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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폭력시위…왜 이래? 후진국 같이

[기획] 법치주의를 말한다 ①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폭력시위인가?

2009.04.07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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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7일 서울 도심에서 시위대가 경찰관들을 집단폭행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9시쯤부터 자정까지 동대문역, 영등포역, 서울역 등에서 도로를 점거한 용산사고 관련 시위대는 경찰관 16명을 집단폭행하고 무전기와 안전방패, 채증용 카메라까지 빼앗았다.

이것은 공권력에 도전하는 법 경시 풍조의 극단을 보여주는 사례로,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나 마찬가지다. 학계나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불법·폭력 시위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경찰은 폭행사건에 가담한 용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앞으로 200~300명의 상습 시위꾼들을 전원 검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공권력이 경시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도전받는 공권력, 법치국가의 위기

3월7일 시위대의 경찰 집단 폭행사건 현장에는 쇠파이프, 유리병, 보도블럭 등 폭력시위 용품들이 난무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과격 폭력시위를 넘어 무법지대가 된 것이다.


경찰의 피해가 컸던 이유는 시위 형태가 기존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시위대는 공식집회를 마친 뒤에도 밤늦게까지 도심곳곳을 누비며 경찰차량을 습격하거나 고립된 경찰을 폭행하는 등 게릴라성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의 폭력은 의경에게만 가해진 것이 아니었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해 교통이 마비된 상황에서, 교통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가해졌다.

부상 자체는 시간이 흐르면 낫겠지만, 무엇보다도 큰 상처는 국가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이 폭력시위대에 폭행을 당했다는 자괴감일 것이다.

최근 우려할만한 경향 중의 하나는 이른바 ‘상습 시위꾼’들에 의한 불법·폭력이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습 시위꾼’들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라면 무조건 참여하고 각 시위 현장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는 “전문시위꾼이 개입하는 경우 집회 목적이나 원래 의사와 관계없이 변질됨으로 인해 폭력 집회나 시위가 될 가능성이 많다”며 “자신의 목적과 관계없이 시위나 집회에 참가했을 때는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이 폭력적인 행위를 통해 확연하게 드러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은 시위를 통해서 주장하고자 하는 의사가 오히려 밖으로 전달이 안 되고 그 자체의 목적이 변질됨으로 인해서 집회의 의미나 시위의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이 공권력의 위기를 초래하는 불법 폭력시위는 최근 증가추세에 있다. 경찰은 불법 폭력시위가 무최루탄 원칙, 학생운동감소, 폭력에 대한 반감 등으로 2001년부터 꾸준히 감소하다가 2008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출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7차 회의자료

그간 불법·폭력 파업과 시위가 일어날 때마다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 ‘법·질서 준수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법과 질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매년 1%포인트의 경제 성장률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내용.

출처: 한국개발연구원 ‘법·질서 준수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이것은 이른바 ‘국민정서법’ 이나 ‘떼법’이라는 공권력 집행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한국 사회가 선진국 문턱을 맴돌기만 하는 현실을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이숙종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교수는 “(시위하는 사람들이)우리는 사회적 약자니까 생존권을 위해서, 그러한 이유로 민주주의 법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을 당연시 하는 생각이 있는데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법이라는 것은 사회적 약자든 강자든 공정하게 누구나 평등하게 지켜야 될 것이고 우리 맘에 들지 않아도 순리로 가야지 옳은 길”이라고 지적했다.

공권력에 대한 무시 풍조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시민의 공무집행 방해는 2005년에는 전년에 비해 조금 감소했지만 2006년 다시 30% 이상 증가했고, 2007년 역시 크게 증가했다.

출처: 미국 리스크 분석기관 ‘정치위기관리그룹’
이윤호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공무집행방해사건이 증가한 원인에 대해 “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본다는 불신 풍조가 시민들에게 팽배해 있고, 또 큰 소리 치는 사람이 이긴다는 잘못된 시민 문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법질서와 원칙을 강조하기 보다는 시민에 대한 온정주의적인 경찰의 법 집행도 공무집행방해에 가까운 위법행위를 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 준다”고 말했다.

미국의 리스크 분석기관인 ‘정치위기관리그룹’ 은 지난 2007년 전 세계 113개국의 법·질서 준수율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국의 준법 지수는 평균 4.3로, OECD 30개국 평균 5.5에 훨씬 못 미치는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 불법시위는 우리 모두의 피해

불법 폭력시위는 단순히 경찰에게만 피해를 안겨준 것이 아니다. 지난해 촛불시위 역시 불법을 제압하고 엄중하게 처벌하지 못함으로써 장기화, 과격화 되고 결과적으로 국민 전체의 피해를 낳았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로 인한 피해를 추정해봤다. 그 결과 직접피해 1조 574억 원, 간접피해 2조6939억 원 등 모두 3조7513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러한 직접적인 비용 못지않게 간접적으로 겪는 ‘국민들의 피해’도 크다는 데 있다. 일부 시민들은 불법 폭력시위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했다고 한다.

시민 오승배 씨는 “가장 불편한 것은 일단 교통 혼잡이었다”며 “특히 광화문 근처에서 회사를 다니면서 일을 보는 사람들은 교통수단이 대중교통인데 일단 저녁시간이나 이럴 때도 퇴근길이나 그럴 때 굉장히 막히는 현상에 대해서는 불편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종로구 지회장 배성한 씨는 “약속을 했던 손님들이라든가 그 외의 손님들도 교통이 차단되다보니까 약속이 취소되고 그 외의 난리 법석이 되다 보니까 매출이 한 반 이상 줄어서 피해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일부 외국 언론들은 당시 촛불시위와 관련하여, 깊은 우려를 표명했고 이처럼 과격한 시위양상은 국가 신인도에도 영향을 줘 더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송원근 연구원은 “일부 외국 언론들의 우려 섞인 보도 자체가 우리 경제의 국가 신인도를 상당히 낮추는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위 자체가 나타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불법적이고 폭력적으로 나타나는 측면, 특히 외국인들에 대해서 폐쇄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여러 가지 국가 신인도에 있어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해 촛불시위 부상자는 경찰, 시위대 모두 합해 2,500여명. 불법 폭력시위의 결과 경찰, 시위대의 피해를 넘어서 결국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

■ 건전한 시위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공권력 무시풍조가 불법 시위로 발전하고 큰 사회적 피해를 안겨주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경찰은 지난해 공무집행 방해사범에 대해서 무관용 정책을 천명하고 불법은 타협이나 협상의 대상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의 집회 시위 현장에선 과연, 경찰의 공권력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용산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사건발생 이후부터 3월 14일까지 마흔 건, 그 중에서 특히, 주말 대규모 시위대가 모인 경우는 여덟 차례나 된다. 미신고 집회인데다 시위 주최 측이 도로를 점거한 거리행진을 계획하고 있어 경찰은 불법시위로 간주, 원천봉쇄에 나섰고, 이에 대해 시위에 참여한 시위대는 거칠게 항의했다.

시위현장에서 정당한 공권력 집행에도 저항하는 현상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시위는 주권을 가진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한 방법. 하지만 최근의 집회시위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고 있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 조규범 박사는 “집회, 시위의 자유는 민주정치의 요소로써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 맞다”면서 “하지만 집회, 시위의 자유는 여러 사람이 행동을 함으로 인해서 공공질서에 대해 상당히 위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사실 국가에 의해서 어느 정도 제한이 될 수 있는, 다른 기본권에 비해서 제한이 될 수 있는 기본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촛불시위가 확산된 것은 불법시위에 참여해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해도 참가자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불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함재봉 박사는 ‘밈 이론으로 본 한국의 촛불 시위’라는 글에서 “서울 도심은 대중교통이 편리한데다 야간에도 시위에 참여할 수 있어 직장인들이 생업을 희생하지 않아도 되고, 더욱이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지불해야할 법적 불이익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촛불시위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불법 폭력시위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불법시위에 참가해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해도 자기 자신에게는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기대를 깨야한다“는 것이 함 박사의 주장이다.

또한 정부는 정당한 의사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과도한 정치적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도 주최측의 노력 여하에 따라 과격하거나 불법적인 시위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지난 2006년에 열린 전국노동자대회는 2만 5000명이 참가한 행사였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평화롭게 진행됐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2006년 11월25일 한국노총 주최로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는 대표적인 평화집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시청 앞 광장에 형광색 바탕에 ‘현장과 함께 국민과 함께’라는 문구가 새겨진 조끼를 입은 질서유지단 1000여 명을 등장시켰다. 이들은 집회 참가자 주위에 둘러서서 ‘자체 폴리스라인’을 친 뒤 무질서하게 흐트러지거나 참가자가 차로로 빠져나오는 것을 차단했다.

경찰은 당초 약속대로 교통소통을 도울 경찰 700여 명과 가벼운 차림의 전경 100여 명만을 인근에 배치했다.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진압경찰은 현장 배치에서 제외됐다.

평화적 시위 사례는 제주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7년 11월 제주도청 앞에 풍력발전 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환경단체가 모였다. ‘문화시위’라는 새로운 시위형태를 보여준 이날, 경찰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뒷짐을 지고 마치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한 편의 공연을 감상하는 듯했다. 평화시위, 시민과 경찰이 함께 노력한다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사였다.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선 시위 주최 측과 경찰의 노력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도정비 또한 필요하다.
집회나 시위에서 복면 사용을 금지하고, 법 위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합법 평화적 시위는 적극 보호하고 불법시위를 근절해 선진 집회 시위문화를 정착하겠다는 것이 법 개정의 취지다.

국회 입법조사처 조규범 박사는 “우리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법 집행들을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어내고, 또 국민들도 자신들이 불법 폭력으로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우리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우리의 의지를 관철시켜 낼 수 있다는 그런 믿음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잣대, 시위문화. 불법 폭력 시위로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우리 모두에게 피해를 안겨 줄 뿐이다. 이젠 주장과 구호가 난무하는 시위문화에서 절제와 배려를 보여주는 평화 시위를 정착시켜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자료출처: 한국정책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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