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물가는 올랐지만 석유류 가격이 16.4% 내려 2020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4.2%)보다 0.5%p 하락한 것으로,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둔화한 것은 지난해 2월(3.7%)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3.4%, 4.0%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물가는 1.0% 상승에 그쳤다.
농축수산물 중 농산물 가격은 1.1% 상승했으며 그중 채소류 물가가 7.1% 올랐지만 전월보다는 7.5% 하락한 수준이다.
등락 품목을 보면 양파(51.7%), 고춧가루(6.4%), 파(16.0%), 풋고추(14.4%) 등은 올랐으나 쌀(-6.5%), 포도(-11.1%), 배(-21.7%), 배추(-10.3%) 등의 가격은 내려갔다.
축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1% 하락했다. 돼지고기(4.2%)와 닭고기(12.3%) 등은 올랐지만 국산쇠고기(-6.7%), 수입쇠고기(-6.6%), 달걀(-4.2%) 등이 내린 영향이다. 수산물은 고등어(13.5%) 등이 오르면서 6.1% 상승했다.
공업제품 물가는 빵(11.3%), 스낵 과자(11.1%) 등 가공식품은 7.9% 올랐지만 석유류 가격이 16.4% 내려 1년 전보다 2.0%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휘발유 -17.0%, 경유 -19.2%,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15.2% 등으로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16.4% 내리면서 2020년 5월(18.7%) 하락한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전기료(22.5%), 도시가스(32.5%), 지역 난방비(30.9%)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는 전월 동월 대비 23.7% 상승했지만 전월 상승폭(28.4%)보다는 둔화됐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1.0% 올랐고, 유치원 납입금(-6.2%)과 국제항공료(-4.9%) 등은 내렸지만 외래진료비(1.8%), 택시요금(6.9%) 등이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햄버거(17.1%) 등 외식 물가가 7.6% 오르고 보험서비스료(17.6%), 공동주택관리비(5.3%) 등 외식 외 서비스 물가도 5.0%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6.1%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19년 5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집세는 전세(0.9%)와 월세(0.7%)가 모두 오르면서 0.8% 상승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7%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6% 상승해 13개월 연속 4%대를 웃돌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어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4.0% 올랐다.
기재부는 “세계적 고물가 속에서 낮은 물가 정점을 기록하였으며 상대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국제에너지 가격 불확실성 등 향후 물가 불안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정부는 경계감을 잃지 않고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관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 및 연장, 통신비 등 생계비 경감 과제도 차질없이 추진해 물가 안정 기조가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