 한국식 근대 건축의 또 다른 모델이 남아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동양과 서양이 절충된 독특한 번사창
동양과 서양 건축 양식이 절충된 번사창.

드디어 코스의 마지막인 한국금융연수원의 ‘번사창’이다. 외교공관으로 보이는 저택이 있는 오르막길을 지나 다시 계단을 내려와 조금 걸으니 한국금융연수원 건물이 보였다. 이곳에 도착한 나는 약간 당황했다. 알고 보니 코스에서 소개하는 문화재는 안쪽에 있었다. 조용한 공간을 지나자 특이한 건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바로 서울시 유형문화재인 ‘기기국 번사창’. 이 건물은 조선시대 말 근대무기를 제작하던 기기국 소속의 번사창 건물로 1884년에 지어졌다. 벽돌쌓기 기법이나 처마 장식, 창문 형태는 중국풍이고 지붕틀 구조에는 서양식 요소도 보인다. 이 건물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벽돌조 건물이자 한국 최초의 근대적 공장 건물이며, 동양과 서양 건축 양식이 절충된 독특한 건물이다.

추천 건물 외에도 북촌에는 멋진 근현대 건축물이 많다.
추천 건물 외에도 북촌에는 멋진 근현대 건축물이 많다.

북촌 코스는 약 2시간에 걸쳐 끝이 났다. 앞으로 이 코스를 그대로 활용한다면, 이 건축물을 선택하게 된 건축물의 역사나 건축사적 의의 등이 담긴 안내판이 부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는 가이드가 함께하는 투어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와대 K-관광 랜드마크 투어 한정으로 ‘번사창’ 같이 평소에는 입장이 불가능한 내부를 관람하게 해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품어본다. 북촌의 골목골목, 5개의 건축물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느라 만보를 넘게 걸어 피곤하기도 했지만 한국만이 가진 독특한 근, 현대 건축물은 전통 건축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당기는 차별화된 K-관광자원이 될 것임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수민 amantedepari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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