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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지위고하 막론 책임…눈치만 보는 공무원 반드시 퇴출”
수석비서관회의…“세월호 수입부터 운항허가까지 단계별 책임소재 밝혀야”
“선장 승객구조 방기하고 홀로 대피한 행위는 살인과도 같은 행태”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 “법과 규정을 어기고 매뉴얼을 무시해서 사고원인을 제공한 사람들과 침몰 과정에서 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사람들, 또 책임을 방기했거나 불법을 묵인한 사람 등 단계별로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엄정히 수사를 진행해서 국민들이 의혹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 한점 의혹 없도록 철저히 신속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세월호 선박 수입부터 면허 획득, 시설 개조, 그리고 안전점검과 운항허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진행 과정을 철저히 점검해서 단계별 문제점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혀내기 바란다”고 수사당국에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 사고를 접하고 현장에 내려가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더니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컸다”며 “국민들이 공무원을 불신하고 책임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그 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자리에 있을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신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들까지 불신하게 만드는,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은 우리 정부에서는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며 “그 이유와 사유를 모든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려서 자리보전을 위한 처신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박 대통령은 이어 세월호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이 승객구조를 방기하고 홀로 대피한 행위에 대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용납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태”라며 “사건 발생 직후 선장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의 승객 탈출 지시를 즉시 따르지 않았고, 승객들에겐 제자리를 지키라고 하면서 자기들은 승객들을 버리고 먼저 탈출을 했다. 이것은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기본적인 운항관리 규정도 지키지 않아 위험을 자초했다”며 “이번 침몰 사고 발생 지점이 우리나라에서 물살 속도가 두 번째로 빠른 곳인데 이런 위험한 지역을 통과하면서 선장은 조타실을 비웠고 입사 초년생인 3등 항해사에게 조타를 맡겨 놓았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내 비상훈련을 10일에 한 번씩 실시하도록 돼 있는데 이번에 보면 과연 훈련을 한 적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이 평소 훈련을 했는지, 이런 기본적인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는데도 회사와 감독기관에서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철저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선박의 도입·점검, 운항 허가 과정, 안전점검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런 일들을 선사를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에서 해 왔다는 것도 구조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겠느냐”며 “해양수산 관료 출신들이 38년째 해운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 또한 서로 봐주기 식의 비정상적 관행이 고착되어 온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의 위기대응시스템과 초동 대처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한다”며 “운항 이전부터 운항과정, 사고발생 이후까지 매뉴얼이 작동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의 안전정책, 안전점검, 위기대응능력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비용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기존의 제도와 방식을 고쳐서 근본적인 대안을 만들어내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부처는 소관사항 중 국민의 안전을 불안하게 하는 불합리한 제도와 규정, 기본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식의 잘못된 관행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개선책을 보고해 달라”며 “안행부 장관은 자연재해, 대형화재, 비행기사고, 해상·교통사고 등 과거 전형적인 대형사고를 철저히 분석해서 대책반 구성과 현장 구조, 사고 수습, 언론 대책을 포함한 유형별 대책을 다시 만들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 “지금 중대본이 있으나 이번에 보니 위기시 현장과 부처 간 협업과 통일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한 재난대응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된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된 정부발표의 혼선에 대해 “지금 국민 불신의 벽이 높다. 반드시 안전행정과 책임행정을 이뤄서 불신의 벽을 신뢰와 믿음의 벽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국민과의 소통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대형 사고시 정부가 발표하는 숫자는 정확한 정보만을 발표해야 한다. 앞으로 정부 발표가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NS와 인터넷을 통해 떠도는 온갖 유언비어·루머와 관련해서는 “이런 것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피해 가족의 아픈 마음을 두 번 울리는 일이고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분노케 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위험한 일”이라며 “거짓말과 유언비어의 진원지를 끝까지 추적해서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한지 닷새가 지났는데 아직까지 가족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많은 분들과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비통해 하고 계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었고 특히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 길에서 큰 참변을 당해 참으로 가슴 아픔 심정이다.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희생자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대책본부는 심적으로 고통을 겪고 계신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더 이상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사고수습에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누구보다 힘들고 고통스러우실 희생자, 실종자 가족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 주기 바란다. 특히 심적인 불안과 공포에서 오는 갈등과 반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의료상담, 치료 등도 병행해 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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