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소방대피훈련을 배워왔다며 “불이야”라고 외친 후 문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설명을 했다. 아이가 배워 온 교육 내용이 맞지만, 좀 더 자세히 알려주고 싶었다. ‘소방관한테 직접 교육을 받아볼 수는 없을까? 현실감 있게 배워볼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던 중 소방안전체험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충청남도 안전체험관에 방문했다.
소방안전체험관은 만약의 사고와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전국 13곳에 있는 소방안전체험관은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특화된 체험시설을 갖고 있다.
아이는 어린이 안전마을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 공간은 4~7세 이하 어린이들에게 노출되기 쉬운 안전사고를 중점으로 생활, 화재, 교통 3가지의 안전체험교육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김수민 소방교육관의 진행에 따라 아이는 전기를 이용한 가전제품을 함부로 다루지 않기, 부엌에서 장난치지 않기, 비상구 위치 알아두기, 무단횡단 하지 않기, 차에서는 안전벨트 착용하기 등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마친 후 아이는 “소화기로 불 끄는 교육이 제일 재미있었다. 위급상황시 119에 전화하여 자신의 이름, 위치 및 처한 상황을 말하는 것을 배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아이 교육이 끝난 후, 나는 김병준 소방교육관이 진행하는 초등학생~성인이 참여할 수 있는 안전체험교육에 참여했다.
먼저, 사회재난 체험공간에 들어섰다. 이 공간에서는 도시철도, 승강기, 건물 내 화재사고 등의 체험을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는 장소였다.
살아가면서 이런 크고 작은 사고를 겪어보지 않아 어디서든 화재가 나면 ‘손으로 입과 코를 막는다’라는 설명만 듣고 살아왔었다. 실제 화재 상황처럼 유독가스 같은 연기로 시야 확보가 안되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이 때 교육관의 설명에 따라 침착하게 대피하는 방법을 배웠다.
다음, 자연재난 체험공간으로 이동했다. 이 공간은 지진, 산불, 산사태, 태풍, 수난 안전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지난 해 가을, 괴산에서 4.1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었다. 이 여파로 대전에 있던 나와 아이도 지진을 느낀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너무 놀라 탁자 밑에 몸을 숨기지 않고 아이를 감싸 안고만 있었다. 체험 및 교육을 듣고 생각해보니, 규모가 더 강한 지진이었다면 큰일 날 행동이었음을 깨달았다.
끝으로 응급처치실습관에서 심폐소생술과 심장제세동기 작동법을 배웠다. 심폐소생술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실습을 해봤다. 시물레이터 분석을 통해 보다 빠르게, 규칙적으로 가슴 압박을 해야함을 깨달았다. 최근, 직장 내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들은 지인들이 “너무 힘들다. 생각보다 어렵다”라는 말을 전해줬었는데, 교육 및 실습을 해보니 왜 심폐소생술을 하면 땀이 날 수밖에 없는지, 왜 힘든지 알 수 있었다.
사고, 화재, 재난 등은 늘 예고 없이 찾아와 반갑지 않다. 이론은 알고 있어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혼비백산하여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마침 4월 16일은 국민안전의 날이다. 살아있는 체험을 통해 살 수 있는 경험이 되도록 안전체험관에 방문하여 체험도 하고 교육도 받아보면 좋겠다. 안전사고 대처는 지식(이론)이 아닌 체험을 통한 반복 학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