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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알아야 아이가 보인다
[아빠육아 효과-17] 3층의 뇌, 유기적으로 기능해야 최적화
아이의 뇌는 어떻게 발달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교육해야 뇌 발달이 잘 이루어지는지 궁금해 하는 아빠들이 많다.
그리고 그 궁금증을 풀려면 먼저 뇌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그리고 각 영역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아이의 뇌는 3층으로 된 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먼저 가장 아래층은 본능의 뇌라고 불리는 ‘뇌간’이 있는 층으로, 수면-각성, 체온, 호흡, 식욕과 같은 생명과 관련된 기능을 한다.
이곳은 가장 원시적인 수준으로 단순한 생명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호흡중추, 심장박동중추, 체온조절중추, 수면중추 등이 포함되는데, 의지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기능을 수행한다. 그리고 뇌의 깊숙히 있어 가장 잘 보호받고 있는만큼 생명보존이 최우선이다.
2층은 정서의 뇌라 불리는 ‘변연계’가 있는 층으로 감정을 다루는 편도체와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꿔주는 해마, 의욕을 일으키는 측좌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화론적으로 변연계는 오래된 구조로서, 먹는 즐거움과 경쟁에서 싸워 이기는 것, 사랑 등을 통해 쾌감을 준다. 반대로 이것이 방해 받으면 분노와 우울, 공포 등의 불쾌감이 나타난다.
▶ 편도체
편도체는 아기의 기본 정서 발달과 주양육자와의 애착에 관계한다.
아기가 부모에게서 느끼는 애착은 정서 발달의 토대로, 이를 통해 자존감과 자기 통제 및 사회적 기술을 키우며 자신의 감정을 배우고 타인의 감정도 읽을 수 있게 된다.
돌보는 사람과의 안전한 관계 형성은 뇌, 특히 편도체의 정상적 발달에 꼭 필요하다. 24개월에는 자아가 생기고 36개월이 넘어가면 차츰 또래 친구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사회성도 발달한다.
아기는 아직 말로 표현을 못하지만 몸짓과 표정으로 자신을 주장하면서 독립된 인간이 되고자 한다. 또한 아빠가 아이를 보살펴 주는 것처럼 아이도 친구를 보살필 수 있고, 가족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자기 몸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성취감과 자긍심이 생기고, 건강한 자아를 갖게 된다.
특히 정서발달의 결정적 시기는 0~24개월로,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된 아이는 자신감과 독립심이 발달한다. 혼자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자신을 지지하며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부모라는 안전기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해마
단기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기능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방금 전 일어난 일도 기억해 내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해마를 반복적으로 적절히 자극하면 단기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보내는 능력이 강화된다.
특히 수면은 ‘쉬는 수면’과 ‘연습하는 수면’이 있는데, 해마는 연습하는 수면의 기간에 활발하게 활성화되어 낮에 의미가 있었던 단기 기억의 파편들을 체계화하고 조직화해 장기기억으로 넘기는 역할을 한다.
단, 해마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므로 아이의 수준을 넘는 조기교육과 스트레스는 오히려 기억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한편 이성의 뇌라고 불리면서 뇌의 가장 상층부에 위치하는 '대뇌피질'은 위치에 따라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으로 나뉘는데, 이성과 지성 뿐 아니라 문제해결력, 실행력, 창의력을 담당하고 갈등과 행복 등 고등 감정을 조절한다.
그리고 이중에서 가장 최근에 발달한 구조는 전두엽이다. 인간은 어떤 동물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전두엽이 아주 잘 발달되어 ‘생각하는 동물’이자 ‘사회적인 동물’이 되었다.
▶ 사고력과 창의력을 담당하는 뇌, 전두엽
대뇌피질에서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두엽은 뇌의 맨 앞부분에 있으며 사고와 판단, 기억과 집중력, 실행과 창의력 같은 고차원적 기능을 담당한다.
전두엽은 영유아기부터 사춘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발달하며 20세 무렵이 되면 성장세가 안정기에 접어들지만 25세까지 발달이 지속된다. 특히 요즘 문제가 되는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는 이곳에 문제가 있는 경우 발생한다.
전두엽은 익숙한 과제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과제를 더 좋아하는데, 아이의 우뇌와 전두엽 발달을 촉진시키려면 평소 호기심을 유발하는 상호작용과 놀이가 필요하다.
또한 전두엽은 생후 8개월 무렵 활동이 크게 증가하는데, 이때 정서발달이 같이 진행되면서 발달한다. 따라서 정서를 발달시키는 스킨십과 감정적 교류는 아이의 전두엽을 발달시키는 기반이다.
▶ 청각·언어·통찰력을 담당하는 뇌, 측두엽
측두엽은 소리를 듣고, 언어를 이해하고 해석하며, 다양한 청각자극과 오감자극을 통합한다. 이 외에도 직관력과 통찰력, 신비한 영적 체험 등과도 관련있다.
생후 3~4개월 아이는 청각 발달과 연관된 측두엽에서 시냅스 증가와 수초화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생후 12개월까지 지속된다. 그러므로 출생 후 12개월 동안의 청각 발달은 언어 발달의 기반이 되는 시기이므로 이 무렵에는 아이의 청각 자극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 공간감각과 수학적 추상력의 뇌, 두정엽
두정엽은 몸의 감각을 감지하고, 공간에 대해 이해하며 수학적 추상력을 담당한다.
두정엽의 앞부분은 체감각피질 영역인데, 이곳은 피부의 촉각과 통각, 압력, 온도, 몸의 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인다. 때문에 피부감각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자신이 공간에서 위치감각이 부족하다면 두정엽의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 두정엽은 수나 공간을 파악하며 수학적 추상력을 담당하는만큼 초등학교 고학년 때 특히 발달한다.
▶ 시각과 도형·공간기억력의 뇌, 후두엽
뒷부분에 위치한 후두엽은 주로 시각 처리를 하며 공간기억력을 담당하는 곳으로, 생후 3~4개월 무렵부터 12개월까지 특히 활발하게 발달한다. 따라서 후두엽을 발달시키려면 아이에게 적절한 시각 자극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평소 후두엽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려면 정보의 심상을 이용하여 기억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아이와 놀이를 할 때 말과 함께 그림이나 간단한 그래프를 이용해 보도록 하자.
◆ 3층의 뇌가 통합되어야 한다
이러한 뇌의 3층 구조들 간에는 서로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희로애락의 감정이 강해지면 대뇌피질의 이성과 판단, 기억과 연상 따위의 능력에 혼란이 일어나며 마음이 행복하면 이성적 기능도 잘 수행된다. 반면 불안하고 우울하면 입맛도 떨어지고, 혈압도 오르고, 의욕도 떨어진다. 또 심장이 두근거리면 마음도 불안해진다.
그러므로 아이의 뇌는 3층의 뇌가 유기적으로 기능을 해야 최적화될 수 있으니, 생후 24개월까지는 오감 자극과 기초발달, 정서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후 25개월에서 48개월 사이는 좌·우뇌가 통합되고 뇌량이 성숙해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시기로 이때는 자연을 많이 체험해보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 시기가 지나고 만 5~6세가 되면 아이의 교육은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김영훈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가톨릭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소아신경학을 연수했다. 50여편의 SCI 논문을 비롯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발표했으며 SBS <영재발굴단>, EBS <60분 부모>,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등에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육아>, <아빠의 선물> 등이 있다. pedkyh@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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