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월 3일부터 5월 28일까지 열리는 ‘2023 박물관·미술관 주간’은 가정의 달 5월에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중 문화행사 중 하나이다. 박물관·미술관 주간은 1977년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가 매년 5월 18일에 지정한 ‘세계 박물관의 날’을 기념하여 2012년부터 운영하는 행사이다. 올해의 주제는 ‘박물관, 지속 가능성과 웰빙(Museums, Sustainability and Well-being)’으로, 전 세계의 화두 중 하나인 지속 가능한 발전을 박물관, 미술관 차원에서 모색해 보고자 하는 시도가 담겨있다.
약 3주 간의 기간 동안 박물관, 미술관 주간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민들이 문화를 가까이 즐기고 이를 통해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고자 한다.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뿐만 아니라 온라인 뮤지엄 탐방인 뮤궁뮤진, 스탬프 투어인 뮤지엄꾹, 국제학술대회 등을 준비하였다. 관람객은 자신의 관심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가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스탬프 투어 ‘뮤지엄꾹’에 참가했다. 뮤지엄꾹은 박물관과 미술관에 숨겨진 스탬프를 수집하는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스탬프 투어는 사실 박물관, 미술관, 기념물 등 관광지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박물관 여권에 도장을 찍어준다든지, 지도 도장 깨기라든지, 혹은 방문한 기관의 기념주화를 수집한다든지, 이런 다양한 형태로 스탬프 투어가 이루어진다.
이번 박물관·미술관 주간 스탬프 투어의 특이한 점은 바로 QR코드 스캔 투어라는 것이다. ‘박물관 스탬프 투어’라고 했을 때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실제 도장이 아닌, 전시관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서 스탬프를 수집한다는 점이 특별해 보였다. 그래서 뮤지엄꾹에 꼭 한 번 참여해 보고 싶었다.
박물관, 미술관 주간도 즐기고 뮤지엄꾹에 참여하기 위해 집 근처 헤이리 예술마을로 향했다. 첫 번째로 방문한 박물관은 ‘세계민속악기박물관’. 벌써 개관한 지 20년이 된 곳으로 한국 최초의 악기 박물관이라고 한다. 전 세계 120개국에서 수집한 2000여 점의 악기와 민속자료를 소장 및 전시하고 있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악기에서부터 소리가 날까 싶은 악기들까지, 정말 신기한 악기들이 많았다. 몇몇 악기는 직접 연주해 볼 수도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 관람객이 몇 명 있었는데 나처럼 뮤지엄꾹 QR코드를 스캔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이곳에서는 ‘키워드로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두 번째 스탬프를 받은 곳은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이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18호 옥장(장신구) 김영희 선생의 작품을 대다수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한국의 전통 장신구와 옥공예품에 관련된 작품을 전시한다. 조선 왕실에서 사용하던 궁중 장신구를 복원, 복제하거나 전통 문양을 현대 작품으로 응용한 현대 작품들을 통해 전통문화와 전통기술에 대한 가치를 알린다. 박물관, 미술관 주간을 맞아 ‘조선왕실, 옥공예의 부활’이라는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이제 2개의 스탬프가 모였다. 관람객은 이렇게 박물관, 미술관에서 각각 적립한 스탬프를 가지고 응모(https://www.museumweek.kr/)를 하면 추첨에 따라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적립한 스탬프 개수에 따라 선물이 달라진다.
나는 2개니까 2등급 미주 친구가 되었다. 미주 친구에게 주어지는 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 상품인 반가사유상 무드등이다. 그 밖에도 1등급 미주 베프(스탬프 3개)에게는 반가미니어처 83호, 3등급 미주 동생(스탬프 1개)에게는 이건희전 인센스 스틱, 그리고 최다 스탬프를 적립한 1명에게는 무려 노이즈 캔슬링 블루투스 헤드폰을 선물로 준다는 사실! 꼭 당첨되고 싶습니다!
박물관·미술관 주간 공식 홈페이지에는 뮤지엄꾹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뮤지엄 곳곳에 숨겨진 3개의 QR퍼즐을 모아...’ 사실 이 설명을 읽고 나는 이런 상상을 했다. 작품 옆에 있는 캡션 곳곳에 QR코드가 붙어있어서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박물관과 전시품을 찾아 헤매야 할 줄 알았는데, QR코드 찾기는 너무 쉬웠다. 선물에 당첨되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당첨자가 발표되는 6월을 기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