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사례 기술사업성 우수기업 전용자금 신설, 정부 지원사업 연구시설·장비 구입비 집행 기준 완화, 중소기업 간이회생제도 지원
“중소기업은 자금 확보가 가장 큰 애로사항입니다. 융자 자체도 지원받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융자 지원이 된다 해도 대부분 단기 대출이어서 자금 운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런 문제가 해결돼서 그야말로 숨통이 트였죠. 기술사업성 우수기업 전용자금의 경우 대출기간이 최장 15년이나 되기 때문에 사업장도 새롭게 구축하는 등 경영 기반이 단단해졌습니다.” _ 유대환 부강테크 대표
수처리 기업인 ㈜부강테크는 첨단 수처리 기술을 활용한 호수 정화사업 등으로 높은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기술사업성 우수기업 전용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는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것으로 신성장기반자금, 협동화자금과 함께 유망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고부가가치를 끌어내는 등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 성장 활력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정부 지원이 단기 대출에 한정돼 어려움을 겪은 기업은 자금 부담을 덜어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신청 대상은 최근 3년 이내 신성장기반자금을 2회 이상 지원받지 않은 기업으로서 신성장기반 중소기업기본법상 업력 7년 이상 된 중소기업이다. 기업에 따라 최대 50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상환기간이 15년 이내로 상당히 유연하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경보포리머 이상환 이사는 몇 년 전 아찔한 경험을 했다. 정부 지원사업인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에 참여했는데, 연구개발 과정에서 시험 분석이 반복된 탓에 연구장비 구입이 늦어져 이를 사업비로 인정받지 못할 뻔한 것.
“다행히 규제가 개선돼 열화상카메라 등 1430만 원의 연구장비 구입비를 사업비로 인정받을 수 있었죠. 중소기업 기술개발사업의 연구시설 및 장비 구입비 집행 기준이 과제 종료 3개월 전에서 2개월로 완화된 덕분입니다.”
2013년 개선된 규제로 해당 기업은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으며, 사업비 집행에 대한 자율성도 강화됐다. G사 역시 훌륭한 사업 아이템은 많이 갖고 있지만 자금 사정은 좋지 않다. 회생 절차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했지만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고, 2000만 원이 넘는 예납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말에 막막해졌다. 이 회사의 대표는 “중소기업은 한번 위기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고 말한다.
‘중소기업 간이회생제도’가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이는 중소기업 회생 단계 초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제1회 관계인집회를 생략해 회생에 소요되는 기간이 3개월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또 비용이 많이 드는 회계법인 등의 조사위원 대신 법원 사무관 등을 간이조사위원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해 실패 중소기업이 빠르게 재기할 길을 열었다. 지난해 6월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규제개혁 사례 무체물 수출입 실적 온라인 확인, 디자인 국제출원제도 적용, FTA 수출 컨설팅 업체 부담금 완화 및 지원 확대
“플랜트엔지니어링 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수출하고도 수출 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애가 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무체물 수출 인정 관련 규제가 개선되면서 수출 실적을 인정받게 된 것은 물론 수출입 확인 절차도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게 돼 큰 부담을 덜었습니다. 예전에는 수출 실적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관련 기관을 여러 번 방문해야 했거든요. 수출 실적이 생기니 회사나 제품 이미지도 한층 좋아졌습니다.” _ 김주희 제이오 이사
엔지니어링과 소재 전문회사인 ㈜제이오. 석유화학, 신소재 생산설비 사업을 진행하지만 컨설팅 서비스 같은 무체물 사업도 한다. 이런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등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 수출에 대한 수출 실적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관련 기관을 수차례 방문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로워서 수출 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3년 개선된 제도는 무체물 수출입 실적 확인 및 증명서 발급도 일반상품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을 통해 편리하고 쉽게 발급받을 수 있게 했다. 이로써 ㈜제이오가 그해 기록한 수출 실적이 370만 달러. 규제 개선 전에 비해 160만 달러나 증가한 수치다.
“다른 회사가 우리 회사 제품을 모방하지 않게 막으려면 그 국가에서 우리 디자인을 출원해야 하잖아요. 근데 워낙 많은 나라에 수출을 하다 보니 이게 참 번거롭네요.”
네일아트 제품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중소기업 K사 직원의 말이다. K사는 제품 출시 시점에 맞춰 각국에 디자인 출원을 하고 있지만 국가마다 절차가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현지 대리인 선임비용이 과도해 이에 대한 부담도 컸다.
지난해 디자인 국제출원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런 불편이 해소됐다. 디자인 국제출원제도란 하나의 출원서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제출하면 지정국에서 디자인을 출원한 효과가 부여되는 제도로, 현지 대리인 선임에 따른 비용 부담 없이 해외 디자인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로써 연간 1600여 건, 6억 원의 경제적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우리 기업의 디자인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약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에도 순풍이 불 전망이다. FTA 수출 컨설팅 지원 덕분. 영세 중소기업들은 “FTA 수출 컨설팅을 받고 싶어도 연간 이용할 수 있는 횟수가 적고 이용비도 부담스러워 엄두를 못 낸다”고 호소한다. 이에 따라 원산지 증명, 마케팅 전략 수립 등 기업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점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FTA 수출 컨설팅 지원사업이 개선됐다.
지난해부터 지원 횟수가 연 1회에서 3회로 늘어났고, 매출액에 상관없이 지원기업이 30%를 냈던 업체 부담금도 매출액 10억 원 이하 기업에는 무료로 지원하는 등 매출액에 따라 지원 비율을 차등화했다. 그 결과 지원기업이 2013년 649개에서 지난해 1279개로 2배나 많아졌다.
자료제공 · 중소기업청 <20人의 미소>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