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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축제, 과거와 현재를 잇다

2023.05.09 정책기자단 정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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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이만큼 한국과 일본을 표현하는 말은 없는 것 같다. 날씨가 좋은 날, 부산 태종대에서 먼 수평선을 바라보면 대마도가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가깝지만, 수많은 인접 국가들의 관계가 그러하듯 한일 관계 역시 역사적인 문제로 너무나도 멀리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요즘 우리집 아이들은 부쩍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 6살인 둘째의 애창곡은 뮤지컬 ‘영웅’의 노래이고 영화를 보고 와서는 단지동맹을 흥얼거리며 본인 손바닥으로 안중근 의사의 손을 표현한다. 3월 1일에는 부산 동래에서 있었던 만세운동에도 참여해 큰소리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는 포켓몬빵을 먹으며 닌텐도를 하고 도쿄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어한다. 6살 아이의 마음에도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던 중 5월 5일부터 7일까지 ‘조선통신사 축제-평화로’ 행사가 부산에서 4년 만에 개최된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2030명의 시민이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는 ‘평화의 문화사절단 행렬’을 펼치며 옛 통신사의 뱃길을 따라가는 ‘조선통신사선 뱃길 탐방’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고 했다.

조선통신사축제
조선통신사 축제.(출처=한국관광공사)

축제를 즐기기 위해 아이와 조선통신사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비바람으로 인해 취소된 조선통신사 행렬 소식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하던 우리는 부산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누리집(www.tongsinsa.com)에서 간단하게 조선통신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온라인 행렬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이와 함께 행렬의 구성원이 되어 참여해봤다. 한양에서 출발하여 에도로 가는 여정을 간략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온라인행렬
부산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누리집의 조선통신사 온라인 행렬 참여 배너. 한국어, 일본어로 참여 가능하다.

조선통신사는 17세기에서 19세기까지 한국과 일본 간 평화 구축과 문화 교류의 역사이다. 임진왜란 이후 단절된 조선과의 국교를 회복하고자 했던 일본 에도 막부는 조선에 사절단을 요청하였다. ‘통신’이란 신의를 나눈다는 의미로 조선통신사는 조선후기 조선과 일본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교류였다고 볼 수 있다. 

조선통신사 소개
조선통신사의 통신은 ‘신의’를 나눈다는 뜻이다.(출처=부산문화재단 누리집)

조선통신사의 왕래로 두 나라의 국민은 증오를 풀고 상호 이해를 넓혀, 외교뿐만 아니라 학술, 예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의 성과를 내었다. ‘성신교린’을 공통의 교류 이념으로 삼아 정치적 안정과 함께 안정적 교류도 이루었다.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201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조선통신사 기록
조선통신사 기록. 부산문화재단 누리집에서 온라인 통신사 행렬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외교, 여정, 문화 교류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조선 국왕이 보낸 조선국서와 함께 한양에서 에도(도쿄)까지 왕복 4500km에 달하는 여정의 기록, 조선과 에도 막부의 필담으로 주고 받은 대화와 시문창화 등이 그것이다. 

조선통신사기록물
조선통신사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다.(사진 출처=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함께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있었다. 7일에 있었던 한일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이 양국 국민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더 높은 차원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 합의 소식을 전하며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하여 의미있는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9차 한일우정걷기에서 참가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한국걷기연맹)와 일본걷기협회는 옛 조선통신사 사신들의 발길을 따라 이날 광화문을 출발해 오는 5월 23일 일본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행사를 마무리한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제9차 한일우정걷기에서 참가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한국걷기연맹)와 일본걷기협회는 옛 조선통신사 사신들의 발길을 따라 4월 1일 광화문을 출발해 오는 5월 23일 일본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행사를 마무리한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일 양국의 역사적 갈등과 반목의 골이 깊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한일 관계의 개선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 하나의 큰 문제로 시작된 관계가 아닌 끝없는 무수한 문제들이 한일 관계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일 양국이 서로 협력하고 교류가 필요하다는 것 역시 인식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쉽게 말할 수 있는 그러나 너무나도 어려운, 상호 간의 존중과 신뢰이다. 조선통신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역사적인 문제를 넘어 진실로 교류하며 소통하는 것이 미래를 향한 해답이다. 끝없이 이어온 한일 양국의 마찰만큼 서로가 ‘긍정의 기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인내 그리고 이해가 필요하다. 조선통신사의 기치인 ‘성신교린’(정신을 서로 속이지 않고 진실로 교류하고 소통한다)이 한일 양국에게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정책기자단 정명철 사진
정책기자단|정명철urpolicy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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