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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는 지자체와 함께 저소득가정을 대상으로 ‘집 고치기’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봉사자들이 집의 외관을 수리하고 있는 모습. |
지난 11월 5일 해비타트 봉사자와 서울시청 직원 30여 명은 서울 동작구의 한 모자가정을 찾았다. 환갑이 가까운 나이의 어머니와 장애를 가진 아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이날 봉사자들은 이 가족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집을 수리해 주기 위해 모인 것이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작업은 집안의 가재도구를 밖으로 옮기는 일부터 시작됐다.
그 다음 곰팡이가 넓게 핀 도배지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단열재를 부착한 뒤 벽 크기에 맞게 재단된 도배지를 그 위에 다시 붙이는 작업을 했다. 집 내벽 수리를 끝내고 나서는 오래된 장판을 들어내고 새로운 장판을 깔았다. 겨울바람을 막기 위해 단창을 제거하고 미리 제작한 새시를 설치하자 집 고치기가 끝났다. 밖에 있는 가재도구를 다시 집 안으로 옮기면 그날의 봉사활동은 마무리된다.
모든 작업은 철저히 분업으로 이뤄진다. 이날 해비타트 봉사자로 참여한 조용현(26) 씨는 “집 고치기는 하루에 두 가구씩 하는 경우가 많아 정해진 시간에 모든 작업을 마쳐야 해 힘든 부분이 있지만, 집수리가 끝난 뒤 고쳐진 집을 보면 피로가 다 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은 집수리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던 주인아주머니가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고 말해 주셔서 더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2008년 대학에 입학해 해비타트 동아리에 가입한 것을 인연으로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해비타트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설립된 민간단체다. 해비타트의 사전적 의미는 ‘거주지’로, 보금자리를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1992년 1월 공식기구로 발족했다. 여기에서 하는 일로는 크게 집 고치기와 집짓기가 있다. 집 고치기는 해비타트 경기북부지회와 대구경북지회, 서울지회에서 총괄한다. 이 중 서울지회는 2012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민관협력 ‘희망의 집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희망의 집수리’는 서울 전 지역 저소득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에너지효율 개선사업이다. ‘희망의 집수리’ 사업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부터 차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 150만원 이하 저소득가구) 중 각 동 주민센터에 신청한 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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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 ‘집 고치기’는 내외관을 모두 수리해 주는데, 겨울에는 내부 단열을 위해 곰팡이가 핀 도배지를 제거하고단 열재와 단열 벽지를 부착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 (사진=해비타트) |
집수리는 단열보강·창호교체 등 난방비 절감에 주력
각 구에서 추천받아 서울시가 최종 선정하게 되며, 선정된 가구에 대해서는 30퍼센트 이상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단열보강과 창호교체 등 외관을 개선하고 실제 난방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해 준다. 올해는 ‘100세대 집 고치기’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월 5일에 진행한 서울 동작구 모자가정 집 고치기는 91번째였다. 11월 6일에는 경기도시공사와 ‘G-UM(지음) 리모델링 고치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지음 리모델링 고치기’는 2013년 경기도시공사가 주최한 제1회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으로 도내 낙후된 노인복지시설을 수리해 주는 일이다. 첫 봉사활동 시설로는 남양주시 노인공동생활가정이 선정됐으며, 12월 초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이곳에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12명의 노인이 거주하고 있다. 해비타트에서도 자체적으로 집 고치기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해비타트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사연을 올려 집 고치기를 신청할 수도 있다.
겨울철 집 고치기는 주로 단열 중심으로 이뤄진다. 주요 공정은 벽에 두께 33밀리미터의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고 그 위에 단열 벽지로 도배한다. 장판은 보온이 잘되는 재질로 바꾸고, 창호는 이중창호로 교체해 바깥에서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시공한다. 수혜 가구는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난방비를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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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고치기’ 봉사활동은 도배지 제거부터 재단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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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5일 서울 동작구 한 모자가정의 ‘집 고치기’에 봉사자로 참여한 조용현(뒤쪽) 씨는 2008년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
집 고치기 봉사는 1~2주 전에 홈페이지로 신청해야
해비타트를 통해 집 고치기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이들은 대부분 자발적 참여자들이다. 해비타트의 각 지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 달에 진행하는 집 고치기 봉사활동 일정이 공시돼 있다. 그 일정을 보고 참여 가능한 날짜에 직접 신청하는 구조다. 개인일 경우에는 적어도 봉사활동 1~2주 전에 지회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당일 집수리에 참여하는 인원이 부족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단체는 1개월 전에 본부나 해당 지회에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집수리 봉사는 국제해비타트의 안전규정 준수를 위해 만 16세 이상 고등학생부터 참여가 가능하며, 미성년자의 경우 법정보호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봉사활동이지만 1인당 2만원의 참가비가 있다. 이 참가비는 현장에서 제공되는 중식과 간식, 보험가입비로 사용된다.
[위클리공감]