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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성장했는데 위기에 빠진 이유는?

스티글리츠 교수가 말하는 ‘GDP지표의 함정’

2009.10.28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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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우리 통계청이 공동주최하는 ‘OECD 세계포럼’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해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발전 측정, 비전 수립, 삶의 질 향상’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세계포럼에서는 ‘경제성장이 곧 발전’이라는 GDP 중심의 발전 논리가 실제 ‘행복’이나 ‘삶의 질 향상’과 괴리를 나타내고 있는 현실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된다. 특히 최근 이른바 ‘행복GDP'로 불리며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스티글리츠 위원회’의 연구내용이 28일 발표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주축이 된 위원회는 경제성과와 사회발전을 측정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날 스티글리츠가 발표한 ‘행복GDP’란 무엇이며, 그 시사점을 찾아보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OECD세계포럼 이틀째인 28일 미국 컬럼비아대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통계청>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OECD세계포럼 이틀째인 28일 미국 컬럼비아대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통계청>
 
■ GDP의 한계…새로운 대안 모색

한 나라의 경제주체가 일정기간 창출한 부가가치의 합을 뜻하는 GDP는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각 나라의 국민 생활수준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2차 대전 이후 70년대 성장 침체기에 접어들기 전까지 유래 없는 고도성장과 생활수준의 급격한 향상은, GDP 지표의 만능화에 든든한 배경이 됐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선진국의 경제가 급격히 침체되면서 성장 지향적인 경제운영 방식에 대한 회의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고, 일부는 GDP가 국민 생활의 질을 반영해 주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GDP의 한계를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한 미국 경제학자인 리처드 이스털린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46년부터 70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행복 수준은 1960~70년 기간에 감소했다고 한다.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경제 일변도에서 다시 삶의 질 및 환경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GDP 대안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는데, 여기에는 유엔개발기구(UNDP)의 인간개발지수 HDI가 선도적 역할을 했다.

인간개발지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센의 역량 이론을 근간으로 만들어졌는데, 센에 따르면, 사람들의 복지 수준은 단순히 물적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람들의 건강이나 지적능력을 계발해 높은 수준의 삶을 가능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간개발지수는 경제성장과 삶의 질 영역을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1980년 이후에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87년 브룬드란드 위원회의 보고서와 92년 리우회담의 ‘의제21’와 같이 지속발전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후 지속발전 지표가 만들어지는데 일조했다.

■ 스티글리츠 위원회의 ‘행복GDP’

스티글리츠 위원회는 2008년 1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GDP가 사회적 웰빙, 지속가능성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시중의 우려를 환기시키면서 사회발전을 보다 잘 나타내 줄 수 있는 새로운 지표의 큰 그림을 그려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스티글리츠 교수가 주축이 된 이 위원회는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을 측정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위원회는 삶의 질 측정을 위해, 기대수명과 교육, 개인의 시간활용 만족도, 범죄, 실업, 환경조건 등을 두루 살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8일 OECD 세계포럼에서 “GDP는 사회발전, 시장상황 등을 잘못 측정함으로써 더 나은 지표 개발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면서 “이런 점으로 정치적 행동 등에 있어서 왜곡된 측면을 낳았고 사회 발전에 위험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적인 예로, 2001년 발생한 아르헨티나 경제위기를 들었다. 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직전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카를로스 메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GDP 통계를 들어 아르헨티나 정부와 경제가 매우 잘하고 있으며 성공적 사례하고 했지만, 이러한 성장률이 부채를 바탕으로 한 왜곡된 물가에 따른 결과였고 결국은 GDP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2008년 위기 발생 직전인 2005~2007년의 미국경제는 GDP를 기준으로는 문제 없이 잘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2008년에 모두 허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하면서, “GDP는 정확하지도 않고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 스티글리츠 교수가 주장하는 올바른 측정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공공분야의 민영화가 많이 이뤄지고 비시장적 요소가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어 이런 부분이 반영돼야 하고, 복지측정이 정확하게 반영돼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을 제대로 측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회·경제 측정지표에 중요하게 담길 주제로 환경, 건강 등 웰빙을 강조했다. 특히 환경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탄소배출값을 전체 GDP 측정시 사회적 부가가치로 포함시키지 않으면, 이는 버블현상과 더불어 물가를 인상시키게 된다고 지적한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잘못된 경제지표는 정부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드는 큰 위험요인”이라면서 “현 사회가 어떻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보해나가야 할지를 종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진일보한 경제측정법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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