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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백제문화 발자국 따라 ‘역사의 향기’

[알짜배기 국내 테마여행 4선] ② 공주·부여 역사기행

글과 사진: 채지형 여행작가

2015.07.16 채지형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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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도심을 떠나 모처럼 단비같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왔다. 휴가계획을 짜면서 가장 마음이 들뜨는 시기가 바로 지금 아닐까. 국내로 눈길을 돌려보면 즐겁고 의미 있게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많다. 알뜰하면서 알차기까지 한 여름휴가를 떠나보면 어떨까. 여행작가들이 추천하는 국내 테마여행 네 가지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공주 ..
해가 진 후 금강변에서 바라 본 공주 공산성의 야경. 백제의 모습이 더 분명하게 다가온다.

여름방학이 곧 시작된다.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도 좋지만 올해는 공주와 부여로 역사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7월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 39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공주와 부여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공산성과 부소산성을 산책하며 1500년 전 선조들을 만나고 오후에는 시원한 국립박물관에서 찬란한 백제시대의 유물들을 더듬어 보자.

살아 숨쉬는 백제…공주에서 만나다

여행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현장의 공기를 느끼기 위함이다. 책으로 역사를 공부하고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보아도 알 수 없는 것이 있다. 직접 봐야 느껴지고 걸어 봐야 상상할 수 있다. 역사적인 도시들은 더욱 그렇다. 공주와 부여는 백제의 향기를 진하게 품고 있다.

웅진과 사비 시대 185년간 백제역사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백제 시대의 수많은 중에서도 공주의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 부여의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부여나성, 그리고 익산의 왕궁리유적과 미륵사지가 이번에 세계인들이 함께 보존해야 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백제의 숨결을 따라 떠나는 여행의 출발은 공주의 공산성. 공산성은 공주시의 상징이자 백제의 대표적인 성곽이다. 공산성에 가면 역사가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공산성은 현재도 공주시민들의 산책로이자 놀이터다. 공산성 옆에는 공주를 남북으로 가르는 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공산성에 올라서 보면 공주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품어볼 수 있다.

공주 공산성 산책 코스.
공주 공산성 성곽길을 따라 걷는 도보 코스. 공산성 성곽 길에는 네 가지 동물이 그려진 깃발이 세워져 있다. 송산리 6호분 벽화에 그려진 동물로, 외부의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산성은 네 개의 문이 있는데 이중 서쪽으로 난 금서루가 정문역할을 하고 있다. 금서루에서 출발해 남쪽 성벽길을 따라 걷다보면 추정 왕궁지가 나온다. 중요한 건물에만 사용됐던 연꽃무늬 와당이 이곳에서 발견돼 왕궁지로 추정하고 있다.

울창한 나무 사이에 쌍수정이라는 정자가 서 있다. 쌍수정은 조선시대 인조임금이 이괄의 난 때문에 공산성에 내려와 머물고 있었을 때 만들어진 정자다. 인조는 난이 평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주변에 있는 두 그루 소나무에 통정대부라는 칭호를 내렸고 그 소나무가 있던 자리에 정자가 남아 있는 것이다.

공산성은 길이 2660m로 해발 110m의 산에 세워져 있다. 공산성을 산책하다보면 왜 이 곳에 산성을 축조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공산성을 둘러싼 금강 때문이었다. 금강은 강  자체로 적군이 들어오기 쉽지 않은 방어선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 일본으로 문화를 전달해주는 통로역할도 맡았을 것이다. 공산성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금강을 바라보며 1500년 전의 모습을 그려본다.

?백제의 찬란한 문화를 세상에 알려준 무령왕릉. 부여를 여행 온 가족들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공주로 여행온 가족들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화려한 백제문화의 보고’…무령왕릉

공산성 산책을 마치고 나서 서쪽으로 2km 정도 가면 공주시 웅진동에 있는 송산리 고분군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수천 점의 유물이 발굴된 무령왕릉이 자리하고 있다. 송산리 고분군의 무덤들은 일제강점기인 1927년에 발굴됐는데 무령왕릉은 1971년에 발견됐다. 무덤은 인간의 마지막 흔적이자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양식을 담고 있다. 무령왕릉을 통해 백제의 찬란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송산리 고분군에서는 먼저 모형관에서 5호분, 6호분, 무녕왕릉의 모형을 차례로 살펴본다.아빠 손을 잡고 온 고사리 손 아이들은 생전 처음 보는 무덤 속을 보면서 신기해한다. 모형관에는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역사를 만날 수 있도록 퀴즈를 비롯해 전자방명록을 남길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 놓았다. 모형관을 보고 나오면 길은 고분군으로 이어진다.

5호분부터 차례로 백제시대의 고분을 만나면서 과거로 여행을 떠나본다. 무령왕을 더욱 생생하게 만나고 싶다면 송산리 고분군 근처에 있는 국립공주박물관로 향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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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박물관 내부.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백제 문화 유적지를 복원해 놓은 부여백제문화단지. 어린이 체험 장소로 인기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많은 국보급 보물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무령왕릉에서 출토한 108종 4600여점의 유물을 볼 수 있다. 무령왕릉 입구처럼 만들어놓은 지점을 지나면 묘한 미소를 띠고 있는 돼지 모양의 상상 속 동물 석수가 나타난다. 석수는 돌 ‘석’자에 짐승 ‘수’로, 돌로 만든 짐승이다.

무령왕릉을 지키던 석수가 지금은 국립공주박물관을 지키고 있다. 석수와 눈을 맞추고 들어가면 왕과 왕비가 사용하던 화려한 유물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반짝반짝 빛나는 금실을 꼬아 만든 방울과 조각들은 백제의 문화가 얼마나 정교하고 화려했는지 보여준다. 국립공주박물관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유적들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관도 있어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가는 것이 좋다.

부여 정림사지 (4)
부여 정림사지. 국보 9호인 정림사지 5층 석탑은 백제 목탑에서 석탑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세상을 품고 있는 걸작 금동대향로

공주박물관에서 무령왕릉의 유물들을 둘러 본 후에는 백제의 마지막 수도 사비 부여로 움직일 차례다. 공주가 1500년 땅 속에 지켜온 백제의 영화로움을 안고 있다면 부여는 백제의 슬픈 역사를 품고 있다.

부여 여행의 시작은 능산리 고분군이다. 신라의 거대한 왕릉과 달리 백제의 왕릉은 소박하고 편안하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푸근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능산리 고분군을 걷다보면 잘 가꾸어진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능산리 고분군의 능은 누구의 능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 대부분 능이 도굴된 데다 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능산리 고분군 근처에는 부여 나성이 남아있다. 수도 사비의 외곽을 방어하기 위해 나성을 쌓았는데,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다. 이곳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백제 최고의 유물로 손꼽히는 금동대향로의 발견이다. 금동대향로는 능산리 고분군과 부여 나성 사이 진흙구덩이에서 발굴됐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문화사를 다시 쓰게 할 정도로 놀라운 사건이었다.

국보 287호인 금동대향로는 키 64cm밖에 되지 않지만 이 안에 세상을 다 담고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키는 용과 첩첩히 펼쳐진 산, 기러기 사이에서 연주하고 있는 다섯 악사, 그리고 상상의 동물인 봉황까지 이 안에 유교와 도교, 불교사상이 녹아있는 걸작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백제의 꿈

능산리 고분군을 살펴본 후에는 백마강을 따라 펼쳐져 있는 부소산성으로 향한다. 두 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지만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산책하는 것이 좋다. 부여의 마지막 숨결이 곳곳에 묻어있기 때문이다.

부소산성의 입구인 부소산문을 지나 산길을 오르면 삼충사로 이어진다. 삼충사는 백제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았던 성충과 흥수, 계백장군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세분은 지금도 부여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부소산성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삼천궁녀가 떨어졌다는 낙화암이다. 낙화암 정상에 가면 백화정이 자리하고 있다. 죽은 궁녀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자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 그 때를 상상해본다.

부여백제문화단지 3
부여백제문화단지. 백제시대의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백화정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고란사가 나타난다. 고란사는 사찰 뒤에 희귀한 고란초가 자생해 고란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소산성에 온 여행자라면 고란사에 와서 목을 축이고 간다. 고란사에는 한번 마실 때마다 3년 젊어진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고란약수가 있기 때문이다. 

공주와 부여로 이어지는 백제시대로의 여행을 마무리할 곳은 정림사지다. 절이 많던 사비 시대 중심에는 정림사가 있었다. 정림사 절터가 있는 곳이 정림사지다. 백제의 멸망과 함께 정림사는 사라지고 쓸쓸하게 정림사지 5층 석탑만이 남아있다. 정림사지 5층 석탑은 목탑을 닮은 기둥에 배흘림 기법을 사용한 백제의 대표적인 석탑이다. 석탑 앞에는 수미산에 가기위해 건너야하는 바다를 상징하는 연지가 있다. 석탑 뒤 법당에는 지혜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이 친근한 모습으로 부여를 지키고 있다.

공주의 공산성에서 시작해 송산리 고분군과 부여의 부소산성, 정림사지로 이어지는 여행은 백제를 고스란히 품어볼 수 있는 길이다. 1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남아있는 백제의 숨결을 느끼며 걷다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 이 순간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부여쌈밥.
부여쌈밥. 부여에 가면 먹어봐야 하는 별미다.

※ 여행정보

공주는 서울고속터미널에서 6시부터 11시까지 버스를 운행한다. 약 1시간 30분 걸린다. 기차로 갈 경우에는 용산역에서 KTX가 하루 16회 운행한다. 약 1시간 걸린다. 부여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직통으로 가는 버스가 오전 6시30분부터 4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지역 별미로는 공주는 칼국수가 유명하다. 깔끔한 맛을 내는 고가네칼국수(041-856-6476)와 매콤한 전통궁중칼국수(041-858-2397)가 양대 산맥이다. 두부전골을 내는 맛깔(041-858-7003)도 많이 찾는다. 부여에는 쌈밥 전문식당과 연잎밥을 주로 하는 식당이 많다. 구드래돌쌈밥(041-836-9259)은 쌈밥 전문식당으로 단체가 많이 찾는다. 새콤달콤한 메밀면을 내는 장원막국수(041-835-6561)도 부여의 인기 맛집이다.

채지형 여행작가

모든 답은 길에 있다고 믿는 여행가. <안녕 여행> <지구별 워커홀릭> <인생을 바꾸는 여행의 힘> <여행작가 한번 해볼까> <어느 멋진 하루 Photo&Travel>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KBS FM 이금희의 '사랑하기 좋은 날' 등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여행 코너를 진행했으며 신문과 잡지에 따뜻한 여행과 삶에 대한 글을 싣고 있다.

<참고 웹사이트>
- 공주시 문화관광 http://tour.gongju.go.kr, 1899-0088
- 국립공주박물관 http://gongju.museum.go.kr
- 부여군 문화관광 http://tour.buyeo.go.kr, 041-830-2921~2
- 국립부여박물관 http://buyeo.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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