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다시 찾은 공항은 작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혼잡했다. 코로나19 이전에 엄청났던 이동량에 비하면 아직은 이용객이 한참 적은 편이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코로나 이후의 일상이 찾아왔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022년 4분기 국제선 여객 이용자가 국내선을 추월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을 보면 앞으로 여행객은 꾸준히 늘어날 것 같다.
많은 국민이 여행을 참 좋아하는 것처럼 나 역시 새로운 경험을 찾아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 1년에 두어 차례는 출장을 겸해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지인들 사이에선 나름의 여행 전문가로 통한다. 최근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지인들이 부쩍 늘어나며 안전한 여행에 관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알아두면 좋을 여행 상식을 풀어본다.
소방청 재외국민 응급의료상담 서비스
설렘 가득한 해외여행, 하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와 환경을 가진 곳에 머문다는 것은 적지 않은 위험이 함께하는 것과 같다. 실제로 지인들이 해외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걱정하는 것은 바로 ‘안전’, 그리고 ‘건강’이다.
안전에 관련해서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서비스(www.0404.go.kr)나 현지 대사관 등을 통해 대략적인 정보 확인을 할 수 있다지만, 문제는 건강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쉽게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여행을 떠나는 많은 국민은 여행자보험을 통해 최소한의 준비를 하곤 한다. 그러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해외에 나가 병원에 방문하는 것도, 심지어 약국에 가서 약을 구입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소방청 재외국민 응급의료상담 서비스면 걱정을 덜 수 있겠다. 나와 주변 지인들이 굉장히 만족한 검증된 서비스니 말이다.
소방청은 해외여행자, 체류자, 유학생까지 모든 재외국민이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당했을 경우 응급의료상담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처음에는 전화와 인터넷, 이메일을 통해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SNS를 통해 훨씬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나와 지인의 경우 SNS를 통해 상담을 진행했는데, 상담은 응급의학전문의가 진행하기에 신뢰할 수 있었고, 1년 365일 24시간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곳 어디에서든지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느껴졌다. 놀라운 것은 모든 상담이 무료로 진행된다는 사실.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던 지인은 사고 후 가슴 통증이 지속되자 응급의료상담 서비스를 요청했고, 통증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약과 갑작스러운 통증이 발생할 때 어떤 처치를 할 수 있는지를 안내받았다고 한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잔기침과 콧물 등의 증상이 계속되어 상담을 받았는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성분 및 증상이 심해진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안내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성분명을 영어로 구체적으로 명시해준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해외 약국에서 상당히 유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체류한 미국에는 CVS와 월그린(Walgreens)이라는 우리나라 마트 격인 매장이 적지 않다. 이 매장에선 다양한 의약품을 직접 구입하거나, 내부 약국에서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 처음 의약품 판매대에 가면 굉장히 다양한 약 종류에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응급의료상담 서비스를 통해 안내받은 성분을 직접 찾아 구입할 수 있고 또 약사에게 해당 상담 내용을 그대로 보여줘도 약을 추천받을 수 있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국민이라도 편리하게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마약이 합법?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무조건 불법!
최근 국내에서도 마약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가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다. 매년 마약 유통량과 마약사범이 꾸준하게 증가하며 적발 건수도 유의미하게 늘어나고 있고 정부에서도 마약 관련해 적극적인 대응을 계획할 정도니 말이다.
최근에는 의외로 해외에서 마약을 처음 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의 경우 주(State)에 따라 다르지만, 마약이 합법인 주가 꽤 많다. 뉴욕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맨해튼의 길을 걷다 보면 대마를 파는 상인들을 흔히 볼 수 있고, 지하철 역 근처에서는 처음 맡아보는 불쾌한 대마 냄새에 머리가 아플 정도다.
밤이 되면 대마가 함유된 아이스크림, 초콜릿, 사탕을 판매하는 가판도 쉽게 볼 수 있는데 상인은 “이곳에선 마약이 합법이고, 너는 죄를 짓는 것이 아니다. 오늘은 특별히 시식할 수 있게 해주겠다”와 같은 말로 여행자를 유혹한다. 과연 마약이 합법인 곳에서는 마약을 해도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법이다.
대한민국의 법은 속인주의와 속지주의를 함께 적용하고 있다. 마약과 관련된 범죄의 경우 속인주의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이 어디에 있든, 대한민국의 법을 적용해 처벌받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마약과 성매매 처벌이 여기에 해당된다.
해외에서는 주점이나 클럽에서도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한눈파는 사이 술에 마약을 타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편이고, 길거리에서 건네는 음식과 음료에 마약을 타는 범죄도 종종 일어나는 편이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 마약, 경험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보이스피싱은 국내에서만? 이젠 해외에서도 조심!
날로 진화하는 전화금융사기, 나 역시 지난 11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의 전화를 받은 경험이 있다. 당연히 보이스피싱이겠거니 생각했지만, 내 생년월일과 개략적인 인적 사항을 모두 알고 있어 소름이 돋았었다.
물론 우리나라 내에서는 보이스피싱에 관한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가 많아 상대적으로 위험성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한다면 어떨까? 최근,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현지 경찰이나 정부, 마약단속국을 사칭해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권이나 금융 정보 등을 빼가는 해외 현지에서의 보이스피싱은 출국 제한, 벌금 등의 자극적인 내용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유학생이나 장기체류자를 중심으로 퍼지던 현지 보이스피싱 전화가 이제는 여행객과 단기체류자에게도 걸려오는 상황이다. 만약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받게 된다면 당황하지 말고 영사 조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다시 열린 하늘길,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을 더욱 안전하게 해줄 소소한 팁! 올겨울 해외여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소방청 응급의료상담을 비롯한 안전 정보를 미리 숙지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