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여권을 갱신하기 위해 시청 민원실에 갔다. 바닥부터 광이 나고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쾌적한 민원실의 모습이었다. 속으로 ‘몇 년 만에 민원실에 와서 그런가? 민원실이 왜 이렇게 좋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내가 살고 있는 경주의 경주시청 민원실은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국민행복민원실’로 인증된 곳이었다. 국민행복민원실은 행정안전부가 전국 245개 광역, 기초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국세청 등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민원실 내·외부 환경, 민원 서비스 만족도, 직원 친절도 등 4개 분야 26개 항목을 평가해 우수기관을 선정하고 인증해 주는 제도다.
보통 국민들이 민원을 하기 위해서 행정기관을 찾을 때는 급히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쾌적하고 편리하게 민원실을 꾸며 놓는다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민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호기심이 생겨 민원실 곳곳의 편의시설을 살펴보았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임산부, 노약자, 장애인, 유아 동반 민원인을 위한 ‘우선배려창구’였다. 안 그래도 복잡한 민원인데, 몸이 불편하신 분들과 노약자들을 위해서 이렇게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우선배려창구를 마련해 놓으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복잡한 민원 처리 절차를 도와줄 민원 안내도우미 및 청원경찰도 배치되어 있었다.
또한, 민원실 한편에는 ‘민원사무 편람’과 ‘정부24’를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와 프린터, 팩스를 갖춘 스마트 오피스를 마련해 놓아 편리하게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 오피스 안쪽에는 기저귀대와 전자레인지도 갖춰져 있어서 아이를 동반한 민원인들을 배려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민원실 내부에 쉼터도 조성되어 있었는데, 쉼터에 앉아서 편하게 관련 서류를 작성할 수 있었고, 잠시 책을 읽어볼 수 있었다. 쉼터 벤치 옆에는 아이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유아방도 있어서 아이와 함께 온 민원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행정안전부는 날로 높아지는 민원 행정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고 민원 처리 담당 공무원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 지난해 1월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지난해 11월 24일을 법정기념일인 ‘민원의 날’로 지정했다. 숫자에 담긴 의미가 ‘국민 한 분 한 분을 24시간 섬긴다’는 의미를 포함한다고 하니 수요자 중심의 민원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느껴진다.
사실, 개인적인 생각에 민원 업무는 국민 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공무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일처리도 까다롭고 예민하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민원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서 ‘정부24 앱’ 개발과 ‘행복민원실 인증제도’ 등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앞으로도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을 해소하고 민원 업무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 전국의 많은 민원 처리 담당 공무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