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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발이어도 문제없어요, 열린관광지라면!

2022.12.29 정책기자단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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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에서 근무할 적에 행주산성 근처로 여러 번 회식을 왔던 적이 있다. 그리고 부모님 댁이 고양시에 있어서 행주산성 근처를 거쳐 부모님 댁을 방문할 때가 많다. 하지만 정작 행주산성에 방문하지는 않았다. 평발로 경사진 산성을 오르내리는 게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 주말 부모님 댁으로 가는 길에 남편이 “오늘 행주산성에 한 번 가보자. 거기가 무장애 관광지라고 하는데 어떨지 궁금한데?”라고 말했다. 무장애 관광지는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불편 및 관광 활동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관광지를 뜻한다. 모두를 위한 장애물 없는 관광을 표방하고 있는 열린관광지이다. 무장애, 열린관광지라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

행주산성 입구에 휠체어 및 유아차 무료대여소가 마련되어 있다.
행주산성 입구에 휠체어 및 유아차 무료 대여소가 마련되어 있다.


행주산성 입구의 주차장에 내리니 휠체어와 유아차 무료 대여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뿐만 아니다. 고양시에서 운행하는 행주산성 교통약자 지원차량이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 택시보다 차체가 컸다. 

첫인상부터 좋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오른쪽에 행주산성을 순환하는 전기관람차 승강장이 있다. 교통약자 관람 지원차량으로 운행하고 있다. 행주산성이 있는 곳이 덕양산인데 경사진 산길을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교통약자는 누구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금은 부품 교체로 인해 한시적으로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고 한다. 

행주산성 출입구 가까이에 임진왜란 때 행주대첩을 이뤄낸 권율 장군의 동상이 있다.
행주산성 출입구 가까이에 임진왜란 때 행주대첩을 이뤄낸 권율 장군의 동상이 있다.


‘행주산성’하면 연관검색어로 권율 장군이 떠오른다. 행주산성은 1593년(선조 26년) 권율 장군이 대승을 이룬 전적지로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인 행주대첩을 이뤄낸 곳이다. 

산성을 지키는 관군, 의병, 승군, 부녀자들이 온 힘을 다해 왜군의 공격을 막아냈다. 특히 부녀자들이 치마를 잘라 허리에 묶고 돌을 담아 날라 왜군에 맞서 싸웠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런 행주대첩을 기리는 곳이 행주산성이다.

행주대첩에 공헌했던 인물들의 기록화 아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문과 부조 촉각 전시물이 있다.
행주대첩에 공헌했던 인물들의 기록화 아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문과 부조 촉각 전시물이 있다.


권율 장군 동상 뒤 벽면에 행주대첩에 공헌했던 인물들의 기록화가 부조로 새겨져 있었다. 그 아래 점자 안내문과 기록화를 축소한 부조 촉각 전시물이 있다. 관군, 의병, 승군, 부녀자에 이르기까지 활약상을 알려주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촉각으로 전시물을 느낄 수 있도록 부조 촉각 전시물이 행주산성 내 곳곳에 있다. 

호기심에 부조 촉각 전시물을 손바닥으로 만져봤다. 영하의 기온으로 차가웠지만, 손바닥으로 만지다 보니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마음이 따스하게 전해져 오는 것 같다. 시각장애인에겐 울퉁불퉁한 부조 촉각 전시물이야말로 3D 입체물인 셈이다.  

대첩기념관 내 전시물을 설명하는 점자 안내서가 비치되어 있다.
대첩기념관 내 전시물을 설명하는 점자 안내서가 비치되어 있다.

행주산성 곳곳에 있는 안내도에 음성 안내 버튼이 있어서 음성으로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행주산성 곳곳에 있는 안내도에 음성 안내 버튼이 있어서 음성으로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에 이어 음성 안내도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서 대첩기념관의 전시물에 QR코드를 대니 음성으로 해설이 나온다. 또한 행주산성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에 음성 안내 버튼이 있다. 버튼을 누르니 음성으로 안내를 들을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안내표지판이 있어서 경사진 길을 따라 올라갈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 표지판이 있어서 경사진 길을 따라 올라갈 수 있다.


행주산성 정상에 대첩비가 있다. 경사진 길을 끝까지 올라가야 대첩비를 볼 수 있다. 휠체어나 유아차를 탄 교통약자라면 보호자가 있어도 경사로를 쉽사리 오를 수 없다. 그런 분들을 위해 정상까지 전기관람차가 운행하고 있다. 

그리고 보행이 가능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 표지판도 있다. 오른쪽에 기다란 바가 설치되어 있고, 점자로 시각장애인 안내 표지판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나도 걷다가 힘들 때면 바를 잡고 올라가니 한결 수월했다. 

행주산성 정상까지 교통약자를 위한 전기관람차를 운행하고 있다.
행주산성 정상까지 교통약자를 위한 전기관람차를 운행하고 있다.


겉으론 멀쩡하고 튼튼해 보여서 그렇지 나는 체력이 엄청나게 약하다. 특히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걷기 힘들다. 평발이어서 오래 걷지 못하고 또 경사진 길을 걸으면 쉽게 숨이 차기 때문이다. 그러니 계단이나 오르막길이 나오면 일단 피하거나 걷는 것을 포기해 버린다. 운동 삼아 평지를 걷는 도보여행은 가능해도 산이나 언덕을 오르는 등산은 사양하고 있다. 

행주산성 정상에 행주대첩을 기리는 대첩비가 있다. 교통약자도 대첩비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행주산성 정상에 행주대첩을 기리는 대첩비가 있다. 교통약자도 대첩비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열린관광지로 선정된 행주산성은 달랐다. 경사진 오르막길을 걸었건만 정상까지 올라가면서 가뿐하고 수월했다. 전기관람차가 이동하는 길을 고려해서 경사의 가파름이 심하지 않았다. 나와 동행했던 남편도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놀라고 있다. 이게 열린관광지가 주는 매력이다. 영하의 기온에 며칠 전 눈까지 내렸지만, 많은 사람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었다. 고령자 부부부터 어린아이를 동반한 어른들까지 힘들이지 않고 산책하듯 가볍게 정상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행주산성 관리사무소 직원은 “행주산성은 대첩비가 있는 정상까지 올라가려면 경사가 있어서 교통약자 혼자 이동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반드시 보호자가 동행하는 게 좋습니다”라면서 “행주산성은 교통약자를 위한 전기관람차를 정상까지 운행하고 있습니다. 정상 근처에 전기관람차 승강장이 있고, 계단과 별개로 정상까지 이어진 경사로를 보셨을 겁니다. 지금은 한시적으로 운행이 중단되어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이 정말 아쉬워하고 있어요. 곧 운행을 재개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한다. 

계단이 있는 곳에 교통약자가 이동할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를 만들었다.
계단이 있는 곳에 교통약자가 이동할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를 만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임산부 등 관광약자의 관광지 내 이동 불편을 해소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한 무장애 관광 정보 제공, 무장애 인식 개선 교육 등을 통해 전 국민의 관광 활동 여건을 쉽고 편리하게 만드는 사업이다.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 정상까지 전기관람차가 운행할 수 있도록 경사를 완만하게 조성했다.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 정상까지 전기관람차가 운행할 수 있도록 경사를 완만하게 조성했다.


행주산성이 예전부터 열린관광지였던 것은 아니다. 열린관광지 조성사업 공모에 행주산성과 행주산성 역사공원, 행주송학커뮤니티센터 등 3곳을 연계한 사업이 선정되어서 2021년에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전국 곳곳에 행주산성과 같은 무장애, 열린관광지가 늘어날수록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이용하기 편리해진다.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차별 없는 관광지가 열린관광지이다. 곧 2023년 새해가 다가온다. 새해 아침, 행주산성 정상에서 일출을 구경해도 좋을 것 같다.

무장애 관광정보 플랫폼 : https://access.visitkorea.or.kr/main/main.do 



정책기자단 윤혜숙 사진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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