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주하는 제주도는 천혜의 관광지로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제주공항 이용자는 연간 30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1분 40초당 한 대씩 비행기가 이륙한다는 통계도 있다. 제주도는 공항 소음대책지역뿐 아니라 어디에서도 항공기 이착륙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소음을 매 순간 듣고 일상을 살아가는 소음대책지역 주민들의 고충을 짐작할 수 있다.
공항 소음대책지역은 어떻게 선정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한 지원사업은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궁금해서 ‘제주공항소음민원센터’를 찾아 현승도 센터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주공항소음민원센터는 제주도 내 공항소음 피해주민 지원사업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민간위탁 운영 중인 기관이다. 지원사업은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 소음대책지역(61Lden 이상) 및 인근지역(57Lden 이상 61Lden 미만) 주민들의 복지 증진 및 소득 증대를 위해 시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소음대책지역 선정 대상 공항은 김포공항을 포함한 6개 민간공항이다. 청주와 같은 군사공항은 적용되는 법률이 다르다고 한다. 소음대책지역은 미래 항공기 수요와 5년마다 이뤄지는 소음 영향도 조사 결과에 따라 지정된다고 한다. 소음 피해가 있는 지역 중 소음 영향도가 일정 수준(Lden 61dB) 이상인 지역을 등고선 형태로 산출해 소음대책지역을 고시한다.
소음등고선에 조금이라도 걸쳐지면 소음대책지역에 포함되나 그렇지 않을 경우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이 소음 측정을 요구하나 사실 재지정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제주공항소음민원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공항소음지도를 통해 대상 지역 확인을 할 수 있다.
주민 지원사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주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조례를 통해 소음대책지역 주민이 공항을 이용시 공항 이용료를 1인당 연 4차례 지원하고 있다. 또한 소음대책지역 주민에게 방음시설 설치지원, 냉방시설(에어컨) 지원, 여름철 전기료 지원, 공영방송 수신료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학업 안정을 위한 장학금 지원사업으로 2022년에 고등학생 160여명, 대학생 110여명 대상으로 3억 원을 지원하고 올해 예산도 3억 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매년 인근 유치부 포함 초등학교 대상으로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도 진행하고 있다.
현승도 센터장은 지원사업을 수행하면서 아쉬운 점으로 다음과 같은 의견을 말했다. 5년에 한 번씩 재지정되는 소음대책지역은 3종으로 분류가 되는데 그 지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문제는 ‘3종 나’ 지역에서 ‘3종 가’ 지역으로 변경되는 경우 주택을 지을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제도 시행에 유예기간을 두거나 미리 사전에 고지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아쉽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내가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항공기가 누군가에게는 일상생활에 피해와 불편을 주고 있다. 최근 냉방시설의 전기료 일부 지원사업 대상에 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마을회관 등을 추가하는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는데,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소음대책지역 주민들의 삶이 좀 더 나아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